“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리코더 소리가 흘러나오자 1~4살 아이들의 눈동자에 초롱초롱 빛이 난다. 울던 아기들도 울음을 멈추고 가만히 귀를 기울인다. 아이들은 하나둘씩 리코더 소리를 찾아 이혜숙(56) 숲 해설가 주위로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임산부 시민단체 탁틴맘(소장 김복남)은 지난 21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 6가 국립중앙박물관 정원에서 임산부와 아기엄마 27명을 대상으로 ‘해설이 있는 정원 산책’ 행사를 진행했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들과 함께 참가했다.
숲 해설가 이혜숙(56) 씨의 리코더 연주로 시작된 이날 ‘해설이 있는 정원 산책’에 참가한 임산부와 아기엄마들은 봄 숲 해설을 들으며 정원을 산책하고 난 뒤, 메타세콰이아 열매로 팔찌를 만들어보는 체험도 했다.
숲 해설가 이혜숙 씨는 “박물관 정문의 나무는 느티나무네요. 저 흰 꽃이 핀 나무는 돌배나무고 단풍잎이랑 비슷하지만 톱니가 없는 건 고로쇠나무예요”라며 박물관 주위의 나무와 들꽃 이름을 참가자들에게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주위에서 많이 보던 나무와 풀들의 이름과 그 구별법을 알아가는 재미에 귀를 기울였다.
33개월의 아이를 둔 이연수(35) 씨는 “아이가 말을 알아들을 줄 알아 선생님이 말하는 숲 설명을 듣고 나무 이름이나, 풀이름에 관심을 보였다”며 “아빠랑 나중에 같이 오자고 했다”고 말했다.
엄마들이 따스한 봄 햇살과 함께 숲 설명을 들으며 걷는 동안 싱그러운 풀 향기 가득한 국립중앙박물관 정원은 아이들의 놀이터로 변했다.
12개월의 아기를 둔 염혜원(39) 씨는 “아이가 요즘 걸어 다닐 시기라 집에만 있는 것보다 야외에 나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같이 참여했다. 아이가 돌아다니느라 숲 설명은 잘 못 들어 아쉽지만 아이가 자연과 봄을 느끼는 것 같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참가자 중 유일한 아빠인 하상범(35) 씨는 “숲 산책이 좋은 기회인데 2살과 4살인 두 아들을 엄마가 혼자 데리고 다니기에 벅차 휴가를 받아 함께 왔다”며 “자연 속에서 풀과 나무를 보고 만지다 보면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전체를 진행한 숲 해설가 이혜숙 씨는 “자연 속에서 아이들은 직접 만지고 느끼면서 정서가 풍부해질 뿐 아니라 어릴 적부터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설이 있는 정원산책..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