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책읽는 아이로 만드는 방법
스스로 책읽는 아이로 만드는 방법
  • 칼럼니스트 임명남
  • 승인 2014.10.11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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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책읽는 습관을 기르게 하려면?

[연재] 하이멘토 이야기

 

지인 가운데 기분 전환 삼아 한 달에 두세 번씩 미용실에 가는 분이 있다. 머리 손질 한 번 할 때마다 10-20만 원씩 들지만 부부싸움을 했거나 아이 때문에 화가 날 때마다 기분 전환을 위해 미용실을 찾곤 한다. 한 달 평균 30~50만원을 쓰지만 전혀 아깝지 않단다.

 

어떤 사람은 만날 때마다 돈이 없다고 하면서도 옷가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계획에 없던 쇼핑이니 얼른 가자고 해도 쉽사리 발을 떼지 못한다. “잠깐만, 잠깐이면 돼”하다가 결국은 몇 만원에서 몇 십만 원까지 하는 옷을 덜커덕 사서 나온다.

 

또 어떤 분은 주말마다 영화관에 간다. 새로 나온 영화가 있을 때에는 주중에도 간다. 비 오는 날이나 날씨가 너무 춥거나 더운 날에는 집에서 인터넷으로 영화를 본다. 하루에도 몇 편씩 다운받아놓고 하루 종일 컴퓨터 화면 앞에서 본다. 아이가 집에 와도 건성으로 몇 마디 하다가 이내 영화 속으로 빠져들어 꼼짝도 않는다.

 

세상에는 이렇게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모두가 각자 자기 나름대로의 스타일을 추구하며 재미있게 살아간다.

 

그런데 이런 분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경우에 따라 좀 다르기는 하겠지만, 책 사는데 드는 돈은 무척 아까워한다는 것이다. 요즘 책값이 얼마나 비싼지 아냐고, 한 번 보고 말 책인데 뭐 하러 돈을 들이냐고, 책은 친구한테서나 도서관에서 빌려다 잠깐 보면 된다고 한다.

 

아이들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엄마가 치장하는데 쓰는 돈은 얼마가 되든지 간에 전혀 아까워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이 보는 책을 사는데 필요한 돈은 아깝다고 한다.

 

학교 갔다 온 후에도 학원 두세 군데를 다녀야 하는 아이들에게 할 일 다 해놓고 책을 읽으라고 한다. 영화 보느라 소비하는 시간은 아깝다 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이 마음의 양식을 쌓으려고 책을 읽는데 쓰는 시간은 아깝다 잔소리를 한다.

 

그러면서 아이더러는 책을 읽지 않는다고 불평불만이다. 읽고 싶을 때, 읽을 수 있도록 책을 사주지도 않고 책을 읽지 않는다고 불평이다.

 

아이들이 책을 읽고 싶어도 집에 읽을 책이 없으니 아이들 관심이 책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텔레비전이다, 컴퓨터다, 스마트폰이다…, 가만히 있어도 눈만 돌리면 재미난 것 투성이인데 눈에 보이지 않는 책을 찾아가면서, 일부러 도서관에 가서까지 책을 읽는 습관을 아이에게 들이기란 결코 쉽지 않다.

 

따로 “책 읽어라”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책을 찾아 읽는 아이, 자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책부터 찾는 아이, 조용하다 싶어 무슨 일인가 하고 찾아보면 책을 읽고 있는 아이, 외출할 때마다 책을 가방에 챙기는 아이, 새 책이 나올 때마다 책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 항상 책을 가까이 하고 책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살펴보면 거기엔 분명 여러 까닭이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스스럼없이 돈을 쓰듯 아이들이 볼 책을 사주는데 드는 비용을 아까워해서는 안 된다. ⓒ베이비뉴스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스스럼없이 돈을 쓰듯 아이들이 볼 책을 사주는데 드는 비용을 아까워해서는 안 된다. ⓒ베이비뉴스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기르게 하려면 부모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스스럼없이 돈을 쓰듯 아이들이 볼 책을 사주는데 드는 비용을 아까워해서는 안 된다.

 

여건에 따라 책을 사줄 형편이 되지 않는다면 아이들 데리고 도서관에라도 자주 가야 한다. 도서관 문턱이 닳아 없어지도록 뻔질나게 드나들며 책을 빌려다 주어야 한다. 아니면 아이 손을 잡고 놀이터 가듯 시간 날 때마다 서점에 가야한다.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가 다 되어 가는데도 의외로 도서관에 아이와 같이 가본 적이 한 번도 없는 분들도 꽤 있다.

 

책을 사주지도 그렇다고 빌려다 주지도 않으니, 아이들 끼고 앉아 책을 읽어주는 일도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아이들이 책을 멀리하고 책은 재미없는 것, 따분한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되는 것이다.

 

관심 분야에 들이는 비용과 시간과 노력을 아까워하지 않듯 아이들에게 책을 빌려다주고 읽어주는 수고로움과 함께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칼럼니스트 임명남은 교육전문 저술가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조선일보, 한겨레신문 등에 교육 칼럼을 연재하였으며, EBS 60분 부모에도 출연했다. 주요 저서로는 ‘똑똑한 아이로 키우는 일하는 엄마의 야무진 교육법’ 이 있다. 현재 온가족 교육 포털사이트 하이멘토 플래티넘(vip.himentor.co.kr)에서 교육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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