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돌연사증후군 기초 통계조차 없다니…
영아돌연사증후군 기초 통계조차 없다니…
  • 이유주 기자
  • 승인 2014.11.04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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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손문 교수, "SIDS 예방 위해서 현황부터 정확히 집계해야"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어린이집안전공제회 창립 5주년 기념 보건복지부-어린이집안전공제회 대국민 토론회 '영아돌연사증후군(SIDS) 예방, 어떻게 할 것인가?'가 열리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어린이집안전공제회 창립 5주년 기념 보건복지부-어린이집안전공제회 대국민 토론회 '영아돌연사증후군(SIDS) 예방, 어떻게 할 것인가?'가 열리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출생 후 첫돌을 맞기도 전에 사망 원인조차 알 수 없는 죽음을 맞은 영아들이 늘고 있다. 이 경우를 '영아돌연사증후군'(SIDS)이라고 말하는데, SIDS는 1세 미만의 영아가 예기치 못하게 갑자기 사망했으나 아이의 병력, 사망당시 정황 분석 및 부검을 포함한 의학적 조사로도 사망 원인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를 뜻한다.

 

영아 돌연사 등의 사망률을 낮추려면 국가가 나서서 임신, 출산 인프라를 잘 구축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영아 사망 통계자료가 미흡해 임신·출산 보건의료시스템의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2010년 양경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박사의 '한국인의 영아급사증후군과 사인불명소아급사의 위험인자와 빈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망한 아기 10명 중 6명은 부모와 함께 자다가 숨진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부족한 편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어린이집안전공제회(이사장 양희산)는 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언론진흥재단 기자회견장에서 영아돌연사증후군의 현황을 진단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대국민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안영미 인하대학교 교수, 양경무 국립화학수사연구원 박사, 유화진 변호사, 신손문 광동의대 제일병원 교수 등이 참석해 SIDS의 개념과 발생원인을 살펴보고, 국내외 통계 및 예방·홍보 캠페인 현황 공유하며 국민 인식 향상을 위한 홍보 방향과 영아부모에 대한 지원 체계 등을 제언했다.

 

먼저 발표자로 나선 신손문 관동의대 제일병원 교수는 영아돌연사증후군이 왜, 얼마나 발생하고,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전달했다.

 

신 교수는 "SIDS는 영아가 예기치 못한 죽음에 이른 경우를 말한다. 그 원인으로는 질식, 감염, 선천성 대사 이상, 부정맥, 중독 등이 있다"며 "특히 잠자리에서 목이 졸리거나 침구 틈새에 몸이 끼이거나 푹신한 베개, 침구나 봉제 인형 등에 의한 죽음이 가장 흔하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SIDS의 발생 기전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이에 관련해 '삼중위험이론'이 제시되고 있다"며 "삼중위험이론은 뇌간의 어떤 이상을 가지고 있어 돌연사에 취약하게 태어난 영아가 매우 중요한 발달 시기에 외부 스트레스에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중위험이론에서 말하는 취약한 영아란 쉽게 각성하거나 깨어나지 못하는 아이이며, 위험한 기간은 영아가 발달해 나가는 기간 중 가장 위험한 시기 특히 생후 6개월까지를 말한다. 환경적인 위험요인은 임신중 흡연, 다른 사람과 잠자리를 함께 하는 것, 적절하지 못한 침구, 과다한 난방 등이 있다. 


신 교수는 "SIDS 예방 대책을 세우거나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SIDS로 사망하는 영아가 얼마나 되는 지 기초자료가 확보돼야 한다"며 "우리나라에서는 SIDS가 발생하더라도 정해진 보고 양식이나 보고 체계가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으므로, 사고 발생 상황에 대한 조사와 병력의 검토 및 부검을 통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진 후에 내려진 진단이 아닌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신 교수는 "미국이나 일본 등 외국의 경우 SIDS가 발생하면 보고하는 양식과 절차가 따로 마련돼 있고, 이에 따라 등록을 하도록 돼 있다"며 "우리나라도 조속한 시일 안에 보고 양식을 제정하고, 보고하는 절차도 법적으로 제정해 SIDS 발생 현황부터 정확히 집계하고 위험 요인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의 경우 많은 주에서 SIDS에 대한 사항을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SIDS으로 사망한 아기 부검에 대한 원칙 등을 지정한 경우가 많고, 소아 사망에 대한 위원회에 SIDS 전문가를 참여시키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또 SIDS 자문위원회나 교육 프로그램도 가지고 있다.

 

계속해서 신 교수는 "SIDS 발생과 연관된 위험인자들을 분석하고, 수면환경과 관련한 영아사망의 위험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권고 사항을 법적으로 제정해야 한다"며 "미국 소아과학회는 SIDS 예방을 위한 권고 사항들을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경우(A), 제한적인 근거를 가진 경우(B), 연구에 의한 근거는 없으나 전문가 의견이 있는 경우(C)를 구분해 제시한다"고 전했다.

 

A의 권고사항은 ▲항상 등을 대고 재우기 ▲바닥이 단단한 침구 이용 ▲규칙적인 산전 진찰 ▲과체온 회피 등이며 B의 권고사항은 ▲예방 접종 실시 ▲엎드린 자세로 놀이 권장 등이 있다. C의 권고사항은 ▲매체는 광고나 선전에 안전한 수면 지침 반여 ▲의료인, 보육종사자는 SIDS 위험절감 권장사항 지시 등이 있다.

 

신 교수는 "관련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우리나라도 자체의 권고사항을 제정해 이를 교육해야 한다"며 "정부가 주기적으로 학술적 근거에 의한 권고 지침을 개정하면 예방 사업을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 교수는 "현재 중앙정부에서 실시하는 건강증진 사업으로는 영유아건강검진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에는 SIDS 예방을 위한 수면 환경 교육이 있으나, 검진을 실시하는 시기가 생후 4~6개월이므로 시기적으로 너무 늦다"며 "영유아건강점진의 첫 검진을 신생아기 내지는 영아 초기에 실시토록 검진 주기를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예방 사업을 계획해 교육 자료 제작 및 홍보 사업도 실시해야 한다"며 "(보육종사자 대상으로) 안전한 수면 환경에 대한 교육을 한다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신 교수는 "영아 부모에 대한 지원 역시 강화해야 한다. 육아 휴직의 보장이나 근로시간제의 활성화 등을 통해 부모들이 영아들을 양육하기 용이한 사회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부모들이 영아들의 양육에 더욱 참여할 수 있게 하면 SIDS 예방 사업의 효과를 증대시킬 수 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안영미 인하대 간호학과 교수는 "선진국은 SIDS의 주요인인 조산이 증가함에도 SIDS자체는 그리 증가하지 않고 있다. 이는 유사 사례를 철저히 수사하고 탐색해 SIDS와 혼동될 수 있는 다른 사망을 보다 명확히 밝혀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 역시 영아급사 등 SIDS 관련 상황 발생 시 의료전문인에 의한 부검과 영아의 건강상태, 성장발달에 근거한 철저한 사례검토 등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안 교수는 "SIDS에 관한 국내 담론과 연구가 아직 활발하지 않은 상태"라며 "(SIDS 연구 부족 등의) 모호함과 부족함을 드러냄으로써 더욱 많은 논의와 연구가 활성화되고, SIDS 감소는 물론 SIDS 가정에 진정한 위로와 돌봄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옥심 꿈동산어린이집 원장은 "무엇보다 SIDS로 소중한 생명을 읽은 유가족에게 정신적 지지를 해주는 사회적 체계의 마련이 필요하다"며 "미국은 SIDS 유족에게 필요한 정보와 추천시스템을 포함한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통지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가정방문, 상담, SIDS 유경험자와의 연계, 자조모임, 전문가 연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허창호 보건복지부 보육기반과 사무관은 "향후 영아돌연사 예방을 위해 예방지침을 제정하고, 다각적이고 입체적인 홍보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SIDS 예방을 위해 지역사회중심의 다양한 교육활동과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어린이집안전공제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한소아과학회, 대한법의학회와 함께 SIDS 대국민 예방홍보를 위해 지하철 광고를 시행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하 사무관은 "오늘 토론회가 SIDS에 대한 대국민인식을 제고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정부도 부모, 아이, 보육종사자가 모두 안심할 수 있는 보육환경을 위해 토론회에서 나온 좋은 내용들이 정책적으로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어린이집안전공제회 창립 5주년 기념 보건복지부-어린이집안전공제회 대국민 토론회 '영아돌연사증후군(SIDS) 예방,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신손문 관동의대 제일병원 교수가 '영아돌연사증후군(SIDS) 발생 현황 및 대책'이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어린이집안전공제회 창립 5주년 기념 보건복지부-어린이집안전공제회 대국민 토론회 '영아돌연사증후군(SIDS) 예방,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신손문 관동의대 제일병원 교수가 '영아돌연사증후군(SIDS) 발생 현황 및 대책'이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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