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처벌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
아이가 처벌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
  • 칼럼니스트 강현식
  • 승인 2014.12.16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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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의 대상은 아이의 나쁜행동이어야

[연재] 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처벌의 대상은 분명하다. 아이 자체가 아니다. 아이의 나쁜 행동이다. 이는 처벌의 목적이 아이에게 수치감이나 죄책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나쁜 행동을 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염두에 두지 않았을 경우, 처벌이 아이에게 상처가 된다.

 

그렇다면 나쁜 행동이란 무엇일까? 부모마다 기준은 다를 수 있겠지만, 다음의 기준에는 대체로 동의할 것이다. 아이를 위한 부모 마음이야 다 같지 않겠는가. 처벌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제 아무리 좋은 기준이 있더라도 부부의 합의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 자녀를 홀로 키우는 아빠와 엄마라면 모를까, 부부가 함께 양육에 참여하고 있다면 반드시 함께 기준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해 아이의 동의를 얻을 필요가 있다. 처벌의 목적이란 옳고 그름의 기준을 아이가 내면화해서, 스스로 나쁜 행동을 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동의를 얻다보면 또 다른 이점이 있다. 나이와 상황에 따라 기준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으며, 처벌의 부작용인 공포와 분노를 심어주지 않을 수 있다.

 

처벌의 대상이 되는 나쁜 행동으로는 먼저 아이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행동을 꼽을 수 있다. 큰 아이가 화상을 입은 적이 있다. 여행을 하던 중 아내가 잠시 한 눈을 판 사이에 뜨거운 물이 담긴 그릇을 잡아 당겼다.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그 때만 생각하면 너무 아찔했다. 이처럼 우리 주위에는 아이에게 위험한 것이 너무 많다. 겨울이면 난방기기, 여름이면 선풍기, 부엌에는 칼과 깨지기 쉬운 온갖 그릇, 화장실에는 미끄러운 바닥, 안방과 거실에는 침대와 소파, 서재에는 책상과 의자, 집 밖으로 나가면 쌩쌩 달리는 자동차와 낯선 사람들.

 

건강을 해치는 행동도 통제해야 한다. 더러운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는다든지, 편식을 한다든지, 밥은 안 먹고 반찬만 먹으려고 한다든지, 달거나 짠 자극적인 음식만 먹으려고 한다든지, 간식 때문에 밥을 안 먹는다든지, 패스트푸드나 불량식품만 먹는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어린 시절의 식습관이나 건강관리는 중요하다.

 

자신 뿐 아니라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 역시 처벌의 대상이어야 한다. 아이들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상대를 때리기도 하고, 물건을 던지기도 한다. 했다. 이런 행동은 당연히 못하게 해야 한다. 이것을 그냥 방치하거나 오히려 아이가 이럴 때마다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 아이는 아주 폭력적이고 이기적인 아이가 된다.

아이들은 남의 물건에 손을 대거나 돈을 훔치기도 한다. 처음에는 ‘소유’ 개념이 없기 때문이기도 한데, 그렇다고 해서 이를 그냥 두면 심각한 도벽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러한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공공장소에서 일어날 수 있다. 식당에서 뛰어다니는 것이 대표적이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공공예절을 가르쳐야 한다.

 

자신이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지만, 부모들이 보기에 불필요하거나 부적절한 행동 역시 처벌의 대상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킁킁”거리는 소리를 낸다든지, 아니면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깨문다든지, 다리를 떨거나 눈을 과도하게 깜짝거리는 행동도 통제할 필요가 있다. 이런 나쁜 습관은 그 자체로 지속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없애줘야 한다.

 

언어 중에서도 통제해야 할 것들이 있다. 아이에게 어울리지 않는 유행어를 따라하거나 욕설을 하는 것 등이다. 뽀로로나 로보카 폴리, 코코몽 같은 애니메이션 주제가는 또래 문화로서의 기능을 한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아이들의 시청이 금지된 프로그램의 경우 무작정 유행어를 따라하거나 뜻도 모르는 욕을 할 때 그냥 두는 것은 좋지 않다. 사람의 말은 생각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좋은 언어습관은 좋은 생각을 길러주는 만큼이나 중요하다.


*칼럼니스트 강현식은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다.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www.nudasim.com)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심리학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보다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아빠다. 많은 아빠들에게 아빠 육아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아빠 양육』1, 2권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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