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카시트 태우기, 효과적 전략은?
우리 아이 카시트 태우기, 효과적 전략은?
  • 칼럼니스트 강현식
  • 승인 2015.01.05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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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발버둥 친다고 안아주면 안 돼요

[연재] 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출산준비물 중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안전용품 중 하나가 카시트다. 차량의 안전벨트는 성인 기준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몸이 작은 아이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카시트를 구입할 때 뭘 모르는 초보 엄마아빠는 ‘아기를 여기에 태우고 함께 여행을 떠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카시트에 앉아서 곤히 잠을 자거나 예쁘게 웃는 아기 모습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정작 아기를 카시트에 태우면 이 생각은 산산 조각난다.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도 이런 경험이 있다. 뒷좌석에 카시트를 고정시키고 아기를 태웠다. 잠시 후 차가 출발하려는데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했다. 아내는 아기를 내려 품에 앉았고, 울음은 금세 그쳤다. 다시 아내는 안전을 위해 아기를 카시트에 올려놓았다. 아기는 또 다시 울기 시작했다. 몇 번을 해도 마찬가지였다. 울음의 의미는 명확했다. 자기를 카시트에 묶어놓지 말고 안아달라는 것이다.

 

“내가 꼭 안고 갈 테니, 그냥 가자 여보.”

 

아내의 제안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가까운 동네 병원에 산후 진료를 받으러 시간에 맞춰 가야했기 때문이다. 아내와 나는 아기가 컨디션이 안 좋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다음에 시도하기로 했다. 그러나 컨디션 문제가 아니었다. 그 다음에도 상황은 별다르지 않았다. 고속도로를 타야 했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기를 카시트에 태우고 출발했다. 아기는 발버둥을 치면서 더 크게 울었다. 저렇게 울다가 무슨 일이 나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기는 온 힘을 다해 울었다. 발버둥을 쳤다.

 

“여보, 나 울음소리 듣는 게 너무 힘들어. 그냥 내가 안으면 안 될까?”

 

하지만 당시는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이었다. 아내의 마음을 모르지는 않지만, 그렇게 하자고 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하다가 우는 행동에 강화를 받으면 어떡해. 앞으로 계속 카시트에 태우기 힘들어질 거야. 책에서 읽었는데, 아기들은 30분 이상 못 운데. 우리 힘들어도 조금만 참자. 운다고 내려줬다가 혹시나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잖아.”

 

아내도 내 말에 동의했고, 우리 부부 소거를 사용하기로 했다. 소거란 그저 아기의 울음에 아무런 반응(강화)을 해주지 않아서 아기의 행동을 없애는 방법이다. 우리의 여행은 신나는 음악과 행복이 아니라, 귀가 찢어질 듯 날카로운 아기 울음소리와 일촉즉발의 긴장으로 가득 찼다. 그렇게 30분쯤 흘렀을까. 정말 아기는 울다가 지쳤는지 소리가 잠잠해 지더니 이내 잠들었다. 드디어 성공이었다. 이후에도 몇 번은 카시트에 태울 때마다 울었지만, 계속 반응을 해주지 않았더니 우는 시간은 짧아졌고 결국엔 잘 적응하게 됐다. 이와 같이 부모의 반응(안아주기)이 아이의 잘못된 행동(울고 보채기)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면 소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아이의 행동이 당장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 소거보다는 처벌을 사용해야 한다.

 

소거를 사용하기에 가장 적절한 아이의 행동은 떼쓰기다. 떼를 쓴다고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은 아이의 떼쓰는 행동을 강화하는 꼴이다. 특히 카시트처럼 아이의 안전을 위한 일이라면 소거가 꼭 필요하다. 우리 집에서는 식전에는 다른 간식을 주지 않는데, 가끔 아이들이 식전에 간식을 달라고 할 때가 있다. 이 때는 다음처럼 말한 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다.

 

“밥 먹기 전이라서 안 돼. 밥 다 먹으면 그 다음 줄 거야.”

 

어떤 사람들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으면 된다고 하니 무척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남의 자식이라며 모를까, 내 자식이기에 결코 쉽지 않다. 아니 어쩌면 정말 어렵다. 자기 자식이 바로 앞에서 울거나 떼를 쓰거나 무언가를 요구할 때, 이를 무시하는 것은 부모에게 고역과도 같다.

 

처벌도 그렇지만 소거 역시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대안행동을 알려주고, 아이가 그 행동을 할 때마다 강화를 해주어야 한다. 카시트에 얌전히 앉아 있을 때, 밥 먹을 때까지 간식을 기다렸을 때 아이의 행동에 칭찬을 해주거나 다른 강화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칼럼니스트 강현식은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다.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www.nudasim.com)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심리학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보다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아빠다. 많은 아빠들에게 아빠 육아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아빠 양육』1, 2권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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