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나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나요?
  • 기고 = 도현심
  • 승인 2015.02.1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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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아닌 자녀 입장에서 바라보는 부모가 되자

[한국보육진흥원-베이비뉴스 공동기획] 좋은 부모, 배우는 부모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다. 아이들이 훌륭하게 자라주길 바란다면, 부모부터 바뀌어야 한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는 이들을 위해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베이비뉴스는 보육정책 집행기관인 한국보육진흥원과 함께 ‘좋은 부모, 배우는 부모’ 공동기획을 시작한다. 부모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짚어보고,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외 석학 및 보육정책 전문가, 부모교육 전문가, 현장의 어린이집 교사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특별기고] 도현심 이화여자대학교 아동학과 교수

 

가정의 경제적 사정과 우리 사회의 독특한 문화를 탓하기 전에, 부모 스스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얼마나 많이 기울였는지 자성해야 할 때이다. ⓒ베이비뉴스
가정의 경제적 사정과 우리 사회의 독특한 문화를 탓하기 전에, 부모 스스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얼마나 많이 기울였는지 자성해야 할 때이다. ⓒ베이비뉴스

 
부모-자녀관계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모성애와 부성애의 의미에 대해 자문할 때가 많다, ‘과연 모성애와 부성애는 존재하는 것일까?’라는 매우 기본적인 질문에 이어 ‘존재한다면, 현대사회에 있어서의 그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라는 다소 심오한 질문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질문의 시작은 물론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부모의 모습에 근거한다. 현 우리사회에는 얼마나 다양한 스펙트럼의 부모들이 존재하는가? 자녀를 학대하는 부모로부터 최고의 부모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부모에 이르기까지.

 

부모의 다양한 모습은 그 근원을 간과하고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근본적으로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모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부모 자신의 성장기 양육경험과 인성특성, 자녀의 기질특성, 그리고 부모가 처한 환경특성 등 매우 다양하다.

 

다양한 요인들 가운데 환경특성은 다른 요인들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인으로 경제적 측면과 사회문화적 측면이 대표적이다. 가정의 열악한 경제사정은 자녀에게 최대한의 물질적 풍요를 제공하고자 하는 대부분의 부모들에게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자녀의 입장을 먼저 생각한다면 상황은 좀 달라질 수도 있다. 쉽게 말하자면, 온갖 물질적 혜택을 받고 자란 자녀들이 모두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리고 산다고 말할 수 있는가? 반대로, 물질적으로 취약한 환경의 자녀들은 모두 불행한 삶을 누리고 있는가? 기본적인 의식주가 제공될 수만 있다면, 아동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경험하는 관심과 격려, 사랑이다. 물론, 물질적 빈곤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좀 더 현명한 부모라면 물질적 빈곤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어떠한 물질로도 대체할 수 없는 정신적 풍요를 전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자녀양육과 관련된 우리의 사회문화적 특성은 매우 특이해 보인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기러기 가족’이라는 가족유형이 그렇고, 이와 연결되는 조기유학과 지나친 사교육의 문제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의 원인을 우리 사회의 경쟁적 특성으로 돌리며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정당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 무엇인가 밝은 미래를 꿈꾸며 달려가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삶의 질은 좀처럼 나아지는 것 같지 않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의 자살률과 최하 수준의 아동청소년 행복지수라는 통계치, 게다가 이러한 부정적 수치는 더 나아지기는커녕 몇 년째 지속되는 양상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바람직한 부모역할에 대한 논의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한 개인의 삶에 미치는 부모의 영향력이 놀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우리의 사랑스런 어린 생명들이 성장기의 행복 대신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마치 운명처럼 받아들이게 해서는 안 된다. 그대로 방치하다가는 건강한 성장기를 상실함으로 인한 성인기의 불행한 삶과 절망이 눈앞에 훤히 보이는 상황에서, 아동청소년들의 삶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관심이 시급해 보인다.

 

가정의 경제적 사정과 우리 사회의 독특한 문화를 탓하기 전에, 부모 스스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얼마나 많이 기울였는지 자성해야 할 때이다. 아이가 태어나서 어른이 되기까지 신체적, 인지적, 사회 정서적으로 어떠한 특성을 가지고 어떻게 자라는지, 그리고 그러한 특성에 적합한 부모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

 

수많은 자녀양육서를 읽어서 잘 알고 있는데도 실제 생활에서는 잘 안된다고 말하며,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고 자신 있게 결론짓는 부모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과연 맞는 말인가? 물론 이론을 실제에 적용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머리로 알고 있는 것을 생활에서 실천하지 못한다면 이를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지식의 참 의미는 머리로 알고 있는 것에 멈추지 않고 실생활에 실천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를 위해서는 말할 것도 없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좋은 부모는 자녀의 생각이나 감정을 부모가 아닌 자녀의 입장에서 바라보고자 노력하는 부모이다. 물론 이 말은 거의 모든 일을 자녀가 원하는 대로 결정하는 허용적인 부모를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지나친 사교육으로 자녀의 놀이시간을 빼앗는 부모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이 진정 자녀를 사랑하는 건지 혹은 자녀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건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생후 초기 2~3년 간 아이들의 삶의 주요 부분은 부모를 중심으로 한 친지들과의 상호작용 경험이다. 그 후 비슷한 연배의 또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그들과의 관계는 좀 더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로 확장되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대인관계 능력을 발달시키게 된다.

 

언젠가 TV 속에서 팔순을 넘긴 어느 어르신이 노년이 되어서도 잊지 못하는 어머니와의 유년기 경험을 회고하며 눈물짓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개인의 삶에 이처럼 중요한 의미를 갖는 ‘부모’라는 존재의 의미는 무엇인가? 부모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자녀의 삶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자율적인 존재로 태어나는 아이들을 부모라는 이름으로 너무 무력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부모는 자녀의 독특한 개성과 잠재력을 발견하고, 그들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관심과 격려로 존중하며 그들의 발걸음을 뒤에서 밀어주는 지원자가 될 수는 없을까? 부모가 진정으로 관심 가져야 할 것은 부모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 자녀 앞에서 부족함이 없는 존재가 아니라, 모범적인 부모가 되기 위해 날로 성장하고 노력하며 실수를 감추지 않는 부모야말로 우리 자녀들이 가장 편안해 하고 존경하는 부모가 아닐까? 나이가 들수록 ‘그 부모의 그 자녀’라는 말만큼 가까이 다가오는 것은 바로 ‘그 자녀의 그 부모’라는 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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