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아빠 위한 선배아빠의 조언 '태교의 정석'
예비아빠 위한 선배아빠의 조언 '태교의 정석'
  • 칼럼니스트 권성욱
  • 승인 2015.02.17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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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부부가 함께 낳는 것임을 알아두세요"

[연재] 일 가정 양립을 꿈꾸는 워킹대디의 육아칼럼

 

직장에 예비 아빠가 된 후배가 있습니다. 아내가 임신했다며 꽤나 들떠 있는 후배에게 선배로서 나름 조언이랍시고 이런저런 얘기를 해 주었습니다. "지금은 몸보신이 중요하니 고단백 음식을 많이 먹여야 한다. 붕어나 오리고기같은 것도 좋다." 그러자 이렇게 말합니다. "어른들이 오리고기 먹으면 애기 발이 오리처럼 발갈퀴가 생기고 붕어 먹으면 애기 얼굴에 아가미가 생긴다는데요." 

 

처음에는 조금 어이가 없었습니다.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 21세기에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 무슨 황당한 소리일까요. 세상에 발갈퀴 달린 사람이 어디 있고 아가미가 있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 후배가 정말로 그렇게 믿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건강하고 똑똑한 아이를 낳기 위해 매사 조심하겠다는 뜻이겠지요. 부모라면 다 같은 마음입니다.

 

조선시대 사극 드라마를 보면 지체높은 양가집에서 며느리가 임신하면 새벽에 일어나 뒷뜰에 물 한바가지 떠놓고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나란히 쪼그린채 "건강하고 똑똑한 아들을 낳게 해 주세요."라며 부처님께 비는 모습을 보셨을 것입니다. 이런 것이 바로 태교입니다.

 

새삼스러운 얘기지만 태교는 정말 중요합니다. 사람의 능력과 성격은 부모로부터 선천적으로 물려받는 것도 있지만,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어떤 환경을 보냈는가, 그리고 태어나서 성장과정이 어떠했는가가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결정됩니다. 비록 수치화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1/3은 태교의 결과라고 생각입니다. 태교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지만, 막상 태교를 왜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떤 예비 아빠는 똑똑한 아이를 낳겠다며 클래식이나 영어 CD를 하루종일 질리도록 듣게 하고, 어떤 예비 엄마들은 아이의 지능 개발에 도움이 될까 싶어 자격증 공부나 학창 시절에도 하지 않던 수학 공부를 하더군요. 이건 잘못된 태교입니다.

 

태교는 뱃속 아기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에게 하는 것입니다. 뱃속 아기는 엄마에게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엄마의 마음이 편안해 지면 뱃속의 아이도 편안해 지고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스트레스는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만약 아이가 지나치게 예민하다면 부모에게 물려받은 기질 때문일수도 있지만 임신 기간에 엄마가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탓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빠들은 아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면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첫째로, 부부싸움은 금물입니다. 임신하면 오히려 부부싸움이 잦아지는데 이유는 아내의 호르몬 탓도 있습니다. 아내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예민해지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부리기 쉽습니다. 남편으로서는 꽤 황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호르몬 때문에 기분을 제어하지 못하는 탓이니 남편이 이해해 주어야 합니다.

둘째로, 퇴근 후에는 바로 집으로 고고. 꼭 불가피한 직장 회식이 아니라면 술자리는 최소화. 집에 오면 쇼파에 누워 TV와 삼위일체가 되지 말고 설거지나 청소를 하세요. 남편이 가사일을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몸이 무거운 아내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자기 전에는 아내의 다리를 주물러주고 배를 쓰다듬으며 "우리 애기 오늘 엄마와 잘 지냈어?"라며 태담을 해보세요. 가끔 엄마 뱃속에서 꼬물대는 아기가 느껴질 겁니다.

 

셋째로, 주말에는 가까운 공원에 가서 같이 손을 잡고 산책을 하면서 기분도 전환하고 맑은 공기를 마셔보세요. 임산부는 운동 부족이 되기 쉽기에 가벼운 산책은 출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절이나 성당같은 곳도 좋습니다. 종교를 믿지 않더라도 예전의 우리 어머니들이 그러했듯 "똑똑하고 건강한 아이를 낳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해 보세요. 뱃속의 아기에게도 그 마음이 꼭 전달될 겁니다.

넷째로, 임신 중기가 지나면 문화센터의 부부 임신 요가를 다녀보세요. 출산 때 순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종종 남편이 바쁘다는 이유로, 무관심하다는 이유로 아내 혼자 오는 경우를 몇번 보았습니다. 주말반도 있으니 아무리 바쁘더라도 시간이 허락하는 한 함께 가려고 노력하세요. 아내의 남편에 대한 신뢰가 올라갑니다.

 

아내가 ​임신하면 그 순간부터 출산할 때까지는 오직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합니다. 태교란 다른 것이 아닙니다. 아내를 편안하고 즐겁게 해 주는데 있습니다. 더욱이 요즘처럼 맞벌이가 대세인 경우, 아내는 무거운 몸으로 직장을 다녀야 하고 때로는 유산될 수도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아예 없앨 수는 없지만 남편이 항상 아내를 다독거려주고 보듬어준다면 아내의 스트레스는 훨씬 줄어듭니다.

 

아이는 여자가 낳지만 결코 혼자 낳는 것이 아닙니다. 부부가 함께 낳는 것입니다. 임신부터 출산까지 아빠가 얼마나 관심과 노력을 쏟는가에 따라 아내는 물론이고 내 아이에게도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늘 명심해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권성욱은 울산 토박이이면서 공무원으로 13년째 근무 중이다. 36살 늦깎이 총각이 결혼하자 말자 아빠가 되었고 집사람의 육아 휴직이 끝나자 과감하게 직장에 육아 휴직계를 던져 시한부 주부 아빠로서 정신없는 일년을 보냈다. 현재 맞벌이 집사람과 함께 가사, 육아를 분담하며 고집 센 다섯살 딸아이의 수발들기를 즐기고 있다. 인생에서 화목한 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항상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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