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의사 아빠, 의학기자 엄마가 쓰는 ‘아내는 임신 중’
평소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아내에게 비상이 걸렸습니다. ‘식욕 보다는 수면욕’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아내인데, 뱃속 아기를 위해 아침을 먹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 김치찌개 등 절임식품은 국물 조금만 먹어야
임신 중기에는 뱃속 아기와 임신부에게 영양분이 더 많이 필요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5분이 아까운 아침 시간에 아침을 차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다 요령이 생겨 아침은 전날 저녁에 미리 준비해두었다가 먹거나, 시간이 모자라 먹지 못할 때는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우유나 달걀, 과일, 빵, 비스킷 등을 챙겨 두곤 합니다.
임신 기간에는 아침 식사뿐 아니라 매 끼니를 챙기는 게 일입니다. 식사는 싱겁게 먹는 게 좋습니다. 음식을 짜게 먹으면 물을 많이 마시게 되는데, 임신 후기에 몸이 부어 체중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습니다. 부종이 심하면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지는데, 신체 활동이 저해돼 체내 순환이 나빠져 태아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짜게 먹던 식습관을 하루 아침에 고쳐 싱겁게 먹으려 하면 오히려 식욕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 불가피하게 외식을 하거나 직장에서 회식을 할 때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미리 염분을 적게 넣는 음식점을 미리 알아 둬 단골로 다니거나,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 등을 이용하면 비교적 싱거운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특히 김치찌개나 된장국 등 절임 식품을 사용한 음식은 염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국물을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요리를 하기 힘든 임산부는 간편한 패스트푸드의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패스트푸드는 칼로리만 높고, 태아에게 필요한 영양은 부족한 음식이기 때문에 아주 가끔 기분 전환하는 정도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외식을 할 때 단품 요리를 먹으면 야채가 부족하기 쉽기 때문에 야채나 과일을 따로 싸서 먹어 줘야 합니다. 브로콜리, 피망, 파프리카, 토마토, 오이 등을 잘 썰어서 휴대용 통에 담아 시간이 날때마다 섭취합니다.
◇ 입덧 심할 땐, 탄산음료 보다는 탄산수가 제격
임산부는 입덧 때문에 시원한 탄산음료가 먹고 싶어질 때가 많습니다. 가급적 맹물이나 보리차 등을 마시는 게 좋습니다. 톡 쏘는 음료가 당길 때는 청량음료보다는 탄산수 등을 마시는 것도 권할만합니다.
입덧이 심해 아무것도 먹지 못할 때는 냄새가 적은 샐러드가 제격입니다. 드레싱이나 식초, 겨자 등을 곁들인 초간장을 샐러드에 뿌려 먹으면 입맛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
집에서 요리를 할 때도 요령이 있습니다. 입덧 기간에는 특히 입맛이 없어 음식을 먹기가 어려운데, 조미료나 소금 대신 향미 야채나 재료 특유의 맛을 살려 염분을 낮추고 맛을 높이는 요리로 식욕을 돋울 수 있습니다.
따뜻한 국 하나만 맛있어도 식욕이 돋기 마련입니다. 평소 멸치와 다시마, 황태, 가다랭이 등으로 천연 국물을 만들어 놓은 뒤 패트병에 넣어 냉동실에 얼려둡니다. 국을 끓일 때마다 육수를 끓일 필요 없이 얼려 둔 육수를 녹인 뒤 국을 끓이면 감칠맛 나는 국 요리를 간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장치선은 중앙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중앙일보 건강팀에서 의학건강기자로 일했습니다. 펴낸 책으로는 <데이트인 서울>, <이번엔 울릉도·독도>, <서울, 여자가 걷기 좋은 길>, <하이힐을 신은 자전거>, <까불래용 알겠지용_화장실편> 등이 있습니다. 결혼 5년 만에 늦은 임신으로 입덧기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윤완은 명덕외고, 성균관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수련 생활을 거쳐 의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보건정책학을 공부했습니다. 임신과 출산을 텍스트로만 배웠습니다. 텍스트와 현실은 다릅니다. 그래서 의사 아빠도 헤맵니다. 아내의 임신 기간 10달은 공부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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