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부모를 위한 조언, '손타기' 겁내지 마세요
초보 부모를 위한 조언, '손타기' 겁내지 마세요
  • 칼럼니스트 권성욱
  • 승인 2015.03.1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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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안아줄수록 아이는 사랑받고 있음을 알아요

[연재] 일 가정 양립을 꿈꾸는 워킹대디의 육아칼럼

 

세상의 모든 아기들이 마찬가지이겠지만, 나은공주는 아기 때 품에 안기는 것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엄마 품에 안겨서 쭈쭈를 빨다가 눈이 마주치면 베시시 웃습니다. 잠투정을 부릴 때 저나 집사람이 아기띠에 안고 살랑살랑 흔들어주면 어느새 꿈나라에 가 있습니다. 제가 육아휴직 하고 있을 때에는 집사람 출근할 때 아기띠를 매고 항상 같이 나갔습니다. 따뜻한 봄햇살이 기분 좋은지 다리를 살랑살랑하면서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더군요.

 

물론 부모 입장에서는 아기를 늘상 안고 있는 것이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습니다. 5킬로만 되어도 1시간이고 2시간이고 품에 안은 채 흔들고 있으면 팔과 어깨가 후들후들합니다. 그것도 하루에 몇번씩 매일같이 해야 합니다. 품에 안겨 있을 때에는 잘 자다가도 팔이 저려서 조금 내려놓으려고 하면 금방 알아차리고 인상을 팍 씁니다. 도로 들어올리면 다시 새근새근 잡니다.  그래서 아기는 등에 스위치가 있다고 하나 봅니다. 이런 반응이 하도 재미있길래 장난끼가 발동해 안고 있다가 내리는 척을 반복하면서 놀려 먹기도 했습니다.

 

집사람이 어깨에는 담이 걸린데다 심각한 수면 부족에 직면하면서 백일쯤에는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육아책을 참고하여 수면교육에 도전해 본 적도 있습니다. 울어도 반응이 없으면 스스로 포기하여 자연스레 수면교육이 된다는 것. 아무리 울어도 무시하고 안아주지 않기로 약속하고는 불을 끄고 포대기에 싸서 엄마, 아빠 옆에 눕혀 놓았습니다. 하지만 15분만에 포기했습니다. 울다 울다 나중에는 성질이 나서 왈칵 토해버리더군요. 눈물 콧물 범벅인 채로 엄마 젖을 물고도 괘씸한지 한번씩 '우엉우엉'하면서 따집니다. 그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어느새 그리운 추억이 되었네요.

 

아기는 부모와의 스킨쉽을 통해 안정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엄마, 아빠만 보면 안아달라고 웁니다. 아기 때만이 아니라 자라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심하거나 잠이 잘 안 오면, 자기가 힘들면 안아 달라, 낯가림하고 분리불안을 느낄 때도 껌딱지마냥 달라붙어 안아달라고 합니다. 저는 직장 어린이집에 나은공주를 보러 가끔 가봅니다. 그럼 나은공주보다도 다른 아이들이 와서 너도나도 안아달라고 매달립니다. 집에서 별로 안 안아주는 것은 아닐텐데 제가 낯익어서인지 스스름없이 안깁니다.

 

옛말에 "미운 며느리일수록 아기 손타게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어머니가 아기를 계속 안고 있으면 시어머니가 가고 나서도 아기가 버릇이 되어 자꾸 안아달라고 보챈다는 것이죠. 이를 '손탄다'고 하죠. 또 어릴 때 많이 안아주면 커서도 자립심이 부족해진다며 어른들은 안아주지 말라고 나무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속설일 뿐입니다. 아기가 안아달라는 것은 손을 타서가 아니라 본능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살갗을 맞대며 따뜻한 체온을 느끼면서 부모는 아이에 대한 애정을, 아이는 부모로부터 사랑을 느낍니다.

 

어렸을 때 많이 품어준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오히려 독립심이 강하고 지능도 발달합니다. 낯가림이나 분리불안도 빨리 해소합니다. 반대로 어릴 때 덜 품어준 아이는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부족하여 자라서도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며 뭔가에 집착하는 경향도 강합니다. 전문가들 또한 영유아기때 부모에게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자아 존중감과 지능이 높으며 사교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애착관계를 쌓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내 품에 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살갗을 대지 않으면서 어떻게 애정을 느낄 수 있을까요?

 

어릴 때에는 무조건 많이 안아주세요. 손타는 것은 아기의 기질상 문제이지 많이 안아줘서가 아닙니다. 아빠들도 퇴근 후에는 아이를 안고 젖병을 먹이거나 재워보세요. 주말에 산책 나갈 때 아빠가 아기띠를 매어주면 엄마의 부담이 한결 줄어들 뿐더러 아빠도 내가 부모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 아이를 많이 안아본 아빠일수록 육아에 적극적입니다.

 

두돌까지 저와 집사람이 번갈아가며 품에 안고 키웠기에 주변에서 극성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안으려고 하면 되려 도망갑니다. 다리 아플 때에만 "안아줘"라고 합니다. 부모가 마음대로 안을 수 있는 것도 잠깐입니다. 비록 그 순간은 힘들지만 고생하는 만큼 내 아이는 예쁘게 크는 법이랍니다.

 

*칼럼니스트 권성욱은 울산 토박이이면서 공무원으로 13년째 근무 중이다. 36살 늦깎이 총각이 결혼하자 말자 아빠가 되었고 집사람의 육아 휴직이 끝나자 과감하게 직장에 육아 휴직계를 던져 시한부 주부 아빠로서 정신없는 일년을 보냈다. 현재 맞벌이 집사람과 함께 가사, 육아를 분담하며 고집 센 다섯살 딸아이의 수발들기를 즐기고 있다. 인생에서 화목한 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항상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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