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이에게 내가 경제교육 시키는 방법
5살 아이에게 내가 경제교육 시키는 방법
  • 칼럼니스트 권성욱
  • 승인 2015.03.30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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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버는가 보다 어떻게 쓰는가를 가르쳐주세요"

[연재] 일 가정 양립을 꿈꾸는 워킹대디의 육아칼럼

 

"우리, 저금통에 밥 줄까?"

 

"아빠 내가 줄꺼야!"

 

요즘은 평소에 현금을 쓸 일이 별로 없지만, 가끔 수중에 100원 짜리나 500원 짜리 잔돈이 생기면 나은공주에게 주고 저금통에 직접 넣어보게 합니다. 다 넣고 나면 "저금통이 아이 배불러해"랍니다. 꽉 차면 저금통을 들고 은행에 갑니다. 그리고 나은공주가 태어났을 때 만들어준 적금 통장에 차곡차곡 넣어줍니다. 비록 큰 돈은 아니지만 뿌듯합니다. 금액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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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엊그제 친구 둘째 돌잔치에 갔습니다. 사회자가 돌잡이하는데 뭘 잡았으면 좋겠느냐고 물으니 10살난 첫째가 "돈이요"라고 크게 외칩니다. 10살 짜리도 이미 돈맛을 아는가 봅니다. 아무리 말은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해도 내 자녀가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부모의 한결같은 바램일 것입니다. 부모가 아이들더러 입만 열면 공부 열심히 하라는 것도 공부를 잘 해야 좋은 직장 얻고 돈 많이 벌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죠. ​

누구나 돈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압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돈에 대해 가르치는 부모는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은 어린애가 벌써부터 무슨 돈이냐, 공부나 열심히 하면 되지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아이가 하나나 둘인 경우가 많습니다. 뭐든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고 여느 집 못지 않게 내 자식은 풍족하게 키우려고 하다보니 막상 자녀들은 부모가 돈을 벌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일해야 하는지, 우리집 경제 사정이 어떠한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성인이 되어서도 경제적으로 독립하려고 하기 보다 우선 부모에게 손부터 벌립니다. 또한 경제 교육의 필요성은 공감하더라도 막상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는 난감해 합니다.

 

경제교육이라고 별거 있나요? ⓒ권성욱
경제교육이라고 별거 있나요? ⓒ권성욱

우선 경제 교육이라고 하면 주식이나 재태크같은 돈을 굴리는 방법 따위를 가르치는 것부터 떠올립니다. 하지만 경제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어떻게 버는가가 아니라 돈을 어떻게 쓰는가입니다. 제 아무리 많은 유산을 물려받고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도 올바른 경제 마인드를 가지지 못하면 무용지물입니다. 버는 것보다, 가진 것보다 더 많이 쓴다면 금새 빈털털이가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또한 돈만 밝힌다고 부자가 되지도 않을 뿐더러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 비뚤어진 금전 만능주의를 가진 사람이 된다면 본인에게도 타인에게도 정말 불행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돈만 있으면 다 된다"는 식의 배금주의와 금전 만능주의에 빠져 있는 것도, 사회 지도층일수록 도덕 불감증이 만연한 것도, 결국 그동안 부모가 자녀에게 제대로 된 경제 교육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요즘은 학교나 금융 기관에서 전문가를 초빙해 아이들 ​경제 교육을 실시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만, 경제 교육이란 교실이 아니라 평소의 생활 습관에서 자연스레 터득해 나가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동전을 몇 개 주고 저금통에 하나씩 직접 넣어 보도록 해보세요. 그리고 저금통이 꽉 차면 아이들 손을 잡고 은행 창구에 가서 통장에 입금하도록 해 보세요. 무척 뿌듯해 할 것입니다.

경제 교육의 첫걸음은 용돈 관리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용돈을 주는 이유는 마음껏 쓰라는 뜻이 아니라 적은 돈이라도 스스로 돈을 관리하는 경험을 쌓게 해 주기 위함입니다. 자신의 용돈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기입장에 직접 기록하도록 가르쳐 주세요. 언제 얼마나 왜 썼는지를 반드시 적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매달 마지막날 돈이 남았으면 아이의 통장에 입금시켜 주고 모잘랐다면 왜 모자랐는지 아이와 함께 토론을 해보세요. 그럼 아이는 그동안의 소비 습관을 돌아볼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많이 남았으면 성취욕을 느낄 것이고 부족했다면 반성할 것입니다.

용돈을 상벌의 기준으로 삼는 부모님도 있습니다. 이번달 성적이 잘 나왔거나 말을 잘 듣었다는 이유로, 심부름을 잘 했다는 이유로 용돈을 더 주기도 합니다. 반대로 성적이 안 나오거나 말을 안 들으면 용돈을 줄여버립니다. 이것은 아이에게 좋지 못한 금전 습관을 줄 뿐이며 자칫 부모를 속이려고 하거나 나쁜 짓을 할 수도 있습니다. 용돈을 주는 목적은 돈을 관리하는 경험을 통해 돈에 대한 절제심을 만들어 주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또한 남과 나누는 방법도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세상은 돈이 전부가 아닙니다. 무조건 돈을 악착같이 모으기보다 남을 위해 쓸 때 훨씬 행복합니다. 용돈으로 부모님이나 형제, 친구의 생일 선물을 사도록 가르쳐 주세요. 가끔은 아이가 용돈을 아껴서 자선군 냄비에 넣게 하는 것도 멋지고 뿌듯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예전에 세계적인 투자가 워렌 버핏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어렸을 때 올바른 경제 마인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기 경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적이 있습니다. 적은 돈을 벌어도 저축을 하는 사람이 있고 많이 벌어도 늘 돈에 허덕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온 몸에 값비싼 명품을 휘감고 있으면서 남을 돕는데는 돈 한푼 아까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돈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고 불행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돈을 어떻게 버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쓰는가는 그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올바른 경제 교육이야말로 부모가 자녀에게 남겨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재산이 아닐까 합니다.

 
*칼럼니스트 권성욱은 울산 토박이이면서 공무원으로 13년째 근무 중이다. 36살 늦깎이 총각이 결혼하자 말자 아빠가 되었고 집사람의 육아 휴직이 끝나자 과감하게 직장에 육아 휴직계를 던져 시한부 주부 아빠로서 정신없는 일년을 보냈다. 현재 맞벌이 집사람과 함께 가사, 육아를 분담하며 고집 센 다섯살 딸아이의 수발들기를 즐기고 있다. 인생에서 화목한 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항상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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