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픽] 낯설음과 익숙함
[육아픽] 낯설음과 익숙함
  • 사진가 양희석
  • 승인 2015.05.26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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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자가 자기와 다른 친구를 놀리다

[연재] 양희석의 육아픽

 

이글을 쓰는 현재 놀자는 우리나이로 7살입니다. 놀자가 새로다니는 어린이집 같은 반엔 장애를 가진 아이 2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놀자가 선생님께 크게 혼났습니다. 놀자가 주동이 되어 같이 생활하는 장애를 가진 아이 한명을 놀렸다고 하더군요.


너무 당황스러운 일을 당해서 놀자에게 왜 친구를 놀렸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자기의 행동에 대한 어른들의 격렬한 반응에 놀랐던지 입을 다물고 말을 않던 놀자가 한참후에 말을 던졌습니다. “**는 너무 이상해. 말을 걸어도 아무런 답도 안해, 웃지도 않고” 여러가지 이유가 나왔지만 결국 핵심은 하나였습니다. 그친구는 자기와 다른 처음보는  이상한 존재였던 것입니다.


놀자는 아흔이 넘은 증조 할머니와 지내서인지 나이많은 어르신들과 지내는 것을 별로 어려워 하지 않습니다. 증조 할머니가 자기이야기를 잘 못들으시는것, 얼굴에 시커먼 검버섯이 피어있는것, 할머니의 거친 손등 등이 놀자에겐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자기와 다르지만(놀자에게 증조할머니는 도와드려야 되는 존재로 인식되는듯합니다. 그래서 가끔은 무시하기도 합니다) 그 존재를 익숙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놀자가 다른 친구를 놀린 사건을 계기로, 저에게는 그도안 조금은 불명확했던 목표가 명확해 졌습니다. 놀자가 자기와 다르게 행동하고 생각하는 이들에 대해 낯섦을 이유로 경계와 배척을 하지 않는 아이로 자라게 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증조할머니가 떼쓰다 지친 놀자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는 모습. 놀자는 자신을 쓰다듬어주는 증조할머니의 거친 손이 익숙합니다. ⓒ양희석
증조할머니가 떼쓰다 지친 놀자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는 모습. 놀자는 자신을 쓰다듬어주는 증조할머니의 거친 손이 익숙합니다. ⓒ양희석


놀자가 아주 어릴적부터 주변에 장애를 가진 친구와 지내는 것이 익숙했다면 어린이 집에서도 친구를 놀리기 보다는 자기와는 조금 다른 아이로 인정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사진가 양희석은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서른 즈음에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이 사진임을 깨닫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 사진기자로도 일했으나 2006년부터 프리랜서로 밥벌이와 사진 작업을 하며 살아오고 있다. 2009년 '놀자'가 태어나자 하는 일에 '육아'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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