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말이 예쁜 아이를 만든답니다
예쁜 말이 예쁜 아이를 만든답니다
  • 칼럼니스트 권성욱
  • 승인 2015.06.04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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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죽는다는 말은 하는게 아니야"

[연재] 일 가정 양립을 꿈꾸는 워킹대디의 육아칼럼

 

식당에서 반찬이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식당에서 반찬이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따봉"도 아니고 "떼봉~~"이라네요. ⓒ권성욱

 

저녁에 집사람과 얘기하다가 저도 모르게 "피곤해 죽겠다"라는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그러자 옆에 있는 나은공주가 당장 한마디 합니다. "아빠 죽는다는 말은 하는게 아니야." 예전에 나은공주가 어디서 배웠는지 "죽었어" "죽었어" 하길래 다섯살 짜리가 입에 담을 말은 아닌 것 같아 "그런 말은 하는게 아니야. 그건 아주 나쁜 말이야"라고 가르쳤더니 그걸 기억해두고 이제는 엄마 아빠의 말투를 지적하네요.

 

우리가 쓰는 말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강한 힘이 있습니다. 예전에 MBC에서 방영한 프로그램에서 인상적인 실험을 보여주었습니다. 흰 쌀밥을 두개의 용기에 담고 한쪽에는 "좋아" "사랑해" 같은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말을 들려주고 다른 한쪽에는 "싫어" "미워" 같은 부정적이고 날카로운 말을 들어주었습니다. 한달 후 긍정적인 말을 들려준 용기의 쌀밥은 색깔이 고운 하얀색에 구수한 누룩 냄새가 난 반면, 부정적인 말을 들려준 용기의 쌀밥은 곰팡이로 뒤덮힌 채 검게 썩어 있었습니다.

 

화초를 키울 때에도 "아유 예쁘라" "쑥쑥 자라라" 라고 긍정적으로 말하면 정말 예쁜 꽃이 피지만, 욕설이나 부정적인 말을 하면 금새 시든다고 합니다. 즉, 말이란 단순히 소통의 수단만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이 그대로 전달된다는 것이죠. 비록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요.

 

아무런 생명도 감정도 없는 쌀밥도 이렇다면 하물며 사람은 어떨까요. 누구나 예쁜 말, 좋은 말을 듣고 싶어하지 욕을 듣고 기분 좋은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자녀 교육에 대한 열의는 세계 최고라는 우리 부모들은 막상 말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말도 습관이기에 무심결에 자녀들 앞에서 막말과 욕을 아무렇지 않게 입에 담습니다. 입에 익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나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걸 보고 배워서 친구들에게 그대로 말합니다. 놀이터에서 4, 5살 밖에 안된 아이들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입만 열면 자식들에게 "이 빌어먹을 것들"이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누가 "당신 자식이 정말로 빌어먹었으면 좋겠느냐?"라고 하자 그제서야 다시는 그런 말을 입에 담지 않았습니다. 어느 부모가 자식이 빌어먹기를 바라겠습니까. 하지만 말이란 그걸 정말로 현실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모든 부모들의 욕심은 똑같습니다. 내 아이가 건강한 신체와 올바른 인성, 그리고 총명함을 갖춘 사람으로 자라는 것이죠. "넌 세상에서 가장 예쁜 아이야" "너 정말 똑똑하구나" "너처럼 착한 아이는 처음 봤어" 같은 예쁘고 긍정적인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정말로 예쁘고 긍정적으로 자랍니다. 하지만 "너 참 못 생겼구나" "너같은 망나니는 처음 본다" "네 머리에는 도대체 뭐가 들었니?" 같은 부정적인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자아존중감도 낮을 뿐더러 매사 자신감도 없고 부정적으로 자랍니다.

 

말 한마디가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고 합니다. 오늘부터라도 "우리 집에서는 좋은 말만 쓰기! 나쁜 말 금지!"를 선언해 보세요. 집안의 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권성욱은 울산 토박이이면서 공무원으로 13년째 근무 중이다. 36살 늦깎이 총각이 결혼하자 말자 아빠가 되었고 집사람의 육아 휴직이 끝나자 과감하게 직장에 육아 휴직계를 던져 시한부 주부 아빠로서 정신없는 일년을 보냈다. 현재 맞벌이 집사람과 함께 가사, 육아를 분담하며 고집 센 다섯 살 딸아이의 수발들기를 즐기고 있다. 인생에서 화목한 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항상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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