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대디 VS 타이거대디
스칸디대디 VS 타이거대디
  • 칼럼니스트 권성욱
  • 승인 2015.07.0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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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는 너그럽게, 잘못은 엄하게

[연재] 일 가정 양립을 꿈꾸는 워킹대디의 육아칼럼

 

처음 태어났을 때에는 한없이 귀엽기만 했던 내 아이. 조금 시간이 지나면 자아가 형성되어 온갖 고집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또한 돌쟁이 때만 해도 의식주 해결이 육아의 전부였지만 자라면서 신경써야 할 것은 나날이 늘어납니다. 그렇게 아이는 한 사람의 완전한 인간이 되어갑니다.

근래 젊은 아버지들을 중심으로 육아 참여가 늘어나면서 이른바 '스칸디 대디(Scandi Daddy)'라 하여 자녀와 친구처럼 지내는 수평적인 아버지가 새로운 트랜드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권위를 강조하면서 자녀의 올바른 인성 교육을 위해서는 전통적인 아버지의 상인 '타이거 대디(Tiger Daddy)' 또한 필요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사실 스칸디 대디나 타이거 대디나 장단점이 있기에 어느 쪽이 옳다고 이분법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육아란 아이에게 옳고 그름을 가르쳐 미성숙한 인간을 성숙한 인간으로 만드는 과정이며 수많은 갈등과 고민의 연속입니다. 한없이 너그럽기만 한다면 아이는 아버지를 친구로만 생각할 것이고, 반대로 집안의 군기반장인양 우격다짐으로 대한다면 어느새 보이지 않는 벽이 서로를 가로막게 됩니다. 사랑은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며, 또한 지나치면 맹목적인 사랑이 됩니다. 따라서 때로는 자상하면서 때로는 엄해야 합니다.

 

아빠가 손톱 매니큐어 발라준다고 즐거운 나은공주. 세상에서 가장 밝고 맑게 키우고 싶습니다. ⓒ권성욱
아빠가 손톱 매니큐어 발라준다고 즐거운 나은공주. 세상에서 가장 밝고 맑게 키우고 싶습니다. ⓒ권성욱

육아를 하다보면 별의 별일이 다 있습니다. 뭔가에 열중한 나머지 바지에 실례하기도 하고, 잠깐 눈을 뗀 사이 동생과 싸웁니다. 식사 시간에 먹는 걸로 장난을 치거나, 모처럼 즐거운 가족 나들이를 갔다가 아이의 고집으로 기분을 망치기도 합니다. 부모로서 화도 나고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늘 고민합니다. 혼을 내야 할까 말아야 할까, 매를 들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훈육에 정답은 없지만 원칙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수에 대해서는 너그럽게, 대신 잘못은 엄하게 해야 합니다.

실수를 했을 때 아이는 부모의 눈치를 봅니다. 자신이 실수했다는 사실을 알기에 부모에게 죄송스럽고 또한 혼날까 무섭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혼을 낸다면 아이는 앞으로 솔직하게 말하는 대신 숨기려고 할 것입니다. 아무리 당혹스럽고 화가 나더라도 참고 너그럽게 넘어가 주세요. 아이도 일부러 한 것은 아니기에 "괜찮아"라고 다독여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방법을 가르쳐 주면 됩니다.

하지만 버릇 없이 굴 때,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장난을 칠 때, 위험천만한 행동을 할 때, 남에게 피해를 줄 때에는 호되게 나무래야 합니다. 만약 너그럽게 넘어간다면 아이는 잘못이 잘못인지 모르고 계속 같은 행동을 할 것이며 부모의 권위는 사라집니다. 해서 안되는 행동은 반드시 단호하게 "안돼!"라고 말해주어야 아이는 비로소 깨닫습니다. 어떻게 혼내는가도 중요하지만, 언제 혼내는가는 더욱 중요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상전이 아닐 뿐더러, 마구 대해도 좋은 존재 또한 아닙니다.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존중받을 권리가 있는 존재입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도 누구나 그렇게 행동하는건 아닙니다. 때로는 벌을 주기도 하고 때릴 수도 있겠지만 어떤 경우에도 막말만은 절대 해서는 안됩니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보여주는 것이며, 아이를 반성하게 하기는 커녕 지울 수 없는 상처만을 줄 뿐입니다. 평소에 아이에게 "빌어먹을 놈", "멍청한 자식", "병신같은 놈" 라고 말하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합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깊은 골은 바로 여기서 생겨납니다. 누구도 모욕을 당하기를 원치 않습니다. 

부모에게 존중받는 아이는 남에게도 존중 받으며, 부모에게 무시당하는 아이는 반드시 남에게도 무시당합니다. 또한 부모가 아이를 존중해야 아이도 부모를 존중합니다. 내가 아이를 함부로 대한다면 언젠가 자녀도 나를 함부로 대할 것입니다. 아이에게 지식을 가르쳐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밝고 맑게 키우는 것은 오직 부모만이 할 수 있는 역할입니다.

 

*칼럼니스트 권성욱은 울산 토박이이면서 공무원으로 13년째 근무 중이다. 36살 늦깎이 총각이 결혼하자 말자 아빠가 되었고 집사람의 육아 휴직이 끝나자 과감하게 직장에 육아 휴직계를 던져 시한부 주부 아빠로서 정신없는 일년을 보냈다. 현재 맞벌이 집사람과 함께 가사, 육아를 분담하며 고집 센 다섯 살 딸아이의 수발들기를 즐기고 있다. 인생에서 화목한 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항상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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