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10년 이내 먹는 음식이 평생 건강 좌우
태어나서 10년 이내 먹는 음식이 평생 건강 좌우
  • 칼럼니스트 남기선
  • 승인 2015.07.25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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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먹은 패스트푸드, 성인병 원인이 됩니다

[연재] 아이를 살리는 밥상 멘토링

 

젖을 뗀 아이가 이유식을 거쳐 밥을 먹기 시작하면 엄마는 어려운 숙제를 마친 느낌이 듭니다. 이제 아이를 위해 따로 음식을 만들지 않아도 되고, 어른들의 밥상에 ‘작은 그릇과 숟가락’ 하나만 더 놓으면 된다는 생각 때문이죠. 그러나 이유식을 끝내고 난 다음의 아이 밥상도 그리 만만치는 않습니다.

 

아직 탐색기가 끝나지 않아 손으로 무조건 주물러 보려는 아이,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 이외에는 먹지 않으려는 아이, 한 끼 먹이려면 그릇을 들고 쫓아다녀야 하는 아이, 입에 물고는 전혀 씹지 않는 아이, 먹다가 누워 버리는 아이 등 “먹이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고 하소연하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이런 싸움에 지친 엄마들은 결국 아이들이 좋아하거나 잘 먹는 음식 위주로 해주거나 혹은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며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를 허락하고 맙니다.

 

그러나 이때 방어막이 뚫리면 아이에게 좋은 식습관, 건강한 식습관을 들이는 것은 어려워집니다. 음식을 처음 만나는 이 시기에 여러 가지 건강한 음식에 맛을 들이면 어른이 되어도 그 맛을 즐길 수 있게 되지만,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먹으면 어릴 때 잔병치레를 할 뿐 아니라 커서도 성인병이나 각종 만성질환의 원인이 됩니다. 이렇게 태어나서 10년 이내 먹는 음식은 평생 건강을 좌우합니다.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가 아이에게 얼마나 해로운지 아시나요? ⓒ베이비뉴스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가 아이에게 얼마나 해로운지 아시나요? ⓒ베이비뉴스
 

그럼 아이에게 어떤 음식을 주어야 할까요? 성장기에 있는 아이는 연령에 따라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이 조금씩 다릅니다. 소아의 필요 에너지는 기초대사량, 성장률, 에너지 소비량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보다 공급량이 많으면 소아비만과 같은 에너지 과잉상태를 유발하고, 반대로 공급량이 적으면 성장과정에 장애가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음식은 어른의 것과 달라야 하고, 가공식품보다는 신선식품으로 다양한 영양소가 골고루, 충분히 들어간 ‘엄마표’ 건강식을 먹여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엄마가 영양소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겠지요. 우리 몸이 움직이고 성장할 수 있도록 연료가 되어 주는 영양소는 탄수화물, 지방과 단백질이며 이를 열량 영양소라고 부릅니다. 밥을 지으려면 주원료인 쌀뿐만 아니라 물, 불, 솥이 다 필요하듯 우리 몸에서도 연료가 제 역할을 하려면 열량 영양소뿐만 아니라 비타민, 무기질과 같은 조절 영양소도 함께 있어야 해요.

 

이러한 5대 영양소와 함께 물, 피토케미컬(Phytochemical)까지 충분히 제공하면 그야말로 건강한 식사가 될 수 있습니다. 피토케미컬은 과일과 채소의 알록달록한 색깔을 나타내는 기능 성분인데 면역력을 길러주고 최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게 해줍니다. 그런데 아무리 중요한 영양소라도 혼자서는 절대로 힘을 쓸 수 없기 때문에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즉, 다양한 식품으로 구성되어 균형 잡힌 영양을 제공할 수 있어야 건강한 식사가 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아이의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준다면, 흰 빵에 딸기잼만 발라 주는 것이 아니라, 통밀빵 사이에 계란과 함께 양파, 양상추, 토마토와 오이를 넣고, 저지방 우유나 두유 한 컵과 주는 것이지요. 우리의 전통음식, 비빔밥은 어떨까요? 다양한 식품으로 구성된 비빔밥 한 그릇에는 탄수화물(밥), 단백질(쇠고기, 달걀 등), 비타민, 미네랄과 피토케미컬(각종 나물류)은 물론 몸에 좋은 불포화 지방(참기름, 들기름, 깨소금)까지 다 들어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흔히 ‘카레’라고 부르는 ‘커리’도 해산물이나 고기와 함께 당근, 양파, 파프리카, 브로콜리 등과 함께 어울리면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습니다. 또는 통밀빵 한 장에 아이가 좋아하는 치즈와 함께 양송이, 피망, 토마토, 올리브, 마늘을 올린 채소 피자도 좋겠지요. 이들 음식은 영양이 골고루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맛도 있어서 아이들은 평소 좋아하지 않는 채소까지 별 거부감 없이 먹게 될 것입니다.

 

아이의 밥상에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간 ‘종합 건강 세트’를 차릴 것인지, 아니면 성인이 되어 부메랑으로 돌아올 불량 음식을 허용할 것인지, 그 선택의 칼자루는 밥상을 차리는 엄마의 손에 달려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지요.


*칼럼니스트 남기선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학교에서 영양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과 연구교수 역임 후 현재 (주)풀무원 식생활연구실 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저염밥상>, <맛있는 다이어트>, <똑똑한 장바구니>, <아이를 살리는 음식 아이를 해치는 음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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