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안은선 기자】
1.5kg의 미숙아로 어렵게 태어난 몽골의 신생아가 장이 썩어 들어가는 신생아 괴사성 장염으로 진단돼 자칫 생명을 잃을 뻔했으나 한국 의료진의 도움으로 새 생명을 얻게 됐다.
중앙대학교병원(원장 김성덕)은 최근 장세포가 죽어가 내장이 파괴되는 ‘신생아 괴사성 장염’을 앓고 있는 몽골 신생아 아마르(생후 1개월, 남아) 아기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병원에서 의료비까지 일부 지원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아기는 현재 한국에 체류 중인 몽골 국적의 부모 슬하에서 지난 5월 어렵게 태어났다. 한국에서 지방 현장 일용직으로 일하며 몽골에 있는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보내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던 자르갈사이함(52, 남)씨는 2011년 여동생의 신장이식 수술을 간병하기 위해 처음 한국에 입국한 벌러르체체그(45, 여)씨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됐다.
두 사람은 아이를 갖기를 원했지만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해 아이를 갖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10월 임신에 성공, 지난 5월 임신 29주 만에 어렵게 아이를 출산하게 됐다.
임신 중 태아는 예정일보다 3개월이나 빠른 약 7개월 만에 서울의 모병원에서 1.57kg의 저체중 미숙아로 태어났다. 하지만, 아기는 태어난 지 보름 만에 혈변과 무호흡 증상을 보이며 전신상태가 악화되기 시작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 빠졌다.
아기는 신생아 괴사성 장염으로 진단돼 병원에서 금식과 함께 항생제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 호전이 없이 더욱 악화되기만 해 지난 7월 3일,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중앙대학교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되어 소아외과 이승은 교수에 의해 응급수술을 받게 됐다.
‘신생아 괴사성 장염’은 장의 점막세포의 괴사가 특징이며, 치료에도 불구하고 약 20% 정도의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이승은 중앙대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저체중의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의 경우 괴사성 장염 등에 걸릴 가능성이 크며, 특히 이번 환아의 경우 병원에 왔을 당시 전신상태가 좋지 않아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미숙아로 태어나 수술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행히 신속하게 응급수술을 하게 돼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위험한 고비를 넘겨 건강을 되찾은 아기는 증상이 호전됐지만, 퇴원을 앞두고 아기의 부모는 적지 않은 병원 치료비가 또 다른 큰 걱정이었다. 아기의 부모는 고향인 몽골을 멀리 떠나와 타국인 한국에서 막노동을 하며 힘들게 생계를 꾸리고 있는 가운데,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갑작스럽게 발생한 고액의 병원 치료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곤란을 겪었던 것.
이에 중앙대병원에서 이들 몽골 가족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고 병원 교직원들이 뜻을 모아 마련한 새생명기금과 복지재단의 지원을 받아 의료비 일부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아기 엄마 벌러르체체그씨는 “고향을 떠나 멀리 이국땅인 한국에서 어렵게 얻은 소중한 아들을 낳자마자 잃을 뻔 했는데, 소아청소년과 이나미 교수님과 소아외과 이승은 교수님을 비롯한 병원 의료진의 지극 정성어린 치료와 병원의 도움으로 소중한 새 생명을 다시 얻을 수 있게 되어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중앙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아기의 진료를 돌보고 있는 이나미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지금은 아기의 체중이 3kg을 넘은 가운데,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경과를 지켜본 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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