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폭행으로 얼룩진 유치원 재롱잔치
아동 폭행으로 얼룩진 유치원 재롱잔치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6.01.2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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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롱잔치가 뭐라고…연습 중 폭행, 폭언한 교사들

【베이비뉴스 김고은 기자】

유치원 재롱잔치를 연습하는 과정에서 5~7세 아이들을 폭행 및 학대한 교사 3명이 수감됐다. ⓒYTN 뉴스화면 캡쳐
유치원 재롱잔치를 연습하는 과정에서 5~7세 아이들을 폭행 및 학대한 교사 3명이 수감됐다. ⓒYTN 뉴스화면 캡쳐


고사리손으로 악기를 연주하고 목청껏 노래 부르는 아이들과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부모들의 잔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연말이면 늘 볼 수 있는 발표회의 풍경이다.


소위 재롱잔치로 불리는 이 발표회는 아이와 학부모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아이에게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뭔가를 뽐내보는 색다른 경험이자, 아주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된다.


부모에게는 사랑스러운 아이의 성장을 확인하고 기뻐하는 자리가 된다. 서투르고 완벽하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 즐거운 진짜 잔치인 셈이다.


◇ ‘똑바로 못해!’ 재롱잔치 연습 중 원생 폭행


그런데 최근 청주 청원군 오창읍의 한 유치원에서 음악제를 연습하는 도중 아이들에게 ‘똑바로 못하느냐’며 폭행 및 폭언을 한 교사의 행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경찰이 공개한 CCTV에는 각을 잡고 줄을 맞춰 북을 치는 아이들 사이로 우두커니 선 아이와 그 아이에게 달려와 손으로 몸을 밀치는 교사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피해 아동이 다른 아이들처럼 북을 치지 못하자 감정이 격앙된 교사가 아이에게 손찌검을 한 것이다.


잔뜩 주눅이 든 아이는 저항은커녕 교사의 손길에 가볍게 밀려나가며 대열에서 이탈됐고, 다른 아이들은 동작을 멈추면 혼이라도 나는 듯 다른 교사에게 집중하며 일사불란하게 북을 두드렸다.


지난해 11월 6일~19일 사이 있었던 연습 과정에서 이 아이뿐 아니라 무려 69명가량 아이들이 이와 같은 폭행 및 폭언을 당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 재롱잔치가 뭐라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고작 5~7세의, 그것도 전문적으로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어린 아이들에게 대체 어떤 모습을 기대했기에 교사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던 걸까?


교육계 등은 이러한 발표회가 새해 원생 모집을 앞둔 시즌에 진행되며 교사와 아이들 양쪽에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는 해석이다.


사건이 발생된 유치원은 청주에서 가장 비용이 높은 사립유치원 중 하나다. 다른 유치원과 마찬가지로 음악제 이후 방학과 원생 모집 등 기간을 거친다. 한 명이라도 원생을 더 모집하려면 음악제 등 연말 발표회에서 학부모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야 유리하다. 그게 이 유치원의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무리한 연습을 요구하며 학대하게 된 주요한 이유 중 하나다.


◇ 눈물로 얼룩진 재롱잔치


사건 발생 후 2달여가 흐른 지난 25일 청주청원경찰서는 이 유치원의 교사 3명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원장을 포함한 교사 4명을 양벌 규정 등에 따라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 두 달 동안 이 유치원의 5, 6, 7세 학부모 62명이 “아이들이 상습적으로 학대당했는데 원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가해 교사뿐 아니라 원장, 경영자를 수사하고 전원 엄벌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경찰에 제출하는 등 행동을 취했다.


유치원 측은 “학부모들이 유별나게 사건을 키우고 있다”며 “피해 원생과 학부모들에게 2차적인 심리적 피해를 안겼다”고 대응했다.


결국 사건 두 달 여 만에 경찰의 구속 등 조치가 이뤄진 상황에서 향후 사건 진행이 어떻게 이뤄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은 “발표회는 강제 폐지시켜야 한다”, “부모에게 뭘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강압적으로 공포 분위기 조성하고 폭행하고 그러는 것”, “그거 안 봐도 되니까 애들 안 괴롭혔으면 좋겠다”, “아이들 너무 잘하면 오히려 애들을 얼마나 잡았을까 생각이 든다. 아이일 뿐인데 너무 안타깝다”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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