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일산 함소아한의원 윤종현 대표원장
바야흐로 여름, 모기의 계절이다. 바캉스 떠날 때 모기약을 챙기는 것은 두 딸의 아빠로써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둘째 딸이 모기에 물리면 퉁퉁 붓고 물집까지 생기기 때문이다. 상처가 아물 때까지 1주일 이상은 기본이고 2주 이상 걸리기도 한다. 잠잠했던 아토피도 벌레에 물리면 증상이 나타난다. 가려움증은 물론 물집까지 생기고 모기에 여러 군데 물리면 피부 질환이 생긴 것처럼 보이다보니 주의를 기울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진료실에도 10년 전에 비해 벌레 물렸을 때 퉁퉁 붓는 증상으로 내원하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물론 알레르기 반응을 잘 일으키는 인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한의학적으로는 속열이 주된 원인이다. 속열이 많은 아이들은 자극에 대한 반응이 크고 빠르기 때문이다. 피부에 스치는 조그만 자극에도 폭발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속열을 풀어줘야 알레르기 반응이 줄어든다. 이를 위해 가정에서는 식단을 개선해주는 것이 우선이다. 속열을 식혀주는 음식은 대체로 육류보다는 시원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채소가 해당된다. 수박이나 참외가 찬 성질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쓴맛이 나는 채소를 먹었을 때 좀 더 깊은 속열을 풀어준다. 평소 야채를 싫어하는 아이라면 억지로 먹이기보다 좋아하는 과일과 채소를 반반 섞어서 갈아주는 것도 방법이다.
증상이 심할 때는 한약처방으로 속열을 풀어주기도 한다. 청나라 때 남부 지방의 전염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고안된 처방들이 이러한 알레르기 질환을 치료하는데 효과를 발휘한다. 중국 남부 지방의 고온 다습한 기후와 풍족하고 기름진 음식을 먹는 생활 환경이 기본적으로 사람을 속열이 많은 상태로 만들었고, 이런 사람들에게 전염병이나 만성병이 생겼을 때 치료를 위해 속열을 고려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모기나 벌레 등에 물려서 부어 오르거나 잘 회복되지 않는 증상에 활석, 황금, 연교(개나리 열매), 죽엽(대나무 잎) 등을 약재로 한약을 처방한다. 또한 어성초나 삼백초 등의 약재를 부위에 바르기도 한다. 이런 약재들을 구하기 어렵다면 평소 보리차에 영지버섯을 조금씩 넣어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영지버섯은 속열을 풀어주고 항알레르기 효과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보리차 4L를 끓일 때 영지버섯 8g을 넣으면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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