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만 되면 찾아오는 어린이 호흡기 감염
9월만 되면 찾아오는 어린이 호흡기 감염
  • 칼럼니스트 오재원
  • 승인 2016.09.0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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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시작되는 9월, 기관지 천식 악화·급증해

[연재] 오재원 교수의 '우리 아이 튼튼하게'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이 시작되면 감기, 천식, 폐렴 등과 같은 호흡기계통의 질환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많다. 특히 발작적인 호흡곤란으로 고생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개 새벽녘 천식발작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주위 가족들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한다.

그럼 왜 아이들이 이렇게 9월 초만 되면 어김없이 호흡기병으로 고생을 하는 것일까? 계절성 알레르기 질환일까? 아니면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감염일까? 모두 맞을 수 있다. 계절성 알레르기의 경우는 그렇게 모든 아이들이 고생하지는 않는다. 특정 알레르기를 가진 아이들만 해당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가 개학을 하고 1~2주가 지나 9월 초가 되면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을 하게 된다.

아이들은 1년에 평균 3~8회 정도 감기에 걸리며, 2세 이하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원인으로는 리노바이러스(rhinovirus)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특히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9~11월)에는 호흡기융합바이러스(RSV: respiratory syncytial virus) 등의 바이러스와 마이코플라스마와 같은 균도 유행함으로써 호흡기감염의 빈도가 늘어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감기는 2~3일간의 증상 악화로 콧물, 코 막힘, 기침, 발열, 목쉰소리, 목 아픔 등이 있은 후 서서히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며 큰 합병증 없이 저절로 좋아지게 된다. 그러나 어린 영아들의 경우에는 중이염이나 기관지염, 모세기관지염, 폐렴과 같은 중증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이 시기에 나오는 콧물, 코막힘, 기침, 재채기 등의 증상은 집먼지진드기의 노출에 의한 천식이나 알레르기비염의 증상과는 감별돼야 한다. 알레르기비염의 증상인 경우에는 대개 발열이 없고 같은 증상이 재발되기 때문에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캐나다의 한 연구에 의하면, 학교가 개학하는 9월에 호흡기 질환 특히 기관지천식이 악화되고 급증한다고 한다. 이 연구는 캐나다 온타리오에 있는 지역병원들에서 1990년부터 2000년까지 11년간 3만 3825명의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입원 병력과 진단 등의 기록을 검토한 결과 11년 동안 매년 9월 10일에서 30일 사이 증상이 악화돼 천식환자들 중 20~25%가 이 시기에 외래를 통해 입원하였다고 한다.

표1. 1990~2000년까지 5~15세 사이 아이들이 병원에 입원한 수 출처:Prevention of childhood asthma exacerbation/Neil W. Johnston,MSc, Malcolm R. sears, MD ⓒ 오재원 교수 제공
표1. 1990~2000년까지 5~15세 사이 아이들이 병원에 입원한 수 출처:Prevention of childhood asthma exacerbation/Neil W. Johnston,MSc, Malcolm R. sears, MD ⓒ 오재원 교수 제공


이 결과는 학교가 개학하는 기간에 아이들이 호흡기바이러스 등에 의해 감염되고 전염되어 환자가 급증하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이 시기에 가장 호발하는 바이러스는 리노바이러스(Rhinovirus)이며, 초가을에 쌕쌕거림이나 천명이 들리는 아이들의 80~85%가 이 바이러스에 양성을 보인다.

리노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유행시기가 다른데 주로 초가을에 유행을 하고 봄에는 발생이 적다. 특히 아이들이 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오는 9월에 가장 유행을 많이 하기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특히 리노바이러스는 천식이 있는 아이들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켜 급작스런 발작을 인하여 응급실로 내원하는 빈도를 높이고 있다.

출처:Prevention of childhood asthma exacerbation/Neil W. Johnston,MSc, Malcolm R. sears, MD ⓒ 오재원 교수 제공
출처:Prevention of childhood asthma exacerbation/Neil W. Johnston,MSc, Malcolm R. sears, MD ⓒ 오재원 교수 제공

흥미로운 사실은 1년 중 호흡기질환 발생빈도를 보면 5~15세 소아에서는 38주(9월 17~24일)에 가장 많았고 16~49세 청소년이후 성인에서는 39주에 가장 발생빈도가 높았다. 이 결과는 아이들이 개학을 하여 등교한 후 바이러스감염이 된 후 집안 식구들에게 전염을 시키기 때문에 부모나 형제들의 호흡기 질환이 급증하게 된다는 것이다.

표3. 연중 호흡기질환 발생의 빈도. 출처:Prevention of childhood asthma exacerbation/Neil W. Johnston,MSc, Malcolm R. sears, MD ⓒ 오재원 교수 제공
표3. 연중 호흡기질환 발생의 빈도. 출처:Prevention of childhood asthma exacerbation/Neil W. Johnston,MSc, Malcolm R. sears, MD ⓒ 오재원 교수 제공


가을철 호흡기감염은 재채기나 기침에 의한 비말이나 손과 같은 오염원과의 직접 접촉에 의하여 전파된다. 리노바이러스나 세포융합바이러스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감염원으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감기가 유행하는 시기에는 유아원이나 학교 등 집단생활을 하는 곳에서 귀가하면 반드시 세수를 하거나 손을 씻도록 하고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가능하면 이 시기에 공공장소로의 외출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어린 영아에서는 합병증이 상대적으로 심할 수 있으므로 호흡기 감염 환자와의 접촉을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

*칼럼니스트 오재원은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교수로서 현재 한양대학교구리병원 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해외 논문 50여편과 국내 논문 110여편 발표하였고, 저서로는 '꽃가루와 알레르기', '한국의 알레르기식물' 등 10여 권이 있다. 특히 소아알레르기 면역질환 및 호흡기질환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서 학술, 교육, 총무, 국제이사 등을 역임하였고, 세계알레르기학회 기후변화위원회, 아시아태평양알레르기학회 화분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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