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난임의 흔한 원인, '정계정맥류'
남성 난임의 흔한 원인, '정계정맥류'
  • 칼럼니스트 이희준
  • 승인 2017.06.2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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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증상 없더라도 조기 검사 필요"

[연재] 이희준 교수의 난임 클리닉

 

차의과대학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여성의학연구소(불임센터) 이희준 교수. ⓒ이희준
차의과대학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여성의학연구소(불임센터) 이희준 교수. ⓒ이희준
얼마 전 외래를 방문한 한 난임 부부의 난임 검사에서 아내는 정상이었으나 남편의 정액 검사 소견이 매우 비정상적으로 나왔다. 때문에 비뇨기과 진료를 추가로 봤고 '정계정맥류'(Varicocele)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수술적 치료 후에 다행히 정액 검사 소견이 좋아져 시험관 아기 시술 후 곧바로 임신에 성공했다.

 

남성 난임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정계정맥류'라는 질환이 있다. 일반 남성 중에서는 약 10% 정도의 빈도를 보이는데 난임 남성에서는 20~30% 정도의 빈도를 보이는 매우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정계정맥류라는 것은 음낭의 고환 주위 혈관이 늘어지고 확장돼 부풀어 오르는 혈관 질환이다. 정도가 심해지면 외부에서도 굵은 혈관이 보이기도 한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주로 정맥 내 판막의 해부학적 이상이나 정맥의 유출 경로가 좁아진 것이 원인일 수 있다.

 

이와 유사한 기전으로 발생하는 질환은 노인성 하지 혈관 질환, 노인 분들의 허벅지나 종아리 등의 다리 하부에서 보이는 하지정맥류(Varicose vein)가 있다.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다리 정맥 내 판막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정맥 내 혈액이 제대로 유출되지 못하거나 오히려 역류, 정체되면서 나타나는 질환이 하지정맥류다. 이는 고환의 정계정맥류와 유사한 혈관 질환이다.

 

고환 주위의 정계정맥류는 한쪽 또는 양쪽에서 동시에 나타날 수 있으며, 한쪽에서 나타나는 경우는 해부학적인 이유로 주로 좌측에서 흔히 발생한다. 정계정맥류가 남성 난임을 야기하는 이유는 주로 정맥 내 혈액의 울혈로 인한 음낭의 온도 상승 때문이며, 또한 고환 정맥 내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아 저산소증을 유발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청소년기의 이른 시기에 발병했다면 고환의 위축이나 발육 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정계정맥류로 인한 증상으로는 고환 주위의 통증, 음낭이 당겨지는 느낌, 음낭 주위 혈관의 늘어짐, 정계정맥류가 동반된 고환이 반대쪽보다 위축되는 현상 등이 있으나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계정맥류는 신체검사를 통해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초음파 검사나 정계정맥조영술을 통해 확진할 수 있다.

 

정계정맥류의 치료는 크게 색전술과 수술적 교정이 있는데 색전술은 혈관을 막아 울혈을 방지하는 치료법이며 수술적 교정은 고환 정맥을 묶어서 울혈을 차단하거나 절제하는 방법이다. 치료 후 정액 검사 소견의 개선은 70% 이상에서 나타나고 임신율도 50%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비교적 치료 후 예후가 좋은 질환 중 하나다.

 

하지만 치료 후에도 정액 내 정자 수가 극도로 부족하거나 아예 정자가 안 보이는 경우는 고환 조직에서 직접 정자를 채취하는 고환내 정자 채취술(TESE, testicular sperm extraction)을 시행해야 한다. 고환 부위를 국소 마취하고 아주 작은 절개를 통해 고환조직을 채취해 현미경으로 정자를 찾아내는 방법이다.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비교적 간단하다.


정계정맥류는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남성 난임의 매우 흔한 원인 질환이므로 난임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조기에 병원을 방문해 신체 검진 및 검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칼럼니스트 이희준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산부인과 전공의, 생식내분비(불임) 임상강사 수료 후 현재 차의과대학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여성의학연구소(불임센터)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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