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 아동방임’으로 ‘자격정지 2년’...보육교사는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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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분 아동방임’으로 ‘자격정지 2년’...보육교사는 결국?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8.01.1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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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상대 행정소송서 ‘승소’...보육교사에 대한 과도한 행정처분 '제동'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수원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자폐성 장애 아동에 대한 방임 혐의로 수원시청으로부터 자격정지 2년이라는 행정처분을 받은 것이 불합리하다고 행정소송을 제기해 2년 만에 승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아동학대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라 있는 가운데, 관할 당국이 보육교사에 대해 과도한 행정처분을 하는 사례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는데, 실제 법원의 판결로 확인된 셈이다. 지난 9일 내려진 보육교사 자격정지 2년 처분 취소 판결의 내용과 의미를 짚어본다.

◇ 보육교사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A 보육교사는 2016년 12월 29일 사건 당일, 어린이집에서 서류작업을 하느라 아동이 창문을 넘어 어린이집 외부로 나가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고, 동료교사가 건물 밖에서 울고 있던 아동을 데리고 들어올 때까지 약 7분간 방치했다는 이유로 검찰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수원시청은 이를 근거로 아동복지법 위반인 방임 행위에 해당한다며 보육교사 자격정지 2년을 행정처분 했다. 지난해 10월 1일자로 해직된 A 교사는 우선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10월 16일 복귀명령서를 받아 다음 날로 복귀한 A 교사는 당시 아동학대 혐의로 같이 조사와 판결을 받았던 다른 두 명의 교사(B 교사 ‘처분 없음’, C 교사 ‘자격정지 1년’)와 비교해 “행정처분이 과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보육교사 A 씨는 장애아동에 대한 방임을 이유로 ‘자격정지 2년’을 행정처분한 수원시청을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끝내 지난 9일 ‘자격정지 2년 처분을 취소한다’는 법원의 판결을 받았다. ⓒ베이비뉴스
보육교사 A 씨는 장애아동에 대한 방임을 이유로 ‘자격정지 2년’을 행정처분한 수원시청을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끝내 지난 9일 ‘자격정지 2년 처분을 취소한다’는 법원의 판결을 받았다. ⓒ베이비뉴스

◇ '자격정지 2년' 보육교사 승소 배경은?

아동학대 혐의를 받은 보육교사가 행정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일도 드물 뿐더러 승소하는 경우도 희박하다. 법원은 어떤 이유로 보육교사의 손을 들어주었을까.
 
법원은 판결문에서 “교사가 피해아동을 방임한 과실은 있으나 당시 교사의 근무상황, 피해아동의 상태, 교사에 대한 인적·물적 지원 여부 등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하면 교사의 과실이 중대하거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여기서 ‘교사에 대한 인적·물적 지원 여부’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판결문 중 '처분의 적법성 판단'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법원은 "A 교사는 어린이집에서 이 사건이 발생할 무렵 보육일지를 작성하고 있었다. A 교사를 포함한 어린이집의 보육교사들은 평일 8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하나 교사는 어린이집 운영사정으로 인해 하루 8시간을 초과해 근무해야 했으므로 보육일지 작성 등 육아 외의 업무를 수행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실상 보육교사의 시간적 열악함과 초과 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인정한 것이다.

피해아동에 대해서는 "경기아동발달센터 조사에 의하면, 피해아동은 자폐스펙트럼장애 및 지적장애와 관련된 진단이 요구되고, 집단 환경에서 보육한다면 반드시 교육의 질과 안전성 확보를 위해 담당교사 이외에 보조전문인력이 배치된 곳을 추천한다. 피해아동의 신체적 나이는 만 4세 1개월(사건 당시 3세 11개월)임에 반해 사회연령은 1.82세, 언어발달은 12개월에 불과하다. 또한 피해아동은 이 사건 이전에도 교실 밖에 나가려고 하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려 하는 등 돌발행동을 하기도 했다. 이에 피해아동 보호자가 2016년경 2~3차례 수원시청을 방문해 피해아동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으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영유아보육법 제17조 제4항은, 보육교직원 및 그 밖의 인력의 배치기준 등에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10조(보육교직원 배치기준), 어린이집에서는 장애아동 3명 당 1명의 보육교사를 두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A 교사는 당시 피해아동을 포함해 10명의 아동을 보육하고 있었는데 A 교사를 조력할 보조교사 등 추가인력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이는 시청이 피해아동 학부모가 장애아동에 대한 보조교사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력을 충원해주지 않아 해당교사 혼자 감당하기 벅찬 인원의 아동을 돌보고 있었다는 점을 참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밖에 피해아동이 입은 신체적, 정신적 피해가 크다고 보기 어려운 점, 2017년 6월 29일 수원지방검찰청으로부터 기소유예 불기소 처분을 받은 점, 피해아동 부모가 교사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을 들어 시청의 사건 처분이 비례원칙을 위반해 시청에 주어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법원은 판결의 적법성을 설명했다.

◇ 아동학대 낙인찍는 사회, 무엇이 바뀌어야 할까
 
A 교사는 승소 판결 후 “아동학대, 방임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보육환경에 대해 운영자, 행정기관, 부모, 교사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지금과 같은 위탁 시스템도 문제다. 어린이집을 잘 관리해야 할 수원시청의 과한 행정처분으로 행정력을 소비한데 대해 책임을 묻고 싶다. 시는 패소함으로써 제 소송비용까지 부담해야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보육교사가 한 번 아동학대 교사로 낙인찍히면 사실이건 아니건 상관없이 범죄자로 본다. 아동학대 행위인지 아닌지 명확한 판단 기준도 모호하고 교사에게 안전장치가 전혀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수원시 관계자는 11일 베이비뉴스와의 통화에서 “소송에 패소했다. 시는 교사의 보육 과정 전반에 대해 보는데 반해 법원은 당시 발생했던 사건 하나만 보고 판단한 것 같다. 교사가 승소한데는 피해아동 학부모의 탄원서가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14일 이내 항소 여부를 결정해야하는데 검토 결과 (항소) 하지 않는 쪽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동복지법을 위반한 보육교사에 대해서는 자격정지 2년을 행정처분 할 수 있고 이에 대해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시 피해아동이 어린이집 밖으로 나갔을 때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지만 발생 가능성이 있었고 예방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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