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미래, 출산율 상승 힘들다” 저출산 패러다임 전환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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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미래, 출산율 상승 힘들다” 저출산 패러다임 전환 절실
  • 최규화 기자
  • 승인 2018.02.0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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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회포럼1.4 주최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정책토론회’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인구정책으로서 평가하자면, 인구변동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인구정책에 대한 체감도 및 이해에 국가와 개인 간 괴리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고도성장기, 성장세 감소기, 저성장기를 거치면서 인구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과 이해가 크게 달라졌다는 거죠.”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나온 김종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사회대책기획단장의 지적이다. 7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이번 토론회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여야 국회의원들이 함께 만든 ‘국회포럼1.4’의 창립에 발맞춰 준비됐다.

토론회에 앞서 창립식을 개최한 국회포럼1.4는 “향후 5년이 출산절벽 위기 극복을 위한 골든타임으로, 범정부적 전사회적 노력이 절실하다”는 뜻에 따라 만들어진 포럼. 공동대표인 남인순·박광온·김관영 의원을 비롯해 14명의 의원이 참여했으며, 학계와 기관·단체·언론 등 전문가 23명이 자문위원으로 함께했다.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정책토론회’의 좌장은 국회포럼1.4 공동대표인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오른쪽 첫 번째)이 직접 맡았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정책토론회’의 좌장은 국회포럼1.4 공동대표인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오른쪽 첫 번째)이 직접 맡았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인구정책 체감도·이해에 국가-개인 간 괴리 존재”

토론회의 좌장은 국회포럼1.4 공동대표인 남인순 의원이 직접 맡았다. 첫 번째 발제자인 김 단장은 ‘저출산·고령화와 인구정책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김 단장은 저출산 현상의 장기구조화을 짚으며 “가까운 미래에 출산율이 반등할 거라 기대하기는 난망하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저출산 시대에 태어난 세대에서 가임여성 수 감소가 가속화되는 ‘음(-)의 인구관성효과’를 소개하며, “출산율이 높아지더라도 출생아 수는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 단장은 1~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평가하며 “성과나 비용 대비 효과가 미흡했다”는 일반의 평가를 전하는 한편, “보편적 복지 확대와 제도적 체계 마련에는 기여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구정책에 저출산 대책과 복지정책 요소가 혼재”한 점과 “인구정책에 대한 체감도나 이해에 국가와 개인 간 괴리”가 존재한 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리고 “출산율 목표치, 혼인 건수, 출생아 수와 같은 정책목표들이 현실성 있는 것들인가”, 그리고 “‘장기적, 구조적 저출산 문제가 극복 가능하다’는 전제가 유효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또한 “정책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 정책수요자들이 상당히 많다”라며, 정책수요자(개인과 가족)가 배제된 정책공급자(정부) 위주의 저출산 대책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에 따라 김 단장은 인구정책의 기본구도가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인구변동을 ‘중립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 “‘대응하여 극복할 문제’보다는 ‘적응 또는 완충해야 할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인구변동의 주체인 개인과 가족의 개별적 기호와 동기로 관점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김 단장은 “집행실적 위주의 행정적 평가를 지양하고, 정책조합의 체계화와 집중, 정책일관성에 더 주목하는 정책체계를 지향해야 한다"고 인구정책 기조의 전환 방향을 제시했다.

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김종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사회대책기획단장(왼쪽)과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평등사회연구실장.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김종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사회대책기획단장(왼쪽)과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평등사회연구실장.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OECD 20개국 분석…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높을수록 출산율 ↑”

두 번째 발제는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평등사회연구실장이 맡았다. 홍 실장은 ‘성평등 관점에서 저출산의 진단과 대책’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를 시작하며 홍 실장은 우선 “지난 10여 년간 저출산에 대한 상당히 많은 연구가 진행돼왔지만 성평등 관점의 연구는 최근에 와서야 시작됐다”며, “저출산 문제를 인구학적으로만 접근해왔다는 것은 반성해야 할 지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홍 실장은 ‘성평등주의의 변화와 출산율의 관계’ 그래프를 근거 삼아, 초기에는 성평등이 진전될수록 출산율이 낮아지지만 성평등이 성숙한 사회로 들어서면 출산율이 ‘U’자 형의 커브를 그리며 올라가는 것을 보여줬다. 그밖에도 “한국의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단순히 인구정책이 아니라 성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스웨덴의 통계학자 한스 로스링의 분석을 전하기도 했다.

홍 실장은 이후 ‘만혼과 비혼의 증가’, ‘다양한 가족의 증가’로 대표되는 가족의 변화와, ‘성별 임금격차’와 ‘경력단절’ 문제를 비롯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비혼출산’에 주목해 “결혼과 출산과의 연계성은 약해지고 있다”며, “지난 20년간 출생아의 절반이 비혼출산”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비혼출산율이 높은 국가일수록 합계출산율도 높게 나타난다”고 통계를 근거로 분석했다.

그리고 OECD 국가의 비교사례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2000년부터 2014년까지 OECD 20개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현금 지원 ▲ECEC(영유아 보육·교육) 지출 ▲1인당 GDP ▲혼인율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성별 임금격차 ▲장시간 근로 남성 비율이 높을수록 출산율은 감소한다는 결과도 전했다.

이에 따라 홍 실장은 “성평등 관점에 기반한 저출산 대응 정책의 새로운 프레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저출산 대응 정책은 “저출산의 문제를 생물학적 출산의 문제로만 접근함으로써 출산과 자녀양육의 사회적 의미를 약화”시킨 문제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녀출산과 양육의 전 과정에 있어서 가족, 노동시장, 사회의 준비와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저출산 극복, 부분적 증세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아니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와 재정정책 역할 관련 쟁점’을 주제로 발제한 최준욱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원.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와 재정정책 역할 관련 쟁점’을 주제로 발제한 최준욱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원.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마지막 발제는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와 재정정책 역할 관련 쟁점’을 주제로 최준욱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진행했다. 최 연구원은 우선 “통상 초산연령이 상승하는 시기에 합계출산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한 후에 초산연령이 상승을 멈추는 시기에는 출산율이 반등한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초산연령의 상승이 지속되는 상황이고 어디까지 올라갈지도 알 수 없다는 게 문제”라고 사태의 심각성을 짚었다.

최 연구원은 ‘정부가 대규모 재정을 투입했음에도 출산율 제고 효과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 반론을 펴기도 했다. “저출산 대응 예산 자체가 정확히 정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점과, “저출산 대응예산 등의 범주로 논의되는 재정지출 중 상당 부분은 단지 출산율 제고만을 목표로 하는 정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어 “우리나라의 가족정책지출은 빠르게 증가했지만, GDP 대비 비중은 OECD 국가 중 멕시코, 터키, 미국에 이어 네 번째로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가족지출의 ‘현금’, ‘서비스’, ‘조세지원’ 등 수단별 지원액 구성을 보면, 우리나라는 ‘서비스’가 전체 지원액의 72%를 차지해 OECD 국가 중 가장 높고, ‘현금’의 비중이 약 13.6%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특징을 보인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저출산 극복은 굉장히 큰 변화가 필요하고 굉장히 큰 재원이 필요한 문제”라며 “세율을 조금 올리는 부분적인 증세 정도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육아휴직 급여 인상을 예로 들어 “다른 수단 없이 고용보험료만 올린다면 고용에 대한 조세 부담만 올라가고 고용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커지기 때문에 문제”라며, “부모보험 등 다른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최 연구원은 “단순히 증세 문제로 연결시켜버리면 이것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이 저출산 정책까지 후퇴하게 만든다”며, “어떻게 하면 사회적인 저항을 가장 줄이면서 저출산 정책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아직까지 별로 없는데 하루빨리 연구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당사자적 감수성 부족… 정책결정자 편견이 정책 효과 직결”

국회포럼1.4 자문위원인 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정부가) 당사자적 감수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국회포럼1.4 자문위원인 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정부가) 당사자적 감수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이후 국회포럼1.4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정부가) 당사자적 감수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조 대표는 “정책결정자들의 편견과 인식이 정책 효과와 직결된다”며 “위기에 놓여 있는 삶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도 촉구했다.

그밖에도 신언항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 박춘선 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장 등이 ▲부처별 칸막이를 넘어서는 콘트롤타워의 역할 문제 ▲지원 정책의 복잡성 문제 ▲저출산 극복 예산의 규모와 적합성 문제 ▲미혼모 경제지원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남인순 의원은 국회포럼1.4의 향후 활동에 대해 “무엇보다 기존의 인구 중심의 저출산 정책에서 성 평등 문화 정착, 다양한 가족형태에 대한 지지, 일·가정 양립 여건 조성 등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목적세 신설 방안 검토 등 안정적인 재정확보 대책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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