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장내에 계신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조희연이라는 이름 세글자를 연호하시면 안 됩니다. 집회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선거법에 위배될 수 있습니다. 박수와 환호성은 괜찮습니다.” (사회자 KBS MC 박재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27일 오후 7시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책 ‘태어난 집은 달라도 배우는 교육은 같아야 한다’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 책은 조 교육감이 그동안 SNS와 서울시교육청의 정책을 통해 발표한 글들을 정리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극히 개인적인 글들도 있고, 교육불평등 해소를 위한 교육신념과 정책적 노력도 담겨 있다.
조 교육감은 오는 6월 지방선거까지 임기만료를 약 3개월 앞두고 본격적인 교육감 재선 활동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과 20일은 각각 종로구와 용산구에서 같은 책으로 저자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공식 출마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지방선거 교육감 재선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그래서 선거법 위반이 될 소지를 차단하기 위해서, 행사 주최 측은 사회자를 통해 참석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한 것이다.
현장에 40분 일찍 도착했지만 1층 로비 엘리베이터에는 이미 조 교육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 몰려온 사람들로 붐볐다. 8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홀은 1층과 2층 모든 좌석은 물론 양 옆 계단과 심지어는 입구까지 참석자로 북새통을 이뤘다. 다목적홀 입구와 내부 포토존에서는 조 교육감의 저서 판매 및 조 교육감과의 기념촬영이 이뤄졌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정세균 국회의장,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재정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 김생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김해경 전교조 서울지부장 등 여당 정치인은 물론 교육계 관계자 다수가 참석했다. 현장에 오지 못한 사람들은 영상축전(박종훈 경상남도교육감, 김지철 충청남도교육감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으로 인사말을 전했다.
먼저 축사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은 조 교육감과의 관계를 ‘실과 바늘’이라고 비유했다. 박 시장은 “조 교육감과는 참여연대부터 시작해서 사회적 활동을 하던 모든 과정에서 함께했다. 내가 시장이 된 후 교육감이 되더라.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은 뭐든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마치 재선 출정식을 방불케하는 자리가 돼서 너무 기분이 좋다. 사실 나는 4년 전에 조 교육감을 응원한 사람이다. 그 당시 일부 서울시민들은 조희연이 참신하고 좋은데, 과연 괜찮을까 하는 우려도 했었지만 그동안 교육감으로서 행정을 펼친 것을 보면 우려가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생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은 “조 교육감과 나는 ‘며느리와 시어머니’ 관계로 활동하고 있다. 나는 조 교육감을 접하면서 자기랑 생각이 다른 계층과도 대화하려는 것을 잘 봐왔다. 복잡한 교육계에 갈등조절 잘하고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이다. 조 교육감이야 말로 이 시대 가장 원하는 교육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해경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조 교육감의 저서 제목에 나는 300% 공감한다. 하루 빨리 교육불평등을 해결하는 일에 시민단체, 학부모, 일반시민 모두가 함께 노력하는 경주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축사 이후 조 교육감과 모델 한현민 씨는 사람패션쇼를 진행했다. 조 교육감은 선글라스와 트렌치코트, 청바지를 입고 관객에 모습을 드러내 손하트, 브이 등 다양한 포즈를 보였다. 한 씨는 나이지리아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으로 타임즈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10대 30인에 든 세계적인 모델이다. 워킹부터 포즈까지 완벽함을 보였다.
조 교육감과 한현민 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제야의 종 타종행사에서 처음 만났고,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초대한 신년 모임에도 함께했다. 다문화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조 교육감은 한 씨가 다문화 교육의 중요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인물이라고 판단하고 이날 출판기념회에 초대했다.
조 교육감은 ‘조희연-한현민의 쎈톡’ 시간에서 “한현민 씨가 한국에 있다는 것이 축복이다. 한 씨가 없었다면 한국인의 기준은 뻔하다, 피부색이 밝고 한국말을 사용하는 등. 하지만 한 씨를 보고, 우리 아이들이 차이와 다름을 과거보다 차별 시각이 아니라, 훨씬 열린 시각으로 볼 수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지향해야할 미래역량이고 창의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중 사회자가 조 교육감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었다. “조 : 국이 부른다, 희 : 연아 뭐하니, 연 : 임해라”는 삼행시를 말하자 조 교육감은 웃음을 보였고 객석 곳곳에서는 환호가 쏟아졌다.
끝으로 조 교육감은 “4년 임기를 채운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하다. 박근혜 정부에 의해 2년 동안 재판을 받기도 했는데, 그동안 저를 지켜주시고 여러모로 성원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4년 임기를 마친 것이 직선제 이후 최초인 것 같은데, 남은 기간 열심히 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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