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를 바로 먹은 아이 VS 나중에 먹은 아이
마시멜로를 바로 먹은 아이 VS 나중에 먹은 아이
  • 칼럼니스트 한근영
  • 승인 2018.04.10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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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아이심리] 자기 조절 능력과 마시멜로 테스트

자기 조절 능력은 미디어 자극을 다루는 것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상담실에서 만나는 여러 가지 심리적인 문제들은 자기 조절 능력이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수준으로 발휘되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미디어 기기의 사용이 아이들의 자기조절능력에 영향을 끼칩니다. ⓒ베이비뉴스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미디어 기기의 사용이 아이들의 자기조절능력에 영향을 끼칩니다. ⓒ베이비뉴스

이 글의 주제인 미디어 기기를 사용하는 문제나 공부를 하는 문제, 대인 관계에서 갈등을 견디는 것, 어렵고 힘든 스트레스를 견디고, 버티는 것 등이 모두 자기 조절과 관련돼 있습니다. 특히, 미디어 자극 사용과 갈등과 관련해서는 자기 조절 능력이 발달이 이뤄지지 못하면, 대개 아이들은 부모들과 한 약속들을 지키기 어렵게 됩니다.

또, 자기 조절 능력이 잘 발달이 된 경우일지라도 이걸 주변 여건과 무관하게 늘 발휘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지금껏 잘해왔던 아이들일지라도 주변의 유혹이 늘어나거나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가 늘어나게 되면 자기 조절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고, 그런 경우 대개 약속 시간을 넘기게 됩니다. 이럴 경우,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경우라면, 정해진 사용 시간을 넘겼을 때 아이 마음이 다치지 않는 방식으로 즉각적으로 바로 잡아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아이들이 그동안 발달시킨 자기 조절 능력과 이를 돕는 부모가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 부모들의 양육방식입니다. 이것들이 이후에 진행되는 부모나 전문가가 개입할 때 그 효율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그러면, 자기 조절 능력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는 걸까요? 타고나는 걸까요? 아니면 후천적으로 배우게 되는 걸까요? 이와 관련해 가장 유명한 심리학 실험은 마시멜로 테스트입니다. 워낙 유명한 실험이긴 합니다만, 혹시 이 실험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하면, 유치원 있는 4~5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합니다. 부모의 동의를 당연히 얻고 나서, 아이들을 일방경이 설치된 방으로 데리고 가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선생님이 갑자기 일이 생겨서 어딜 다녀와야 하는데, 그동안 잠시 기다리렴. 15분 있다가 올건데, 마시멜로를 하나 줄게. 선생님이 올 때까지 안 먹고 기다리면, 하나를 더 줄게. 단, 정 못 참겠으면 먹어도 된단다. 그런데, 못 참고 먹게 되면, 이따가 선생님이 돌아왔을 때 마시멜로를 더 얻어 먹지는 못한단다."

실험자가 그 방을 떠나고, 연구자들은 아이가 모르게 연구자가 떠난 이후의 실험실에서 벌어지는 아이의 행동을 일방향 거울을 통해 살펴봅니다. 어떤 아이는 실험자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하나를 더 얻어먹고, 어떤 아이는 실험자가 떠나자 마자 먹어버립니다. 그리고 나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은 종료되고, 기나긴 연구가 진행되지요. 기다렸다가 얻어먹은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의 이후 인생에 대해서 계속 연구합니다. 학교 성적, 교우관계, 대학 진학, 졸업 후 취업해 받게 되는 연봉까지 확인하면서,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여러 가지 결과물들에 대해 수십년 간의 추적 연구를 진행합니다.

예상하시는 바와 같이, 기다렸다가 마시멜로를 하나 더 얻어먹은 아이들이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성적도 높고, 더 좋은 대학을 하고, 친구도 많고, 연봉도 더 많았다고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워낙 고전에 속하는 연구이고, 국내에서는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서적으로 출간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어린 시절이 자제력이 이후 성인기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유명한 연구 결과입니다. 아이들이 너무 어리다보니,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게 아닐까 싶지만, 후속의 연구에서는 이런 자제력의 발달은 교육적인 영향을 매우 많이 받는다는 결과들이 발표되었습니다.

언뜻 보면, 자기 조절능력은 아이들이 전적으로 발휘하는 것 같지만, 주변 어른들의 영향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일정시간 기다렸다가 마시멜로를 추가적으로 얻어먹었던 아이들의 공통점은 어른들의 말을 신뢰했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반드시 자신의 노력이 보상받으리라는 믿음인거죠. 아이들이 자제력이 길러지는 가장 큰 전제 중의 하나는, 부모의 말을 믿을만한 것으로 보느냐에서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부모의 말을 믿으려면, 평소에 약속을 잘 지켜야 하고, 또, 아이와 약속을 할 만한 시간을 내고,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야 합니다.

다음에는 아이들에게 미디어 자극을 제공하는 방법과 이후 대처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칼럼니스트 한근영은 한국 몰입 연구소/로샤 코리아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한국가이던스에서 인성, 진로, 학습, 상담, 부모 교육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부모 상담과 부모 교육, 학습 상담을 주로 하며, 수원 지방 법원 진단전문가/전문상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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