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 가기 싫어서 아프다고 핑계를 대요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서 아프다고 핑계를 대요
  • 칼럼니스트 김지연
  • 승인 2018.04.1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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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아이의 사회성 Q&A] 어린이집 적응을 못하는 아이

Q. 우리 아이는 아침이면 자주 배가 아프다며 어린이집에 안 가고 싶어합니다. 어린이집을 가지 않고 집에 있으면 아프다는 말없이 잘 지내는데요. 반복되는 상황을 지켜보니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할 때나 가고 싶지 않을 곳을 가야 할 때 배가 아프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어린이집을 억지로 보내 자니 안쓰럽기도 하고, 안 보내 자니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마다 아프다는 핑계를 댈 것 같은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탁상용 달력에 하트를 그려 기분만큼 색칠하며 점점 늘어나는 용기를 칭찬하며 복돋아줍니다. ⓒ김지연
탁상용 달력에 하트를 그려 기분만큼 색칠하며 점점 늘어나는 용기를 칭찬하며 복돋아줍니다. ⓒ김지연

A. 아이는 분명 배가 아픈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복통과는 다르게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정서적으로 불안정 할 때 나타나는 신체화 증상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위 경우처럼, 아침에 아프다고 해서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으면 집에서는 평안하게 잘 지내는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는 정서적으로 불안이 해소돼 긴장이 풀리고 편안해 보이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부모님들 대부분은 내 아이의 행동이 양치기 소년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거나, ‘또 그런다’와 같은 발언을 하면 아이는 더욱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입니다. 아프다고 할 때는 어루만져 주고, ‘용기’와 관련된 동화책이나 만화를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야기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토닥여주고, 다녀온 후 큰 박수를 보내주세요.

1. 신체화 증상은 부모와의 애착 형성이나 타고난 기질에 따라 나타나기도 합니다

부모와 애착 형성이 잘 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자녀가 부모와 떨어질 준비가 완벽히 되지 않은 것입니다. 보통 3세까지는 부모가 돌봐야 애착이 잘 이뤄져 어린이집에 보내도 된다고 하지만, 사실 아이의 기질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충분히 보살펴서 보내려고 하더라도 예민한 기질의 아이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분리가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것이 신체화돼 복통, 두통, 빈뇨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모습이 잦은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것을 접할 때마다 나타날 문제이기도 합니다. 가령, 현장 학습을 가거나, 새학기, 초등학교 입학 등 반복해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때마다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동일합니다. 지치지 마시고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계속 되는 성공 경험이 있다면 언젠가 스스로 해결될 문제이므로 다그치지 마세요.

2.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걱정’이 아닙니다

‘무서워’라고 말을 자주 한다고 해서 용기가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아이의 용기가 부족해 자신감을 심어 주기 위해 무리한 과정을 유도하거나 많은 사람 앞에 노출시키는 것은 더한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무섭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이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레 표현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단, 너무 지나치면 소극적이 되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회피하는 경향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자주 들여다 봐줘야 할 것입니다.

아이들은 지능이 발달하면서 감정도 세분화해 표현합니다. 부모가 없는 어린이집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누가 이해해 줄 지, 혹은 어디에 의지할지 몰라 두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걱정’이 아닌 ‘관심과 사랑’을 더욱 제공하세요. 정서적인 원인을 살펴 스트레스를 낮춰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3. 다녀온 후 아이와 함께 기분을 색칠해 보세요

필자의 자녀도 처음 유치원에 갈 때는 거의 매일을 울며 힘들어 했습니다. 그리고 가지 않겠다는 말도 매일같이 하곤 했지요. 그때마다 응원하고 다독여줘도 어린아이의 입장에서는 매일매일이 감당하기 힘든 감정들이었습니다.

당시 제 아이와 함께 했던 방법인데, 어느 정도 감정 표현이나 간단한 대화가 가능한 4세정도 아동에게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보통 탁상용 달력을 이용합니다. 달력이 없으면 칸을 질러 달력을 만들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녀오면 그 날짜에 하트를 그려 놓고 그날의 기분만큼 하트에 색칠을 합니다. 하트의 일부만 채우거나 기분과 관련된 색상을 매일 다르게 사용해도 좋습니다.

아침에 무섭고 배가 아프다고 했다면 지금은 괜찮은지 어루만져 주며 관심을 표현하고, 그날의 기분만큼 색칠을 합니다. 그리고 어린이집에서 좋았던 일을 한 가지씩 찾아내며 긍정적인 측면을 발견해 메모해 두어도 좋습니다. 배가 아팠음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잘 다녀온 일에 대한 칭찬을 해줍니다.

그리고 하루하루 색칠한 하트가 늘어나는 것을 보게 되면 아이도 용기를 낸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며 점차 나아지게 될 것입니다. 부모는 그러한 아이를 자랑스러워하고 고마워한다는 표현으로 지지해 주면 정서적인 안정에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지연은 한 아이의 엄마이자 아동심리치료 전문가로, 현재 부산의 연세i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교육상담심리학 석사로 현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아출판의 칼럼을 시작, 현재는 언론사 칼럼란에 사회성 기술(Social Skill) 및 심리 관련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상담 시 가장 많이 듣는 부모가 어떻게 해주면 될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통해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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