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만 찾는 아이, 어떻게 해야 친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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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만 찾는 아이, 어떻게 해야 친해질 수 있을까?
  • 칼럼니스트 김혜준
  • 승인 2018.04.18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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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준의 Fathering Tips] 아빠의 노력과 엄마의 센스가 필요
아빠는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엄마는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는 센스를 발휘해주는 게 좋다. ⓒ베이비뉴스
아빠는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엄마는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는 센스를 발휘해주는 게 좋다. ⓒ베이비뉴스

Q. 15개월 된 남자아이를 둔 아빠인데... 저는 아침 8시쯤 출근해서 집에 오면 10시가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쉬는데 쉬는 날 아이와 놀고 싶어도 아이가 도통 엄마와 떨어지려고 하질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아이와 친해질 수 있을까요?

A. 평일에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하고 쉬는 날 아이와 함께하고 싶어하는 이 아빠에게 박수부터 보내고 싶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와 친해진다는 게 참 만만치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이 머리속에 아빠를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신나는 사람’으로 선명하게 인식시키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이 아빠의 경우 주말에 하루 정도 함께 지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으니 아기가 아닌 성인인 경우일지라도 쉽사리 친해질 수 있는 조건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아빠란 갓 태어난 아이에게 처음으로 접하는 타인(他人)입니다. 엄마에 의해 소개되는 타인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엄마와 아기는 임신기간 내내 같이 호흡하고 같이 느끼면서 지낸 일심동체이지요. 또 태어나서도 엄마가 아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은 아빠에 비해 많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출발선도 다르고 출생이후에도 함께 지내는 시간의 양에 차이가 있고 보면 아이가 엄마만 찾고 아빠에겐 데면데면한 건 당연하죠.

우선 아빠는 ‘아이를 향한 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직장 일에 쫒기는 아빠에게 ‘아이를 향한 시간’은 그냥 주어지지 않지요. 비상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가능해지는 어려운 일입니다. 아일랜드에서 미국으로 이민한 지 4대 110년 만에 대통령을 배출하고 미국 최고의 명문가로 거듭난 케네디 가의 사례를 참고해 보시죠. 아버지 조지프는 아이들에게 사업상 일어났던 일을 자주 들려줬답니다. 빈번한 출장 끝에 집에 돌아오면 저녁식사 시간에 그동안 만났던 유명인사들과 인상 깊었던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죠. 아이들은 흥미진진한 세상 이야기를 아빠의 눈과 입을 통해 접할 수 있었지요.

뿐만 아니라 사업을 하는 바쁜 와중에도 집을 비울 때에는 반드시 전화를 걸어 아홉 명의 아이들을 불러모아 차례로 통화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경쟁적으로 아버지에게 그날 일어난 일을 아버지에게 말하곤 했습니다. 그리고도 전화로 못다 한 이야기는 편지로 보충하곤 했다고 하니 대단한 아빠이지요. 아이들은 학교생활에 관해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편지로 적어서 아버지에게 정기적으로 보냈고, 아버지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일일이 답장을 해주었다고 하지요. 훗날 대통령이 된 케네디는 “아버지는 세상에서 아이들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우리들이 느낄 수 있게 해주셨다”고 회고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15개월 아이를 상대로 할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지만, 중요한 건 아이에게 늘 아빠가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입니다. 요즘은 화상통화 등등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시간적 공간적 거리도 메울 수 있지요.

다음으로 생각해야 할 포인트는 “어떻게 해야 같이 있고 싶은 신나는 아빠가 될 것인가?”입니다. 엄마는 해주기 어려운 ‘몸으로 때우는 놀이’와 엄마와는 다른 특별한 재미를 주는 아빠가 될 것을 추천합니다. 사실 15개월 즈음 아이와 놀아주려면 상당한 체력이 필요합니다. 2015년에 사단법인 ‘함께하는아버지들’에서 '창작놀이 공모전'을 개최한 적이 있는데, 유투브를 검색해보면 거기에 입상한 작품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아빠의 몸을 마치 놀이기구처럼 활용해서 아이를 신나게 해주는 ‘아빠랜드’, 아이가 아빠를 마음대로 조정하는 ‘아빠로봇’ 등등 특별한 도구없이도 아빠와 뒹굴면서 노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답니다. 제가 아는 어떤 아빠는 퇴근하면 현관문 밖에서 아이가 좋아할 만한 종이가면을 덮어쓰고 초인종을 누르기도 하지요. 제가 고문을 맡고 있는 ‘아빠놀이학교’라는 네이버 카페에 가입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처럼 두드리면 열리는 문은 주변을 찾아보면 꽤나 많습니다. 결론은 버킹검이 아니라 ‘아빠의 노력과 실천’입니다.

그런데 아빠의 노력만으로는 2% 부족합니다. “저녁에 아빠 오시면 같이 먹자”든지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놀이가 있다면 “아빠 퇴근하면 아빠에게 해달라고 하자. 아빠랑 하는 게 훨씬 재미 있을거야...” 든지... 물론 이때 남편에게 미리 귀띔해주는 센스도 챙기시고. 엄마가 아이에게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에 대한 기대를 심어준다면... 부자유친(父子有親)은 훨씬 손쉬워지겠죠.

엄마의 이런 센스는 다음 2가지가 있어야 자연스레 발휘될 수 있습니다. 우선 뭐니 뭐니 해도 부부의 금슬이 좋아야 하겠지요. 사실 부부 사이가 안 좋으면 ‘노(No)답’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엄마가 ‘아버지효과’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아버지효과(fathers effect)란 인지발달, 정서안정, 대인관계, 신체자극 등 아이에게 아빠가 전해주는 좋은 영향력이 따로 있다는 겁니다. ‘좋은 아빠조차도 엄마하기 나름’이라는 또 하나의 엄마숙제를 드려서 미안합니다만... 사실인 걸 어쩌겠습니까? 아빠는 좀 더 노력하시고 엄마도 그런 아빠를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김혜준은 2012년부터 아빠들의 일가정균형을 돕는 저술과 교육 및 캠페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단법인 ‘함께하는아버지들’(www.fathers.or.kr)의 대표이자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기획분과위원을 맡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부모교육 매뉴얼 제10권(아버지)」을 책임 집필했고, 「부모3.0 – 육아살롱 in 영화」 외 2권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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