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상가 서점에 갔었는데, 엄마 전화가 온 거예요. 그런데 아빠가 스피커를 틀어놓고 전화를 받는 거예요. 엄마가 휴대폰 속에서 소리 지르고 아빠도 크게 소리 지르고... 사람들이 다 듣게...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나는 얼굴도 빨개..."
◇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부모의 모습은 세계시민교육의 모델이 됩니다
우리는 위의 사례와 비슷한 광경을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됩니다. 운전하면서 앞 차를 향해 큰 소리로 경적을 울리는 아빠의 모습, 길을 막고 고성으로 다투는 모습, 버스에서 남을 의식하지 않고 큰 소리로 통화하는 성인의 모습에서 우리는 타인에 대한 존중이나 배려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는 타인과의 바람직한 사회관계 형성의 기본이 되는 자기조절 능력이 부족한 성인의 모습입니다. 유아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와 같은 일차적 양육자를 통해 세상의 모든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점차 성장하면서부터 유아는 자신을 둘러싼 주변의 모든 성인을 배움의 본보기로 삼게 됩니다.
그렇다면 타인존중과 배려는 세계시민교육에서 어떠한 위치를 점하고 있을까요?
◇ ‘타인존중과 배려’는 유아기부터 형성돼야 할 세계시민교육의 가치요소입니다
히터(Heater)는 1990년에 발표한 그의 저서(Citizenship: The Civic Ideal in a World History, Politics and Education)를 통해서 타인존중과 배려는 자기이해 및 가치존중과 더불어 세계시민교육의 중요한 가치요소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는 세계화의 관계에서 세계시민으로서 지니는 개인의 정체성 또한 타인에 대한 존중 및 배려와 신뢰 및 책임감을 통해 형성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유아기에 경험하게 되는 타인존중과 배려는 유아의 긍정적 자아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그러면 유아에게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어떻게 함양시킬 수 있을까요?
◇ '타인존중과 배려'교육은 가정, 그리고 지역사회의 연계를 통해서 이뤄집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2년‘5세 누리과정 교사용지도서’를 통해서 유아교육기관에서 이뤄지는 모든 교육은 가정 및 지역사회와 연계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3~5세 누리과정의 구성 방향에는 ‘타인존중과 배려’가 강조되고 있으며, 사회관계 영역에는 유아가 ‘자신과 다른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저로 유아교육현장에서는 유아의 ‘타인존중과 배려’의 덕목을 증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사용지도서에는 유아가 다른 사람에게 배려를 받았을 때는 항상 “◯◯이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할 수 있도록 지도하라는 구체적인 지도의 예도 제시돼 있습니다. 이러한 유아교육기관의 노력과 더불어 가정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 '타인존중과 배려'는 유아의 일상생활 속에서 기본생활습관으로 형성돼야 합니다
'5세 누리과정 운영을 위한 교사 연구 자료집'에는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행동 기르기’ 세부내용에 대한 교사의 지도원리가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습니다. 그것은 ‘교사는 생활 속에서 항상 유아에게 모범이 되도록 행동하고 말한다’입니다. 이는 누리과정 사회관계 영역의 성격이 교육활동에서는 유아와의 생활 속에서 교사가 모범을 보이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취지와 일치합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가정에서의 부모나 유아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성인들 또한 유아와의 생활 속에서 모범이 되어야 함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타인존중과 배려’는 아주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예를 들면, 공공장소에서는 타인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조용한 목소리로 대화한다거나, 휴대폰 벨소리를 조절한다거나, 공중화장실을 깨끗하게 사용한다거나 하는 등의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무심코 행하는 습관이 바로 그것입니다. 따라서 세계시민교육의 영역 중 하나인 ‘인권존중’의 내용 요소인 ‘나와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는 유아의 일상생활 속에서 기본생활습관으로 형성돼야 합니다. 아울러 우리 성인들은 유아세계시민교육에 있어 교사, 부모, 그리고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