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윤정원 기자】
TV드라마에 묘사되는 아버지는 언제나 가족에게 희생하며 자식들에게 자상하고 아내에게 헌신적이며 가정의 화목을 위해 큰소리 한번 내지 않는, 인자하기 그지없는 가부장으로 묘사된다.
시모주 아키코의 ‘가족이라는 병’이라는 책에서 타인의 가족과 비교하는 데서부터 불행은 시작된다고 했는데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고 우리는 종종 타인의 관점에서 가부장을 바라보기 쉽다. ‘대체 나의 가부장은 왜?’ 라는 물음표가 머리 위를 동동 떠다니기 마련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끝내 가부장과 화해하지 못하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희박한 딸과 아빠의 관계에서 가부장은 어떤 존재로 그려지는지 한번쯤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가족 공감 카툰 에세이 ‘애정만 있는 가족이 무슨 가족이라고!’는 ‘가족이라는 병’을 앓고 있지만 함부로 드러낼 수 없으며 가부장과 끊임없이 불화하면서도 효도라는 유교적 관념에 지나치게 얽매여 자신의 삶과도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딸의 이야기, 혹은 우리 모두의 가족 이야기를 담았다.
가장 친밀한 관계라서 무관심하기 쉬운 가족, 우린 가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정, 연애, 팬심 등으로 타인에 대해서는 맹렬한 관심을 쏟지만 부모나 배우자, 형제의 기호에 대해서 무관심하기 쉽다. 그럼에도 우리는 서로를 한 몸처럼 생각하고 서로에게 이해를 바란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그래서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 상처들은 켜켜이 쌓여 어느 날 불화로, 사건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잘 알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한, 그래서 더 조심스러운 것이 바로 ‘가족’ 이야기다.
저자는 이상적인 가족 또한 ‘모래 위에 지은 성’같은 존재라고 생각할 때 ‘배려’가 생겨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배려가 기본이 될 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당연했던 말과 행동을 일단 멈추고 바라볼 수 있는 여유도 찾아온다는 것. 이 책은 드라마 같은 가족의 화해는 판타지일 뿐이고 이상적인 가족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할 때 비로소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았다.
196페이지, 뚜루 지음, 나무발전소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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