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희 부부는 교육에 관심이 많은 열혈 부모입니다. 7세 여아인데 학습에 흥미도 있고 또, 공부를 잘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조기 교육에 신경을 쓰고 있는데 문제는 저와 남편의 의견이 맞지 않아서 사교육을 시키는데도 서로 옳다고 우기며 싸우게 됩니다. 저희가 싸우는 모습이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거 같아서 불안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 아이가 하는 말은 어느 정도 진실일까요
학습에 흥미가 있다고 하셨고 조기교육을 하고 계신다면 아이가 학습 능력이 높고 성취도도 높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부모님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아이에게 동기 부여가 돼서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발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가 공부가 재미있다고 표현하는 부분을 면밀히 살펴보셔야 합니다. 부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혹은 기뻐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칭찬을 받는 것이 즐겁기 때문에 자신이 공부를 좋아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진실이 무엇인지 과연 진심인지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 교육을 올바르게 시작하는 첫 단추입니다.
◇ 공부가 재미있다는 아이의 진실 체크리스트
1. 좋아하는 책을 지속적으로 스스로 찾아서 본다.
“책 읽자”라는 제안 없이 스스로 지속성 있게 읽는다면 학습하는 흥미로 연장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2. “엄마 나 지금 공부 해 숙제도 다 했어”라고 보고 한다. - 엄마의 반응을 살핀다면
엄마를 기쁘게 하려는 마음이 우선이고 그를 통해 인정받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3. 책을 보거나 탐구 상황에서 질문을 많이 한다.
상대적으로 질문은 적다면 아직은 지적, 학습적 탐구가 활발하지 않으므로 학습에 즐거움을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4. 부모님께 혼날 거 같은 상황이 되면 공부를 한다.
-공부를 하거나 책을 보면 혼이 덜 나거나 그 상황을 피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부부는 서로 다른 사람 남편이, 아내가 나와 똑같아야 될까요
나와 다른 사람의 의견은 틀린 것이 아니고 다름이라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적으로 상황에 처하면 내가 맞고 상대가 틀렸다는 생각에서 자유롭기가 어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심리적 분리가 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특히 부부는 더욱 더 상대가 나에게 맞춰주기를 기대하므로 자신의 의견을 부정하거나 수용하지 않으면 서운하게 느끼고 화가 나게 됩니다. 그런 상황이 갈등이 되고 싸움으로 이여지게 됩니다. 분명히 물리적으로 각각 개체임이 분명한데 사고나 생각이 하나처럼 합일된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먼저 자신과 다른 생각을 인정하고 수용하려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네 그렇지만 그건 지금 상황에 맞지 않고 합리적이지 않잖아 그러니까 이렇게 해야 될 거 같아”라는 주장은 다른 의견은 짧게 이해하고 빨리 내가 원하는 대로 유도하려는 강요가 느껴집니다. 수용은 다른 의견에 대해 자신이 충분히 생각해 보는 것이 우선돼야 합니다. 그리고 서로 다른 내용을 조율해 중간 지점의 타협을 끌어낼 수 있어야 바람직하겠습니다.
◇ 배는 한 척인데 사공이 두 명이면 어떻게 될까요?
위에서 다른 의견에 대한 조율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아이가 학습에 흥미가 있다면 내용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함을 알아봤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될지 예를 들어 의견 드리겠습니다.
▶before
교육이라는 항해를 시작한 배가 한 척 있고, 승객이 한 명 있습니다. 서로 항해를 잘 할 수 있다며 사공을 하겠다고 주장하는 사공이 두 명 있습니다. 두 명의 사공이 싸우고 배는 흔들거리며 방향을 잃게 됩니다. 승객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불안 합니다.
▶after
두 명의 사공의 대화를 했습니다. 이 배가 도착해야 곳은 어디일까?
-승객이 가고자 하는 곳이 목적지입니다.
▶누가 사공을 하는 게 옳을까?
-사공과 사공을 도울 보조 역할은 더 적합한 사람이 역할을 맞는 것이 중요합니다. 핵심은 사공의 첫 번째 자격은 보조 사공의 의견을 수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 한 배를 탄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무사히 행복한 항해를 할 수 있을까요?
교육에 주체는 아이이므로 부모님은 아이의 관심사와 성장 과정을 지켜보시면서 안내하시는 역할에 정성을 쏟으시면 어떨까요. 부부가 교육에 대한 가치관이 다를 수 있고 추구하는 삶에 내용도 차이가 날 수 있겠지만 항상 주체가 아이라는 생각이 기준이 된다면 아이가 원하고 하고 싶은 것이 우선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족 구성원이 각자 행복해야 교육이라는 항해는 행복하게 무사히 목적지까지 도달하지 않을까요.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한양아동가족센터 상담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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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사이에도 서로 그 점을 인정하고 배려하다보면
자녀들도 바람직하게 커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