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아이를 키우다보면 이런 날들이 있다. 나는 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이렇게 행복하지만은 않을까? 나는 좋은 엄마가 될 수 없는 걸까? 이런 물음은 엄마들에게 자책감과 죄의식을 불러온다. 하지만, 엄마의 자책감과 죄의식은 육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아이의 창의력을 갉아먹을 뿐이다. 그렇다면 과연 자책감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신간 영국 육아의 비밀(에마 제너 저, 구계원 역, 아우름 폄) 속 엄마를 위한 저자의 조언을 5회에 걸쳐 연재한다. - 기자말
아이에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정리하라고 했지만 좀처럼 말을 듣지 않는 상황에서 부모들은 보통 이렇게 말한다.
“정리하고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지. 지금부터 셋을 셀 거야. 하나! 둘!”
하지만 이 경우, 아이는 그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말을 듣지 않는다. 아이가 엄마 말을 잘 듣게 하고 싶다면 부모는 아이에게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를 분명히 말해줘야 한다.
“엄마가 정리하고 들어오라고 했지. 셋까지 세는 동안 정리하지 않으면 오늘은 하루 종일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없어.”
명확하고 구체적인 화법이 필요하다. 부모들이 이 뒷부분을 덧붙이지 않는 이유는 부모 자신도 아이가 어떠한 대가를 치러야 할지 좀처럼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어떤 경우에도 아이에게 말뿐인 협박을 해서는 안 된다. “계속 떼쓰면 여기에 놔두고 갈 거야”라고 말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 부모가 절대 아이를 놔두고 갈 리가 없다는 사실을 아이가 잘 알고 있다면, 아이는 입 밖에 내서 말하지는 않더라도 온몸으로 ‘그래요? 어디 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해보시죠!’라는 뜻을 표시하기 때문이다.
말뿐인 협박은 부모와 부모가 하는 말의 위신을 떨어뜨릴 뿐이다. 물론 그렇다고 진짜로 아이를 내버려두고 가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것, 실천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만 입 밖에 내야 한다는 의미다.
아이에게 숫자를 셋까지 셀 동안의 시간을 주는 것은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으려 할 때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은 두 가지 주의점만 지키면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우선 아이가 행동을 바로잡을 때까지 부모가 지나치게 오래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다섯까지 세면 너무 길다. 아이는 계속 시간을 늘리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또한 “셋 하고 반……” 하는 식으로 단위를 바꿔서는 안 된다. 이러면 아이는 숫자 세기에 협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머지않아 “셋 하고 반의 반의 반……”이 나올 테고, 어느새 간단한 일을 시키거나 나쁜 행동을 바로잡기 위해 스무 번 가까이 수를 세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이가 거의 말을 듣기 직전이라고 여겨질 때 딱 한 번만 더 숫자를 세어주면 기분 좋게 놀이터에 갈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않으면 아이가 한바탕 떼쓰는 광경을 지켜보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둘’이 너무나 쉽게 ‘둘 하고 반’으로 둔갑하고 만다.
부모들은 부디 마음을 굳게 먹기를 권한다. 숫자 세기를 질질 끌 경우, 오늘은 조금 빨리 놀이터에 갈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숫자를 세고 아이를 설득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은 자라서 바깥세상에 뛰어들면 ‘안 돼’라는 부모의 말을 거듭 듣게 될 것이다. 아이가 그 말을 들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부모의 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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