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기간, 즉 가장 더운 시기가 바로 삼복(三伏)입니다. 삼복은 세 번 엎드린다는 의미인데 이는 가을의 기운이 다가오다가 여름의 맹렬한 더위에 바짝 엎드리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뜨거운 여름 기운에 사람들도 맥을 못 추고 기운을 잃기 쉬워 예로부터 보양식을 먹으며 건강을 지켜왔습니다.
삼복 기간의 대표 보양식은 삼계탕인데, 옛날과 달리 요즘은 삼계탕보다 좋은 음식들이 많지만 그래도 복날 대표 음식으로 삼계탕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삼계탕 재료인 닭은 고기가 연하고 소화가 잘되기 때문에 허약한 아이들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좋은 보양 음식입니다.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며 비타민 A, 엽산, 요오드 같은 성분들도 많이 들어 있어서 여름철 더위로 잃어버린 입맛을 돋우며 피로를 해소하고 면역력 증진에 좋습니다.
특히 무더위에 허약해서 기운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 몸이 약해서 식은땀을 너무 많이 흘리는 사람들, 몸이 약해서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해 무기력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새어나가는 기운을 잡아주고 식은땀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황기를 넣은 삼계탕을 먹으면 원기 회복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남성들의 스태미나 음식으로 잘 알려진 장어도 여름철 보양식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습니다. 『동의보감』에 장어는 허약한 사람들의 기운을 돋우고 정력을 좋게 한다고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장어는 필수 아미노산, 각종 비타민을 비롯해서 철분, 칼슘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여름철 피로를 풀어주고 에너지를 북돋울 수 있습니다. 장어에는 불포화지방산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혈중 콜레스테롤 제거에도 도움이 됩니다. 다만 장어의 경우 찬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몸이 차고 소화가 잘되지 않으며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들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맛이 담백하고 칼로리가 낮아서 닭이나 장어처럼 무겁게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기운을 돋우는 데 필요한 영양이 풍부한 전복 역시 여름철 좋은 보양식이 됩니다. 전복에는 항산화 비타민은 물론이고 간 기운을 돋우는 타우린 성분이 풍부해서 피로를 없애주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줍니다. 해독 작용을 하기 때문에 몸 속 노폐물 배출을 촉진하며 신장 기능을 강화해서 남성들의 정력 강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눈을 맑게 하며 피부의 상처 회복에도 도움이 되며 면역력 강화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더운 여름철이면 몸을 가볍게 하고 기운을 돋우는 음식으로 까치콩이라고 불리는 백편두를 많이 먹었습니다. 까치콩은 특히 소화기의 기능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여름철에 위장 기능이 떨어져 소화가 잘되지 않을 때도 좋습니다. 또한 자양강장 효과가 있어서 체질적으로 허약하고 더위를 잘 이기지 못해 기운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좋습니다.
요즘처럼 더위가 극심할 때는 실외보다는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게 되는데 냉방 때문에 오히려 복통, 설사와 같은 냉방병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몸이 찬 체질인 경우에 냉방병으로 인해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고 피로도 가중될 수 있는데 이때도 까치콩이 도움이 됩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서울 강남 가로수길의 김소형한의원에서 환자를 만나고 있다. 치료 뿐만 아니라 전공인 본초학, 약재 연구를 바탕으로 한방을 보다 넓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 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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