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붉은 빛, 기이한 향기, 붉은 용, 흰 기운, 오색구름…. 조선시대 왕들의 탄생 이야기에 나오는 ‘신이한’ 징조들입니다. 8월 9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조선시대 국왕의 탄생 이야기’를 주제로 박용만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책임연구원의 특강이 열렸습니다. 박 책임연구원은 조선시대 왕들의 흥미로운 탄생 이야기를 조선왕조실록 부록에서 찾아냈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기록돼 있는지, 카드뉴스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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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용과 흰 기운’ 조선 왕들의 탄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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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9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조선시대 국왕의 탄생 이야기’를 주제로 박용만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책임연구원의 특강이 열렸습니다. 실록에서 찾은 왕들의 흥미로운 탄생 이야기, 카드뉴스로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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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대 인조]
인조가 태어나기 전 천문관측을 맡은 벼슬아치는 “귀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예언했습니다. 외조모는, 붉은 용이 나오고 어떤 사람이 병풍에 “귀한 아들이 천년 복을 가지고 태어난다”라고 쓰는 꿈을 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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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대 인조]
그리고 인조가 태어나기 전 방 안에 붉은 빛이 비치고 기이한 향기가 가득 들어찼다고 합니다. 아기 인조의 오른 넓적다리에는 무수한 사마귀가 있었는데, 이는 한나라 고조 유방의 신체 특징과 일치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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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대 효종]
어느 날 저녁 효종의 모후인 인렬왕후의 침실에 세 가닥의 흰 기운이 날아 들어와 서쪽 창 사이에 엉겨 있었다고 합니다. “연기 같으면서도 연기가 아닌” 것이 한참 있다가 흩어진 뒤, 그날 밤 효종이 태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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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숙종]
할아버지인 효종이 꿈을 꿨습니다. 숙종의 모후인 명성왕후의 침실에서 어떤 물건을 덮은 이불을 들춰보니 바로 용이었습니다. 효종은 왕이 될 아들을 얻을 징조로 여겨, 바로 ‘용상(龍祥)’이라 이름부터 지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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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영조]
영조가 태어나기 사흘 전 동쪽에 붉은 빛이 비치고 흰 기운이 덮었습니다. 한 궁인은 영조가 태어난 보경당으로 흰 용이 날아드는 꿈을 꿨고, 아기 영조의 오른팔에는 용의 비늘 같은 아홉 개의 무늬가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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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정조]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신룡(神龍)이 여의주를 물고 침실로 들어오는 꿈을 꾼 뒤, 흰 비단에 용을 그려 벽에 걸어뒀습니다. 탄생 하루 전에는 몇 십 마리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도성 사람들이 모두 봤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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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대 순조]
궁인이 오색구름 속에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꿈을 꿨고, 임신한 수빈의 눈빛이 평상시보다 맑았습니다. 탄생일에는 오색 무지개가 하늘에 뻗치고 신이한 빛이 궁림(宮林)을 둘러싸, 사람들이 달려가 축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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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대 헌종]
어머니인 신정왕후의 꿈에 익종이 옥을 새긴 나무를 갑에 담아 줬습니다. 탄생일에는 한 무리의 학이 전각 위로 날아올라 한참 돌다가 갔고, 아기 헌종은 용의 눈동자와 비슷해 준수했고 목소리가 우렁찼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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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대 철종]
순조비인 순원왕후의 꿈에 아버지 김조순이 나타나 어린아이를 올리며 잘 기르라고 당부했습니다. 순원왕후는 꿈이 기이해 글로 남겨뒀는데, 훗날 철종을 대궐로 들일 때 보니 꿈속에서 본 것과 똑같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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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가 사라진 시대”인 조선 후기에, 이처럼 믿기 힘든(?) 왕들의 탄생 이야기가 조선왕조실록 부록에 수록된 것은 특이한 일입니다. 박용만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책임연구원은 그 이유를 이렇게 해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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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 환국, 탕평 등 정치권력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왕위를 계승해 정통성이 필요했다. 이에 국왕을 하늘이 내린 신성한 존재로 강조한 것이다. 순조 이후 세도정치가 공고화하며 정치집단의 이해가 개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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