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아이와 식사시간, 즐거우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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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아이와 식사시간, 즐거우신가요?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18.10.1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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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대다수의 엄마들에게 식사 시간은 늘 전쟁이다. 어디 식사 시간뿐이랴. 사이사이 공복에 챙겨줘야 하는 간식 시간도 마찬가지다. 우리 아이는 비교적 밥을 잘 먹는 축에 속한다. 간식을 먹은 뒤에도 삼시 세끼는 꼬박 먹는 편이라 주위에서 걱정이 없겠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이미 단 것에 노출된 아이는 내가 아무리 떡이나 과일 등으로 간식을 유도해 보아도 젤리, 사탕, 초콜릿을 외치기 일쑤이다. 말도 서툰 아이지만 본인이 원하는 것은 귀신같이 표현해 내는 재주가 있더라. 심지어 간식을 숨겨놓은 위치까지 정확히 찾아낸다.

그렇게 군것질로 공복을 채운 아이는 식사 시간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슬슬 편식도 하기 시작해 제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먹고 유독 자극적인 음식에만 적극적이다. 그나마 내가 먹여줄 때가 편했지 싶을 정도로 본인의 의지가 강해진 아이는 이제 내가 먹여주는 행위마저 거부한다. 스스로 수저를 들고 제가 먹고 싶은 것만 먹겠다고 떼를 부리니 이것저것 신경 써서 차려낸 밥상 앞에 엄마는 한숨만 절로 나온다.

저녁만큼은 아빠에게 먹일 것을 권하자, 당황한 아빠는 임시방편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영상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사실 아빠도 별다른 방법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본인이 즐겨 찾는 동영상이나 애니메이션을 틀어주면 거기에 빠져 몇 숟가락은 아무 생각 없이 받아먹는다.

언젠가 육아 전문가가 아이가 아무리 밥을 거부하더라도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 중 하나라고 했었는데. 이렇게라도 먹이지 않으면 다시 허기가 진 아이는 과자며 단 것들을 비롯한 군것질거리를 찾을 것이 뻔하니 오늘도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반복하곤 하는 것이다.

물론 매일이 그렇지는 않다. 어쩌다 반찬도 골고루 곁들여 한 그릇 뚝딱 비워내는 날도 있다. 그럴 때면 하루의 육아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갈 정도로 기쁘다. 엄마에게 아이 식사를 챙기는 일이란 이만큼 크고 무거운 과제인 것이다.

함께 육아를 하는 엄마들과는 이런 심정을 쉽게 공유할 수 있다. 비단 우리 집만 겪는 문제가 아니기에 다행이지 싶다가도 서로 좋다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시도해 보아도 해결책이 안 보일 때는 더욱 답답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이에게 어떤 음식을 해주면 오로지 밥상에만 집중하면서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문제는 음식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본보기가 되는 부모의 식습관이나 식사 시간, 식사할 때의 환경 등 모든 것이 아이에게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마치 짜인 각본처럼 아이의 올바른 식습관 형성에 맞아떨어지는 날은 얼마나 될 것인가!

◇ 끝까지 독하게 마음먹는 것만이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걸까

우리 아이 '올바른 식습관' 만들기. 오늘도 엄마의 가장 큰 고민이다.
우리 아이 '올바른 식습관' 만들기. 오늘도 엄마의 가장 큰 고민이다. ⓒ여상미

어떤 이들은 엄마 아빠가 좀 더 독하게 마음을 먹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성장 발달 검사를 진행했던 의사선생님도 조언했던 부분이었다.

설사 아이가 고집을 피우고 당장 굶더라도 절대 밥 먹기 전에는 간식을 주지 말 것, 식사 중에는 동영상 시청 등 일체 다른 행위를 하지 말 것, 부모와 함께 식사하는 습관을 들이며 즐겁게 먹는 분위기를 만들어줄 것, 다양한 음식에 노출시켜 식재료 자체에 흥미를 유발하고 식사에 집중하도록 유도할 것, 이 모든 것을 부모가 앞장서서 먼저 실천하고 보여줄 것.

이론적으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해서 이번에는 절대로 그러지 말아야지 몇 번이고 독하게 마음을 먹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가 실망하고 울고 먹지 않으며 심지어 갖은 애교를 동원해 애원할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모든 계획이 스르르 무너지고 만다.

끝까지 독하게 마음먹고 바른 식습관이 잡힐 때까지 반복해서 도전하는 것만이 답인가? 이제는 정말 나도 모르겠다는 심정이다. 아직 자기 조절이 안 되는 아이와 계속해서 씨름해야 하는 엄마는 매일 이 문제로 지쳐간다. 어디서 해결사가 나타나 뚝딱 고쳐주면 좋겠다는, 터무니없는 생각만 하염없이 든다.

‘혹 누군가의 말처럼 크면 괜찮아질까?’ 성장만 하면 확실하게 달라진다는 보장이 있다면 꾹 참고 기다려보겠지만 원인 없는 결과가 어디 있으랴. 현실적으로는 그 어떤 방법도 뾰족한 수가 없으니 그저 내 마음을 다잡는 수밖에. 언젠가는 아이가 즐거운 마음으로 밥상에 앉아주기를 고대하고 또 고대하면서 엄마는 늘 그랬듯이 다시 앞치마를 둘러매곤 하는 것이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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