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에 집중하는 놀이는 어른들의 놀이일 뿐

[내 아이의 사회성 Q&A] 가족과 함께하는 사회성 놀이

Q.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사회성 증진 놀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사회성 증진 놀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베이비뉴스

A. 사실, 가족 간에는 무엇을 하지 않아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자녀와 함께 해줄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즐거운 놀이로 감정을 나눠보는 것도 훌륭한 시간이 되겠지요?

아이들과는 많이 놀아주는 것보다 짧아도 즐겁게 놀아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즐겁게 놀아주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힘든 이유는 부모는 자녀의 반복되는 활동들이 재미없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그저 놀이에 참여만 해줘도 됩니다. 놀이를 즐기기 위해서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미완성일지라도 놀이의 과정, 시간을 함께해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 결과 중심이 아닌 과정 중심의 놀이에 집중하세요

자녀와 블록놀이를 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빨강 블록 위에 꽂아야 할 것이 초록 블록 위에 꽂아져 있으면, 바로 있던 블록을 뽑아서 빨강 블록 위로 옮기는 부모가 있습니다. 어른들은 무엇인가 완벽하고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결과물에 더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어른들의 놀이일 뿐, 자녀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결과 중심이 아닌 과정 중심의 놀이에 집중하세요. 모양을 새로 바꾸거나,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을 받는 순간 더 이상 놀이가 아니라 일이 되어버립니다. 잘 지켜봐주고 지지해주는 것 또한 잘 놀아주는 부모에게 필요한 덕목입니다.

◇ 자녀가 놀이를 선택하도록 해주세요

"오늘은 블록놀이 할까? 인형놀이 할까?"라고 부모가 먼저 제안하지 마세요. 억지로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 것을 함께 시작하세요.

놀이에도 다양한 영역이 있습니다. 사고능력, 공간지각능력, 집중능력, 정서향상능력 등에 도움이 되는 놀이를 다양하게 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중 사고능력에는 역할놀이가 있는데 3-4세에는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건들을 스스로 역할놀이에서 표현할 수 있으므로 이때 사회적 기술을 높이기 위해 부모가 적극적으로 역할에 참여해주면 좋습니다.

◇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가족놀이

▲쌓기 영역의 대표적인 놀이는 블록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활하는 공간인 집이나 성과 같은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 블록을 공유하고 협동을 함으로 가족 간의 자연스러운 놀이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회성 기술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며, 구조물을 완성했다는 기쁨도 함께 공유할 수 있습니다.

간혹 아이가 부서트리는 행동을 보여 함께 하기 어렵다는 부모님도 있는데, 건설 후 파괴하는 것에서 억압적인 감정을 해소하고자 하는 행동일 수 있으므로 위험하거나 공격적이지 않는 이상 망가뜨리는 행동도 놀이로써 즐겨주세요.

▲승부욕이 강한 아이들은 승부가 있는 게임의 경우 지고 난 후, 계속해서 다시 하자고 이야기할 수 있으며, 놀이가 아닌 싸움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승부욕이 강하거나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아이들은 정서적인 안정을 취할 수 있는 모래나 지점토와 같은 도구를 이용하여 가족과 함께 모래놀이나 지점토 만들기 등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가족 간의 다양한 역할놀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엄마 역할은 아이가, 아이 역할은 엄마가 하며 역할을 바꿔보면 가족관계에서의 역할, 행동을 몸소 느끼며 배울 수 있습니다. 또는 다양한 직업에 따른 특성들을 흉내 내봄으로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간혹 부모가 가르쳐주지 않은 범위의 말과 행동을 아이가 할 경우 부모가 당황하여 “누가 그랬니?” 하고 채근하며 묻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의 입장에서 무언가 잘못된 말과 행동을 한 것이라 느낄 수 있고, 이는 자연스러운 아이의 생각을 공유하기 힘들게 하는 행동이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체를 이용한 공놀이나 거품을 내어 목욕놀이를 해보는 것 또한 가족 간의 스킨십을 이용한 애착과 상호작용에 도움이 되는 놀이입니다. 또한 집에 있는 미끄럼틀을 이용하여 바닥에 커다란 바구니를 놓고 각종 작은 공이나 쌀 등을 굴려가며 떡방앗간 놀이를 해본 뒤 실제 가래떡을 잘라보고 만져도 보며 요리놀이로 발전시켜볼 수 있습니다.

▲비눗방울 놀이를 해볼 수 있습니다. 비눗방울 불기를 좋아하는 이 시기에 비눗물에 색깔을 섞어 다양한 색상을 이용해봅니다. 커다란 전지에 불어보면 거품 자국이 그대로 종이에 표현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비눗방울을 불어 거품으로 그려낸 그림을 이용하여 다양한 이야기도 만들어보고 그림도 함께 그려보면 즐거운 놀이가 될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지연은 한 아이의 엄마이자 아동심리치료 전문가로, 현재 부산의 연세i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교육상담심리학 석사로 현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아출판의 칼럼을 시작, 현재는 언론사 칼럼란에 사회성 기술(Social Skill) 및 심리 관련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상담 시 가장 많이 듣는 '부모가 어떻게 해주면 될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통해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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