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싸우고 억울해서 잠 못 자는 아이
친구와 싸우고 억울해서 잠 못 자는 아이
  • 칼럼니스트 홍양표
  • 승인 2018.11.21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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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두뇌 만들기] 아이들끼리 싸웠을 때

Q. 제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 김성민입니다. 아이가 하교 후 울음을 터트리며 집에 왔습니다. 6학년이라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울면서 와서 '무슨 일이냐' 물었습니다. 학교에서 방과 후 친구와 싸웠는데 그 친구 부모님이 다 오셨다고 합니다. 친구 아버지는 나름 중재를 하신다고 하셨는데 그 어머니가 계속 제 아이만 무섭게 인상 쓰며 노려보았다고 합니다.

시비 건 것도 때린 것도 그 아이가 시작했고, 같이 몸싸움을 했는데, 그 아이는 울면서 부모를 불렀나 봅니다. 상대방 아이가 '너희 엄마도 자기 엄마가 불러서 올 거니까 기다리라'고 해서 제 아이는 그 말을 믿고 기다렸는데 저는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친구의 아빠가 시켜서 성민이는 두 번 사과했는데, 그 아이는 한 번만 사과했다고 합니다.

저도 화가 났지만 담임선생님께 중재를 부탁한다고 전화는 드렸는데도, 성민이가 잠을 못 자네요. 억울해서 잠이 안 온다며 '엄마가 그 부모에게 사과를 받아달라'고 합니다. 현명한 부모가 되고프지만 정말 어렵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상대방 아이와 부모는 학교에서도 소문이 난, 말 많은 성격인 것 같습니다.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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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흔히 어려서부터 부모들은 아이에게 '먼저 때리지는 말아라. 하지만 친구가 먼저 때리면 너도 같이 때리라'고 교육을 합니다. 어찌 보면 맞는 이야기 같습니다. 그래서 정당방위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과연 그럴까요? 생각해보면 저도 어려서 맞아보기도 했고 때려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맞고 때리며 싸우는 것보다는 그것으로 인해 그 친구와 화해를 하고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다는 것이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는 어른들의 간섭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 스스로 화해를 배우게 되었고 더 나아가 소통의 기본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나친 부모의 간섭은 아이 스스로 살아가면서 배워야 할 중요한 것들을 배우지 못하게 하지 않은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성민이가 부모의 도움 없이 먼저 나서서 이 친구와 화해를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면 누구에게서도 배울 수 없는 큰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우선 아이가 잠을 못 잔다니 어느 부모라도 화가 나고 속이 상할 만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러한 사건을 극복해가면서 성장하고 성숙되는 것입니다. 아이의 사회성은 친구 관계, 부모님과의 관계 등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성장합니다. 이런 사건을 만나게 되고 그것을 극복하면서 아이의 사회성은 자라나게 됩니다.

그래서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부모의 개입은 조심스러울 수 있습니다. 친구와 싸우고 부모를 바로 부르려는 것이 아이의 사회성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입니다. 그 아이도 성민이와의 싸움에 지는 것 같아서 부모를 부른 것 같습니다. 즉 이기고 싶은데 혼자 힘으로는 부족해서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입니다. 성민이에게 이 상황도 꼭 잘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가 어떻게 극복해야 상처받지 않고 바르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우선 두 아이가 몸싸움을 한 것은 둘 다의 잘못입니다. 원인을 상대방이 제공했다고 하더라도 같이 치고받고 싸웠다면 그 행동에는 둘 다 책임을 져야 합니다. 즉 둘 다 혼이 나야 합니다.

다행히 두 아이 모두 크게 다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만약 상대방의 아이가 다쳐서 지울 수 없는 흉이 생겼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대방 아이가 먼저 시비를 걸고 먼저 때렸으니 성민이는 잘못이 없을까요?

지금 성민이는 자신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상대편 아이와 부모의 행동에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억울한 것입니다. 하지만 폭력을 쓴 성민이도 혼나야 합니다. 동생이 내 물건을 만졌다고 때리거나, 친구가 나를 때렸다고 같이 폭력을 쓴 것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물론 원인이 상대방에 있다고 해도 성민이가 친구를 때린 것은 잘못입니다. 잘못하면 혼이 나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누가 덜 혼났는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시는 폭력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입니다.

불가피한 폭력은 없습니다. 상대방의 부모만 왔다고 하더라도, 또 성민이 어머님이 그 자리에 있었어도 누가 잘못을 했든 폭력은 안 된다는 것을 먼저 충분하게 이해시켜야 합니다.

아이는 지금 '나는 두 번 사과하고 친구는 한 번 사과를 한 것도 불공평하며, 원인이 친구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잠까지 못 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친구의 부모가 성민이에게 잘못했다고 생각하기에 사과를 받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성민이에게 먼저 폭력에 대한 잘못을 충분히 이해를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엄마가 갔어도 너희들 모두 혼을 냈을 것'이라고 말해주세요. 엄마가 다음에 그 친구를 만나서 혼을 내는 것은 비겁하니 나중에 친구 엄마를 만나면 꼭 무섭게 째려보며 말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세요. 그리고 아이를 꼭 안아주고 '다시는 폭력은 쓰지 말자'고 한 번 더 이야기해주세요.

마지막으로 '그 아이는 부모를 불렀으니 중학생, 고등학생, 성인이 돼서도 친구와 싸우면 부모를 부르는 아이가 되니 네가 어른'이라고 편들어 주세요. 아이가 진 것이 아니라 더 성숙한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세요. 아이의 마음에 충분한 공감과 정확한 지도가 필요하겠지만, 어머님께서 나서서 이 일을 해결해준다면 오히려 화가 될 것 같습니다.

*칼럼니스트 홍양표는 25년째 유아 및 초중등 두뇌 교육을 연구하고 있으며 「엄마가 1% 바뀌면 아이는 100% 바뀐다」, 「우리 아이 천재로 키우는 법」, 「부모가 바뀌어야 자녀가 바뀐다」 외 다수의 책을 집필했고 여러 방송에서 두뇌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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