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난민’ 위기 아이들… 부모협동형 유치원 지원하라”
“‘교육난민’ 위기 아이들… 부모협동형 유치원 지원하라”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8.11.27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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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터뷰] '유치원 무단폐원 119' 법률지원 손익찬 변호사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유치원 무단폐원 119는 지난 24일 경기 하남시 셀라황커피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에 부모협동형 유치원을 위한 장소 임대를 촉구했다. ⓒ유치원 무단폐원 119
유치원 무단폐원 119는 지난 24일 경기 하남시 셀라황커피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에 부모협동형 유치원을 위한 장소 임대를 촉구했다. ⓒ유치원 무단폐원 119

여기저기 들리는 유치원 폐원 결정 소식에 불안감을 느끼는 학부모는 많아졌다. 교육부는 인가 없이 ‘무단폐원’을 하더라도 형사처벌뿐이고 행정조치로 유치원 운영을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지난 23일 무단폐원을 앞둔 유치원 학부모·교사 모임 ‘유치원 무단폐원 119’가 공식 출범했다. 당장 내년 3월부터 아이들을 보낼 수 없는 상황을 긴급하다 판단해 모임 이름에 ‘119’를 썼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 ‘유치원무단폐원119(cafe.naver.com/savechild119)’를 개설하고 이곳에서 제보를 받고 있다. 또한 같은 처지에 놓인 학부모들의 힘을 모으고 있다.

출범 다음 날인 24일에는 경기 하남시 셀라황커피에서 ‘유치원 무단폐원 119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부모협동형 유치원을 위한 장소 임대를 촉구했다.

이날 발표한 발족 선언문에서 이들은 “맞벌이 엄마 아빠가 퇴근하고 웃으면서 하원시킬 수 있는 유치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아이들을 몇 명씩 짝지어 인근의 병설·단설 유치원으로 보내는 방법이 있다고 하지만, 친구·교사와의 관계를 무너뜨리고 생이별을 하라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현재의 교육공동체를 온전하게 유지하는 것이 아이에게 교육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부모협동형 유치원을 대안으로 내놨다. 부모협동형 유치원은 부모·교사가 조합원인 사회적 협동조합이 설립자가 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으로부터 부지와 건물을 빌려 유치원을 설립하는 방식이다.

26일 유치원 무단폐원 119의 법률지원을 맡고 있는 손익찬 변호사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Q. 유치원 무단폐원 119는 어떤 계기로 발족하게 됐나.

"아이들이 다니던 유치원이 폐원 의사를 밝힌 서울 도봉구와 경기 하남시 두 지역 학부모님이 모여 출범식을 갖게 됐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보자며 단체를 설립했다. 

전환을 하려면 설립자 의지가 있어야 한다. 매입형으로 전환하려면 유치원 설립자가 유치원을 팔아줘야 하는데다, 5개 학급 이상인 유치원만 매입할 수 있다. 경기 하남시의 예원유치원이나 서울 도봉구 천사유치원은 4개 학급뿐이다. 그러다보니 교사와 학부모가 같이 갈 수 있는 모델을 부모협동형 모델로 본 것이다."

Q. 정부는 사립유치원이 폐원하면 국공립유치원으로 아이들을 우선 배치하는 등의 폐원 대책 방안을 내놨다. 어떤가?

"국공립유치원에 비해 사립유치원은 운영시간도 길고 방학도 짧다. 국공립 보내다가 이 점 때문에 사립유치원으로 옮긴 분들이 많다. 정부는 ‘사립유치원이 폐원하면 국공립으로 아이들을 보내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워킹맘은 운영시간 때문에라도 국공립에 보내기 어렵다. 이렇게 되면 나라가 경력단절여성을 만드는 셈이다. 가정 내 소득도 없어지니 지역경제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Q. 유치원 설립까지 들어갈 예산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으며, 설립까지 다른 문제는 없나?

"경기도광주하남교육지원청은 ‘설립만 가능하면 사회협동조합 설립인가와 유치원 설립인가는 패스트 트랙으로 도와줄 수 있다’고 답했다. 유치원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설립비용은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거나, 사회적 협동조합이 대출을 받거나, 뜻이 있는 분들로부터 증여를 받거나, 부모들이 소규모 출자를 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유치원 행정 자체를 유치원 설립자 며느리가 행정실장을 맡아왔기 때문에 기관 운영비 규모를 알기 어렵다." 

Q. 앞으로 유치원 무단폐원 119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하남시장과 면담을 지난 15일에 진행하고 그 자리에서 유치원 장소 제공 요청을 했다. 도봉구 쪽은 도봉구청 교육행정지원과 관계자를 만났지만 장소가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교육부 장관은 분산 수용을 약속했지만 일선 교육청에서 국공립으로 배정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이 없다고 말한 사건이 있었다. 머리는 하겠다고 하지만 손발이 안 움직이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처음학교로’를 통해 유치원 원아 모집을 시작했다.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 유치원이 폐원을 해버리면 아이들은 그야말로 ‘교육 난민’이 된다.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부모님을 모아서 전국단위 모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으로 힘을 짜내어 전국 학부모가 모여서 당하지 말고 한목소리를 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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