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돌아온 아빠는 아이와 가까워지는 시간이 많이 부족합니다. 만약 맞벌이 부부라면, 아이는 엄마 아빠를 보는 시간보다 오히려 어린이집 같은 보육 시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죠.
잘 보지도 못하는 신생아 때부터 엄마와 아빠의 목소리를 들으며 애착이 형성되어 있지만, 아이와 친밀감을 계속 유지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빠는 단짝친구'라는 파트 중 첫 번째로 전할 이야기는 아빠의 목소리를 통한 친밀감 형성에 대한 내용입니다.
아이와 친밀감을 유지하는 제일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목소리를 섞는 것입니다. 대화라고도 하죠. 그러나 대부분 아빠들은 엄마에 비해서 말수가 적어요. 그러다 보니 아이는 엄마와 아빠가 함께 있더라도 엄마랑 이야기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아빠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어떤 부분이 좋은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잘 몰라서 소홀하는 경우가 많아요. 동화책을 읽어주면 아이에게 언어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게 됩니다. 평소에 하는 대화로 한계가 있는 단어 사용의 폭을 넓혀줍니다. 또한 의성어나 의태어가 많이 있어서, 아이의 표현력을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아빠, 책 읽어주세요."
"아빠 지금 바쁜데, 나중에 읽어주면 안 될까?"
"지금! 지금!"
"알겠어, 앉아봐. 읽어줄게."
"다 안 읽고 넘기지 말고, 전부 읽어줘."
그렇다면 동화책은 어떻게 읽어주면 될까요? 유치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장면을 기억한다면, 엄마나 아빠도 그대로 하면 됩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마음에 드는 동화책을 갖고오도록 합니다. 그리고는 다리에 앉혀주세요. 아이가 아빠 다리에 앉기만 하더라도 친밀감이 생깁니다.
책을 읽어줄 때에는 목소리의 톤은 높이고, 또박또박 명확한 발음으로 읽어주세요. 그리고 혼자서 연극을 한다는 생각으로 읽어주세요. 내용의 분위기에 맞게 명랑하게도 읽었다가, 무서운 부분은 숨고르기도 하며 긴장감을 주는게 좋아요.
등장하는 캐릭터마다 목소리도 바꾸고 상황에 맞게 표정을 짓고 행동을 취하면, 아이는 어느새 아빠의 얼굴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화책 내용을 상상하며 아빠에게 몰입하게 돼요. 이렇게 동화책을 읽는 동안에 아빠와 아이사이에는 벽이 더 허물어집니다.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동화책 읽어주는 게 귀찮다고 그림만 보라고 하거나 부분부분 넘겨버리고, 신문기사 읽듯이 단조롭게 읽으면 아이는 아빠에게 동화책을 읽어달라는 말을 안 할 겁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아빠가 즐겁게 읽어줘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아이와 아빠의 친밀감은 더 두터워지기 마련입니다.
*칼럼니스트 황수웅은 3살의 딸을 직접 육아하는 아빠이며, 아기 성장동영상을 제작하는 '앙글방글'의 대표입니다. 딸이 태어나기 전에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으나, 육아를 위해 3개월의 육아휴직 후 퇴사를 하고 직접 육아하고 있습니다. 아빠가 하는 육아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려고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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