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의 책임은 아빠에게 있다"
"태교의 책임은 아빠에게 있다"
  • 칼럼니스트 한경훈
  • 승인 2012.06.29 18:20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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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태교는 가족 모두 함께 하는 것 현실 고려한 사회적 태교문화 필요

[연재] 한경훈 원장의 산수유(産·授乳) 이야기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조선후기 지어진『태교신기』에서는 “태교에 있어서 그 책임이 아빠에게 있다”고 하는 등 전통태교에서도 아빠의 역할은 매우 강조됐다. 사진은 지난 3월 14일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원 대교육장에서 맘스스퀘어 주최로 열린 제15회 맘스클래스에서 교원 영유아발달연구소 최인숙 강사가 그림책 태담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는 모습.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조선후기 지어진『태교신기』에서는 “태교에 있어서 그 책임이 아빠에게 있다”고 하는 등 전통태교에서도 아빠의 역할은 매우 강조됐다. 사진은 지난 3월 14일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원 대교육장에서 맘스스퀘어 주최로 열린 제15회 맘스클래스에서 교원 영유아발달연구소 최인숙 강사가 그림책 태담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는 모습.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첫째 임신 중반에 아내의 배를 어루만지며 태교그림책을 처음 읽어주던 기억이 납니다. 날도 선선한 저녁이었는데 어찌나 어색하고 민망하던지 얼굴과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흐르고, 몇 글자 되지도 않는 그림책 한 권이 참 길게도 느껴졌지요. 그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깔깔 웃던 아내가 잘(?) 했다며 격려도 하고 몇 가지 코치를 해준 덕에 이후에는 제법 목소리도 바꿔가며 점차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저 뿐 아니라 요즘은 아빠들이 이러한 태교동화, 태담을 포함한 여러 모습으로 태교에 동참하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됩니다. 태교의 과학성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사와 책이 나오면서 중저음의 아빠 목소리가 태아에게 더욱 잘 전해진다는 것이 많이 알려졌습니다. 아빠의 태교 동참이 출산 이후 육아과정의 적극적 협조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것도 이유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빠태교가 최근의 유행만은 아닙니다. 그 모양새가 달라졌을 뿐, 태교에 있어서 아빠의 역할이 강조된 것은 꽤 오래된 일입니다.

 

조선후기인 1800년에 사주당 이씨와 그의 아들인 유희가 지은 『태교신기』에서는 “태교에 있어서 그 책임이 아빠에게 있다”고 말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장차 태어날 아기의 건강과 인성을 고려해 임신을 위한 성관계 때부터 여러 가지를 금기시하고, 임신 중의 성관계에 대해서도 경계하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이 편찬된 시대의 부부관계를 고려하면 아빠의 더 큰 책임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전통적인 태교기록에서 아빠에게 요구되는 것은 임신 중의 성관계에 대한 경계를 제외하면 주로 임신 이전부터 임신을 위한 관계 때까지 ‘하지 말아야 할 것’에 관한 내용이 많습니다.

 

반면 요즘의 아빠태교 문화에서는 금기보다는 ‘더 좋은 것’을 추구하며, 엄마의 뱃속에 간직한 열 달 동안의 노력에 집중된다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이는 전통적인 방식보다 아빠가 태아와 적극적으로 교감하려 노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에 임신에 앞서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준비할 것을 강조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통해 새 생명에 대한 조심스런 태도를 강조한 전통이 지금의 아빠태교와 결합된다면 임신 전후 모든 과정에서의 안정과 교감을 아우르는 태교문화가 될 것입니다.

 

전통태교기록에서 태교가 엄마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빠를 포함한 가족 공동체 모두에게 요구되었다는 것도 중요합니다. 『태교신기』에서는 ‘일가(一家)’의 사람들이 임신부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당시의 ‘일가’는 지금의 가족이나 집안 개념보다 더 큰 규모였고, 제약이 많던 당시의 여성에게는 그 자체가 접촉하는 사회의 전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통사회와 달리 규모가 작아지고, 형태도 다양해진 요즘의 가족 개념과 여성이 집안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이제 태교를 위한 노력은 엄마, 아빠, 가족을 넘어선 사회 전체에 요구되는 것입니다. 임신 이전부터 출산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생명이 육체적, 정서적, 인격적으로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태아와 임신부를 돌보는 배려하는 ‘사회적 태교문화’를 기대해 봅니다.

 

덧붙이는 말) 지난 칼럼에서 불임에 대한 의학적 정의를 '부부가 임신을 희망하여 2년 이상 성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라고 하였는데, 2년으로 정의된 의학서적도 있지만 대부분의 의학 교과서상의 정의는 1년임을 밝힙니다.

 

 

* 칼럼니스트 한경훈은 한의사이자 두 아이의 아빠로 첫째를 조산원에서 맞이하면서 출산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둘째는 살던 집에서 감격스런 가정분만을 경험하였다. 현재는 출산문화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위해 한양대대학원 문화인류학과에 입학하여 진료와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산수유는 친근한 한약재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자연스러운 출산, 행복한 모유수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같은 이름의 칼럼을 시작하였다. 현재 안산 산수유한의원 원장, 국제인증수유전문가,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운영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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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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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k**** 2012-07-02 06:49:00
아빠들이..
읽어야

wo**** 2012-07-01 23:11:00
함께 하는것
태교뿐만 아니라 육아또한 공동 책임이

**** 2012-06-30 23:44:00
맞아요
완전 공감해요~
애기 태어나야 좀 관심있구..

ssa**** 2012-06-30 07:24:00
그렇긴하지만..
대부분의 아빠들은..잠시잠깐만 태교에관심이 있고
나머진 모두 엄마들의 몫이죠..

hhp**** 2012-06-30 01:14:00
맞는 말이네요
"태교의 책임은 아빠에게 있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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