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올드미스 지금은 초혼 평균…"가족 가치관 바뀌어야"
그때는 올드미스 지금은 초혼 평균…"가족 가치관 바뀌어야"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9.04.2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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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정책토론회 ‘한국 출산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을 찾아서’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22일 제3차 대한민국 미래전략포럼 ‘한국 출산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을 찾아서’에서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으로 저출생 문제로 느끼는 답답함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22일 제3차 대한민국 미래전략포럼 ‘한국 출산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을 찾아서’에서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으로 저출생 문제로 느끼는 답답함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출산정책 관련해서 마음이 가장 무거운 사람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저입니다. 정부에서 한다고 하는데도 저출생 문제를 해결 못하고 있습니다. 노력을 해도 안 되는 건 방법을 바꿔야 합니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있었던 제3차 대한민국 미래전략포럼 ‘한국 출산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을 찾아서’는 방법적 전환점을 논의하려는 자리로 꾸며졌다. 토론회를 주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은 개회사에서 속내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2004년 KBS에서 방영된 인기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 주인공 최미자의 나이는 31세였다. 지난해 기준 대한민국 여성 평균 초혼 연령은 30.4세. 그때는 올드미스였지만 15년 후인 2019년 최미자의 나이는 초혼 여성의 평균 연령에 가깝다. 

정부는 출생율을 끌어올리고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정책을 지원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저출생 현상 해결을 위해 정부가 노력해온 지도 이제 13년이 흘렀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0 이하로 떨어졌다. 국가 전체의 거시적 제도가 변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3차 대한민국 미래전략포럼 ‘한국 출산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을 찾아서’가 열렸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3차 대한민국 미래전략포럼 ‘한국 출산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을 찾아서’가 열렸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결혼-출산 연결하는 사회 인식, 비혼·비출산 부른다

‘청년층의 비혼인식과 저출산 대응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최효미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출생률이 떨어지는 이유를 만혼 현상에서 찾고, 청년층에서 결혼 연기 혹은 기피가 발생하는 이유를 발견해 정책적 제안으로 도출했다. 

최 연구위원은 저출생 원인으로 ‘결혼 자체를 하지 않는 것’에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결혼과 출산을 연속선상에 놓고 있으며, 비혼출산을 꺼리는 사회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혼인율이 떨어지면 출산율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 2014년 기준으로도 낮았던 혼인율은 더 떨어지는 추세다. 

비혼 상태를 유지하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가진 ‘결혼 기피’, 언젠가는 하겠지만 지금은 하지 않은 상태를 말하는 ‘결혼 연기’. 마땅한 상대·재산상태 등의 이유로 지금은 할 수 없다고 판단한 ‘자발적 연기’, 지금도 하고 싶고 기회만 되면 하고 싶은데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비자발적 연기’로 나뉜다.

비혼자는 결혼 연기자들이 다수로, 이들은 결혼 가능 시점을 경제적으로 안정될 때·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결혼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2016년 20~39세 성인 남녀 10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74.5%인 799명이 결혼 의사가 있다고 했다. 응답자들은 자발적 결혼 연기 사유 1순위로 ‘아직 결혼하기 이른 나이라서’(26.4%), ‘내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21.7%)를 꼽았다. 비자발적 연기사유 1순위는 ‘경제적 부담감 때문에’(14.1%)를 꼽았다. 

◇ 과거 세대와 다른 결혼·가족 가치관… "삶의 질 해결해야 저출생 해결된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도 과거와 변했다. 조사 결과 ‘전통적인 결혼문화’에 가장 낮은 반응을 보였다. 이 중에서도 ‘신혼집은 신랑이, 살림은 신부가 마련해야 한다’는 문항에 25%가, ‘결혼은 격식을 갖춰서 해야 한다’는 문항에는 28.1%만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결혼 의미에 대한 긍정적·주체적 태도와 1인 가구에 대한 긍정적 태도에는 높은 반응을 보였다. 94.2%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일이다’라는 서술에 동의를 표했다. 

그럼에도 출산 의향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중 ‘언젠가 아이를 낳을 생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75%로, 여성 응답자는 전체 중 69.8%가, 남성은 80.2%가 출산 의향을 가진 것으로 집계됐다. 출산 의향은 있지만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부정적이라는 점을 들어 최 연구위원은 “가족 이미지 자체가 긍정적으로 바뀌어야 출산율을 재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3차 대한민국 미래전략포럼 ‘한국 출산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을 찾아서’에서 최효미 연구위원이 발제를 진행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3차 대한민국 미래전략포럼 ‘한국 출산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을 찾아서’에서 최효미 연구위원이 발제를 진행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이들을 근거로 최 연구위원은 가족정책 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다음처럼 정리했다. ▲가족됨과 자녀 양육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하도록 인식 개선 ▲가족 친화적인 기업 문화 조성 ▲성평등적 가족 문화 확산 ▲장시간 근로 관행 타파 및 남성 육아 참여 독려 등이다. 

반면, ‘한국의 저출생 상황은 예외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소속 정승원 연구위원은 발제 ‘저출산 국제비교와 원인분석’에서 이처럼 말했다. “보통 소득 수준이 높으면 출산율이 낮지만 고소득 국가들은 (그 추세가) 거의 안정됐다”며 “우리나라는 저출생 상태가 87년부터 고소득 국가보다 더 낮아져 급락 중”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기준 주요 저출생 국가로 꼽히는 국가들은 대만(1.17명), 한국(1.17명), 싱가포르(1.2명), 홍콩(1.2명)이다. 이들 국가는 2차세계대전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에 성공해 소위 ‘Four Asian Tigers’ 혹은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분류된 곳이다. 정 연구위원은 “지역적·사회적 환경이 출산율에 영향을 미친다”며 “저출산 완화를 위해 노력해서 좋아진 나라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정 연구위원은 2015년 기준 국제 통계를 이용해 회귀 분석을 진행한 결과로 청년층의 정신적 건강과 청년 실업률, 주택 가격, 기대수명이 출생률 제고와 관계가 있다고 발표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들 문제를 국가가 해결해야 하는 이유를 “‘삶의 질’을 낮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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