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야 할 사람은 언제나 학부모님”
“함께 가야 할 사람은 언제나 학부모님”
  • 정리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9.05.0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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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수기공모전 당선작⑤] 경상남도 김해시 장유꿈나무어린이집 이경옥 원장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와 베이비뉴스는 가정어린이집 보육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알아보고,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보육교사를 격려하기 위해 영아중심어린이집 보육수기 공모전을 진행했다. 보육수기 공모전에서 당선된 작품을 매월 1편씩 소개한다. 다섯 번째 소개작은 경상남도 김해시 장유꿈나무어린이집의 이경옥 원장이 쓴 ‘ 함께 가야 할 사람은 언제나 학부모님’이다.

“띵똥띵똥 원장떤땡님” 이소리.

지저귀는 새소리처럼 이른 아침 일등으로 출근한 내게 신이 주시는 선물이다. 벨소리와 함께 등장한 웃음꽃 넘치는 아이의 표정은 하루 첫 시작의 신선한 비타민이며 활력소가 된다. 이어 듣게 되는 말도 “원장님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직장을 다닐 수 있어요.” 나의 대답도 “저도 어머님 덕분에 귀한 선물을 매일 받을 수 있어서 좋아요.” 서로 ‘덕분에’ 라는 말 때문에 상큼한 미소가 피어오른다.

벌써 몇 년 전이다.

두 자매가 부산에서 이사를 와 어린이집에 등록하고 이어진 6년이라는 인연. 그러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두 자매의 부모님은 맞벌이 부부이며, 출장이 잦은 직업이었다. 출장이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새벽에 등원한다. 이런 날이면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새벽에 출근을 해야 한다.

나에게도 자녀와 남편이 있어 가정주부라는 직함과 학부모라는 직함이 있다. 그러기에 남들처럼 아침밥을 차려야하며, 아이를 등교시켜야하는 일이 있다. 그러다보니 부담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어린 아이들을 맡기는 부모님의 심정 또한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하면 자동적으로 손발이 부지런해진다.

늦은 밤까지 다음날의 아침밥 준비를 마치고, 출근하는 남편의 양말과 속옷도 미리 챙기며, 아이들의 등교 준비도 미리 체크한 후 잠자리에 든다. 다음날 아침. 벨소리와 함께 몸은 반사적으로 일어난다. 고양이세수에 가방을 챙기고 날아 가다시피하며 출근한다. 시계는 새벽 6시. 이런 날이면 새벽하늘의 별들도 반짝반짝 인사를 해주며, 어두운 길에 등불이 돼준다. 어두컴컴한 길은 외롭지도 무섭지도 않다. 어느샌가 입가에서는 노사연의 바램이라는 콧노래도 흘러나온다.

“내손에 잡은 것이 많아서 손이 아픕니다.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몸을 아프게 하고 매일 해결해야 하는 일 땜에 내시간도 없이 살다가 평생 바쁘게 걸어 왔으니 다리도 아픕니다. 내가 힘들고 외로워 질 때 내 얘길 조금만 들어 준다면 어느 날 갑자기 세월에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 있진 않겠죠.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마디 지친 나를 안아주면서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 해준다면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 할 겁니다. 우리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저 높은 곳에 함께 가야 할 사람 그대뿐입니다.”

그렇다. 함께 가야 할 사람은 언제나 학부모님이다. 몸은 힘들지만 무언가 할 일이 있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하다. 그래서 발걸음은 더욱 경쾌해진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부모님과 나는 비슷하게 어린이집에 도착을 한다. 그러면서 조금 이른 하루가 시작된다. 이렇듯 시간은 지나고 또 지나 아이들은 졸업을 했다.

어느 날.

건강검진을 받아야 해서 산부인과를 방문했다. 들린 병원에서 모처럼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졸업한 아이의 학부모님과 인사를 나눈 후 헤어졌지만, 그래도 단짝 친구가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었기에 연결고리는 지속됐다. 몇 달이 흘러 산부인과에서 또 인사를 나눴다. 얼굴도 모르는 뱃속의 아이가 나에게 또 인연이 됐다. 그 아이도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졸업했다. 함께 식사를 하며 “이젠 정말 자주 못 보겠네요. 그동안 감사 했습니다” 라며 서로 인사를 나눈 지 60여 일이 지난 지금. 참 인연이 묘하다. 그렇다고 넷째가 태어난 건 아니다.

매일 아침 아이들로 인해 인사 나누며 간간이 차와 식사로 담소를 나눈다. 쌓여진 인연들을 차곡차곡 담았더니 사랑이 흘러넘친다. “내 인생. 가장 좋은 날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만난 당신. 참으로 좋았습니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참으로 사랑합니다”라고 외쳐 본다.

보육의 현장이 메마른 사막처럼 갈증과 배고픔의 연속이지만, 귀한 인연과 사랑이라는 단비가 있었기에 힘을 내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학부모님과의 귀한 인연이 가뭄에 단비가 됐듯이 이제는 보육의 현장에도 희망이라는 새싹에 갈증을 해소 시켜 줄 단비가 촉촉이 내리기를 소망해 본다.

어두운 현실의 큰 울타리가 조금씩 개선돼 아이가 행복하고 보육교사가 웃으며 부모가 만족 해 하는 보육현장이 돼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동일한 보육, 동일한 노동, 동일한 대우를 받으며 가로막힌 담과도 긴밀한 인연이 맺어졌으면 한다. 대한민국 국민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를 받듯이 우리도 조금은 보호를 받으며, 아름답고 예쁜 인연을 차곡차곡 담아 보고 싶다. 훗날 곶감처럼 가만가만 꺼내 먹을 수 있는 보물 항아리를 가질 수 있는 바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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