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해!", "나중에"… 이 전쟁, 언제쯤 끝날까요?
"빨리 해!", "나중에"… 이 전쟁, 언제쯤 끝날까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19.08.11 16: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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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해야 할 일을 미루는 아이

Q. 8살 우리 딸, 해야 할 일을 너무 미뤄 저와 자주 싸웁니다. 숙제도 매번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겨우 하고요. 아이의 이런 습관을 고쳐보려고 노력했지만 아이는 늘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미룹니다. 어떻게 해야 바로잡을 수 있을까요?

"얼른 숙제 해!", "나중에 할래"... 언제쯤 이 전쟁이 끝날까요? ⓒ베이비뉴스
"얼른 숙제 해!", "나중에 할래"... 언제쯤 이 전쟁이 끝날까요? ⓒ베이비뉴스

◇ 먼저 영아기 때 어떻게 양육했는지 떠올려 보세요

사람의 마음은 경험에 따라 작동합니다. 아직 경험이랄 것이 없는 영유아는 자신의 마음을 작동할 때 양육자와 관계에서 경험한 내용을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경우 먼저 아이가 영유아기 때 양육자인 부모가 어떤 양육을 했는지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영아는 배가 고프거나 기저귀가 젖었을 때, 잠이 올 때 등 생리적인 불편함과 안락함을 본능과 감각으로 느낍니다. 이때 양육자가 아이의 요구에 너무 빠르거나, 혹은 너무 늦게 반응하는 것은 아이의 심리나 정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영국의 정신분석학자이자 대상관계와 어린이 심리치료를 연구한 멜라닌 클라인은 “영아의 정신세계는 엄마의 젖가슴에 대한 환상으로 이뤄진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배가 고파 울 때 엄마가 젖을 늦게 준다면 아이는 '좋은 것(젖)은 충분히 고통을 겪고 괴로울 만큼 괴로운 뒤에야 뒤늦게 나타난다'고 느낀다는 것입니다. 또한 적당한 때에 제공되지 않은 젖은 아이에게 좋으면서도 좋지만은 않은 이중성을 갖게 한다고 멜라닌 클라인은 말합니다.

◇ 아이들은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불성실해집니다 

과거에 잘못한 부분이 있다고 해도 시간을 거슬러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는 법. 그렇다면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우선 지금이라도 아이의 요구에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보통 아이들은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불성실한 태도를 보입니다. 부모의 관점에서 숙제란 아이가 스스로 책임져야 할 의무이지만, 아이로서는 부모의 기분과 감정을 통제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아이는 자신이 숙제를 잘하면 부모의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때론 숙제를 이용해 원하는 뭔가를 얻으려고도 합니다. 반대로 부모의 강압적인 훈육으로 인한 두려움과 공포를 벗어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숙제하기도 합니다. 

◇ 가족끼리 정한 규칙을 지키며 아이는 '조절하는 힘'을 키웁니다 

아이가 “나 지금 놀고 싶어”라고 말했을 때 부모가 “넌 숙제를 다 못해서 놀면 안 돼. 숙제 다 하고 놀자. 놀고 싶으면 숙제 먼저 했어야지”라고 말한다면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요? 아이에게 좋은 습관과 태도를 길러주려는 취지였겠지만 아이는 부모의 그 마음과 달리 ‘욕구 좌절’이라는 정서적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아이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는 양육은 옳은 양육법이 아닙니다. 그러나 부모는 아이의 심리적인 욕구에 충분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부모는 아이의 욕구를 적절히 수용하고, 아이에게는 때로 원하는 것을 단념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이럴 땐 부모와 아이가 합의해 적절한 원칙과 규칙을 정한 뒤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조절하는 힘을 키웁니다. 일관성있는 원칙과 규칙은 가족 내 질서를 바로잡고 안정된 생활 패턴을 형성하게 합니다. 이런 생활 패턴 안에서 아이의 정서는 안정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참고 견디는 인내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또한 갈등 상황에서 의견을 조율해 타협점을 찾는 법도 배웁니다. 이런 경험이 충분해지면 아이 스스로 욕구를 조절하는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 '책임감'이 커지면 미루는 습관도 사라집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못 해서 계속 지적 받는 아이는 자존감도 낮아지고 스스로 ‘나는 쓸모 없는 사람’이라는 무가치함을 느낍니다. 어린 시절 낮은 자존감은 어른이 된 후 무기력한 정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숙제를 미루지 않고 제때 할 수 있게 하려면 잔소리보다는 아이가 숙제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때 성취감을 학습이나 운동 등 교육적인 내용으로 제한하기 보다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설정해 단계적으로 해낼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됩니다.  

또한, 자신의 일을 잘 해내려면 책임감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책임감은 어떻게 해야 만들 수 있을까요? 개인의 책임감은 타고난 기질, 부모의 양육방식에도 영향을 받지만 대체적으로 사람들과 관계, 즉 사회적 환경에 의해 형성되는 부분이 큽니다. 

이렇게 해봅시다. 가족이 함께하는 활동을 정해서 역할을 분담하고 아이에게도 꼭 해야만 하는 역할을 정해줍시다. 그 역할은 아이의 능력치보다 너무 높아서도, 너무 낮아서도 안 되며, 아이가 그 일을 잘 해냈을 때 어른들은 칭찬으로 심리적 보상을 해줘야 합니다.

자신이 포함된 그룹에서 구성원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고, 성취하며 자신의 역할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경험을 한다면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만족감이 형성돼 자존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즉 그룹 구성원으로 역할을 하며 협동하는 경험이 아이의 책임감을 키우는 데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책임감이 생기면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 바른 태도를 보이게 됩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한양아동가족센터 상담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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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vio**** 2019-08-12 17:12:50
넘 공감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