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민주 기자】
여성가족부(장관 정영애)는 지난해 청년층을 대상으로 조사, 연구한 ‘청년의 생애과정에 대한 성인지적 분석과 미래 전망 연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기성세대와 다른 청년층 생애과정을 분석해서 성평등에 대한 인식 격차와 갈등의 원인을 파악하고, 성평등 정책 방향을 도출 하기 위해 수행됐다.
15~39세 청(소)년 1만 101명 대상 질문지 조사, 15~34세 청(소)년 63명 대상 생애사 심층 면접에 기반해서 성장과정, 성차별 관행 경험, 성희롱 피해 경험, 성평등, 결혼·출산 등에 대한 인식,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삶의 변화 등에서의 성별 차이를 분석했다.
◇ 결혼과 출산…남성은 경제 부담, 여성은 관계 부담
결혼에 대해서는 남녀 모두 절반이 유보적 태도(여성 57.4%, 남성 51.9%)를 보였으며 여성 중 결혼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의 비율(23.9%)이 남성(11.0%)에 비해 높았다.
결혼을 망설이거나 하지 않으려는 이유에 대해, 남성은 가족에 대한 생계 부담(남성 23.0%, 여성 6.8%) 및 결혼 비용 부담(남성 20.5%, 여성 8.5%)이 여성에 비해 높았으나, 여성은 남성에 비해 굳이 결혼할 이유가 없어서(여성 26.3%, 남성 21.2%), 전통적 가족 문화나 가족 관계의 부담(여성 24.6%, 남성 9.0%)이 높았다.
출산에 대해서는 자녀가 없는 청년 중 남녀 모두 약 40% 내외는 출산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가지고 있는 가운데 남성은 자녀를 꼭 가질 것(남성 36.7%, 여성 21.6%)이라는 응답, 여성은 갖지 않겠다는 응답(여성 41.4%, 남성 22.7%)이 높았다.
자녀 출산을 망설이거나 의향이 없는 이유에 대해, 남성은 자녀 양육·교육 비용 부담이 여성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남성 46.1%, 여성 28.2%). 한편, 여성은 좋은 부모가 될 자신이 없어서(31.7%, 자녀에게 매여 살고 싶지 않아서(15.5%) 등 돌봄 부담 비중이 높았다.
◇“성별 인식 격차 해소 위한 조직 문화 개선 필요”
이 외에 청년층은 대체로 동등한 교육과 미래에 대한 기대 속에서 성장하나, 가족, 학교, 직장에서 보이지 않는 성차별 관행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 딸이 집안일, 제사 등을 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학교에서는 남학생에게 무거운 것을 드는 일을 더 많이 시키며, 직장에서는 여성에게 다과·음료를 준비시키는 성차별적 관행을 경험했다.
청년 여성들은 청년 남성들보다 직장에서의 성희롱 피해 경험(여성 17.8%, 남성 5.7%), 온라인상 여성을 비난하거나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게시글 등을 접한 경험 (여성 75.6%, 남성 55.6%)이 높았다.
청년 여성의 74.6%는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생각하는데 비해, 청년 남성의 51.7%는 우리 사회가 남성에게 불평등하다고 생각하는 등 성평등에 대해 성별 인식 격차가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 경제적, 정서적·심리적 어려움은 남녀 모두 경험하고 있으나 우울감과 자살충동 등 경험은 여성 청년이 더욱 높은 수준이다.
성별 인식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 대안으로 조직 문화 개선이 필요하며, 인터넷 등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성불평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미래 세대 대상 성평등 교육 제도화, 지역·대학 기반 청년 단체 등 청년 주도 성평등 실천 확산 사업 등이 제시됐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를 기초로 우리 사회의 성별 인식 격차가 해소될 수 있도록 성평등 교육을 실시하고, 청년들의 소통 창구를 지원하는 등 실질적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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