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는 아기 더 늘어난 이유 보니…
버림받는 아기 더 늘어난 이유 보니…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2.12.07 18:18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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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시설·입양 정책 변화로 미혼모자 안전 위험 성정현교수 "미혼모자복지의 다양화 및 예산지원 필요"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아 길러야 하는 미혼모. 복지제도가 빈약한 우리 현실에서 미혼모가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헤쳐 나가야 하는 어려움은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매우 크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미혼모와 그 자녀에 대한 복지제도는 더욱 촘촘하게 설계돼야 하고, 시행돼야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데 최근 변화되고 있는 미혼모자복지제도를 두고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 앞으로는 입양기관이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을 운영을 할 수 없도록 만든 것, 그리고 최소한 일주일 간 아이와 함께 지내면서 입양에 대해 생각해보는 ‘입양숙려제’를 도입한 것 등이 최근의 변화인데, 이 개선책들이 갖고 있는 ‘아동의 권리 보장’과 ‘국내 입양 활성화’라는 큰 명분에도 불구하고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 성정현 협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 성정현 협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시설중심의 미혼모자복지에서 지역사회 통합을 좀 더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재가 복지 차원의 미혼모자복지까지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전폭적인 예산 지원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y@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성정현 협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난 6일 서울시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의 발제자로 참석해 "양육미혼모, 미혼모자시설, 미혼모의 자녀 입양 문제를 놓고 현재 정부와 실천 현장에서는 상당한 과제에 봉착하고 있다"며 "관련법은 개정됐으나 정작 당사자들은 오히려 현재보다 더 불명확한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한부모가족지원법이 개정됨에 따라 입양기관은 미혼모자시설을 운영할 수 없게 됐다. 이는 입양기관에서 운영하는 미혼모자시설들이 미혼모에게 입양을 강요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1월 기준 33개소인 미혼모자시설 중 16개소가 입양기관이 운영하는 곳인데, 이곳들은 2015년 7월 이후부터는 더 이상 운영을 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미혼모 발생률이 현재대로 지속된다면 미혼모자시설은 턱없이 부족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성 교수는 "당장 입양기관 운영 시설의 운영 중단에 대한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법의 개정으로 정부는 당장 대체시설을 찾고 있고, 현실에서는 유기되는 아기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미혼모가 재가상태에서 아기를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헤이그 국제아동입양협약 가입을 위한 입양특례법의 입양숙려제 및 입양허가제 적용은 입양 감소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 교수가 제시한 입양 통계자료에 따르면 입양허가제가 올해 8월 5일부터 도입된 이후 월 200건에 이르던 해외입양건수가 4개월 간 총 2건에 그쳤다. 이로 인해 유기되는 아기가 늘어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한 개인 입양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부모가족지원법 개정안은 입양숙려제를 통해 친생부모의 출생신고를 의무화하고 출생일로부터 최소 1주일이 지난 후 입양동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아동을 입양할 때는 국가기관의 허가 절차를 거치도록 한 가정법원허가제를 도입해 관련 증빙서류를 제출하게 했으며, 입양아동 가족정보 및 친가족찾기에 필요한 통합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도록 했다.

 

성 교수는 "법의 개정으로 인해 시설에서는 신생아의 호적 등재문제와 미혼부의 소재를 파악하는 문제, 공개입양에 대한 거부감, 그리고 기타 여러 가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속출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아동의 권리와 미혼모자의 가족권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일지라도 현 상황에서는 이런 우려와 그 이면에 내재된 담론을 살펴보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입양과 양육문제에 앞서 보다 근본적으로 문제 제기돼야 할 사항은 재생산권과 자기 결정권에 관한 것"이라며 "미혼모가 어머니가 돼 가는 과정, 모성권과 가족권을 누리지 못하는 현실, 즉 출산과 양육사이의 단절을 뒤로 하고 입양허가제를 다루고 있다면 미혼모자의 문제는 또 다른 허울을 하나 더 껴안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성 교수는 "시설중심의 미혼모자복지에서 지역사회 통합을 좀 더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재가 복지 차원의 미혼모자복지까지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전폭적인 예산 지원도 필요하다"며 "지역에서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가와 전문기관, 각 기관 간 협력과 연대가 구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부양의무자와 연계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수급권자 자격 요건을 철폐해 저소득 상태의 미혼모는 누구나 수급권자의 자격을 통해 출산 이후 자녀의 양육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미혼모가족협회, TRACK 등 4개 단체가 미혼모자의 안정된 주거환경 보장 등의 대안 마련을 위해 공동으로 개최했다.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미혼모가족협회, TRACK은 지난 6일 서울시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ky@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미혼모가족협회, TRACK은 지난 6일 서울시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ky@ibabynews.com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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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gre**** 2012-12-09 19:29:00
현실적으로 필요한 정책인데..
미혼모에 대한 사회인식도 바뀌어야하겠지만 여러부분에서 많은도움이 필요한것 같아요.
예전 기사에 한 여대생이 임신을 해서 휴학을 하겠다고 하니 휴학거절을 받았다고 해요. 이유는 임신은 휴학사유

77**** 2012-12-09 07:01:00
미혼모
안타까운 일이네여
하나만보고 정책을 만드니 뒤에 폭탄을 맞는거네요
미혼모 시설 조차 제대로 갖추지않은데서 기존 방식은 안

cle**** 2012-12-09 01:11:00
미혼모..
정말 우울해지는 뉴스네요. 아이를 키워보니 참 많이 힘든데 미혼모들에겐 더 힘들꺼

wo**** 2012-12-08 17:20:00
마음이 아프네요.
왜 이런 일이 계속 생기는지 모르겠어요.
입양. 그리고 미혼모에

jy10**** 2012-12-08 16:46:00
우리 나라는
우리나라는 양육이나 미혼모에 대해서
복지나 지원이 약한거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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