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코로나19가 남긴 것, 의외로 '가족의 소중함'이었다. 다만 소중한 건 소중한 거고, 가족이 꼭 함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은 옅어졌다. 혈연으로 이뤄진 관계만이 가족은 아니라는 의식도 강해지며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는 분위기도 유연해졌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의 만 13세~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가족'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조사했다.
◇ 10명 중 8명 "일상 생활이 불안할수록 가족이 중요하다"
그 결과, 가족은 편안하고, 고맙고, 든든하고, 힘이된다는 응답이 각각 50% 넘게 도출됐다(중복응답). 특히 다른 연령에 비해 40~50대에게 가족은 각별했다. 다른 세대보다 4050은 "가족이 힘이 되고, 든든한 존재"라고 응답하며 가족에 더 많이 의지하고 애정도 많이 쏟는 것으로 학인됐다. '가족을 자신의 전부'라고 표현할 만큼 절대적 태도를 쏟는 태도에 있어 10대는 48%였고, 50대는 70.5%로 나타났다. '
가족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다'라고 말한 응답자는 68.4%였는데, 10대는 60.5%, 50대는 77%가 이에 동의했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은 가족 외 사람들보다 식구에게 더 친근감을 느꼈고, '가족은 무조건 내 편'이라는 신뢰도 66.4%로 나타났다. '가족은 서로 지지하고 격려한다(71.7%), 감정을 존중한다(65.4%),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한다(69.2%), 가족끼리 대화를 많이 한다(59.6%)등의 질문에도 과반수 이상의 응답자가 동의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관계자는 "다만 이런 노력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세대별 간극이 존재한다"라며 "젊은 층의 경우 가족 내에서 서로 존중하고 함께 대화를 많이 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부모 세대보다 덜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 "가족이 늘 함께 있을 필요 없고, '혈연'만이 가족인 것도 아니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더욱 많아진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나타났다. 응답자 10명 중 8명은 "일상 생활이 불안할수록 가족이 중요하다"에 동의했다.
특히 30대 이상, 기혼자가 코로나 시대를 보내면서 가족에게 보다 많은 애정을 쏟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말다툼 등의 트러블을 겪는 경험도 44.2%로 나타나며 적지 않지만 59.1%의 응답자가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제일 마음 편안하다고 느낀다"고 답한 것을 놓고 봤을 때,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통해 심리적 위안과 안정감을 얻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라고 엠브레인 관계자는 해석했다.
한편, '가족이라면 어려울 때 함께해야 한다'는 질문에 81.8%가 동의했지만, '항상 같이 있는 대상이 가족일 필요는 없다'고 응답한 비율도 59.9%로 적지 않았다. '가족이라도 꼭 함께 살아야 하는 건 아니'라는 인식은 매년 강해지는 추세다. 2017년 동일한 질문에 69.1%가 동의했고, 올해는 74.9%로 나타났다. 이런 태도는 10대를 제외하고 모든 연령대에서 공통적이었으며, 결혼 여부에 따른 차이도 없었다. 다만 남성(63.6%)보다는 여성(86.2%)에게서 이러한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
나아가 가족을 '혈연 관계'로만 국한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의 65.8%가 '가족이 꼭 혈연으로만 이뤄질 필요는 없다'고 바라보고 있었다. 이혼과 별거에도 유연한 태도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71.1%의 응답자가 '부부 이혼이 흠이 아니'라고 응답했으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면 '별거'도 부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고 65.8%가 응답했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부모 의존도가 높은 10대를 제외하고 모든 연령대에서 이혼과 별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85.5%는 '자식에게 기대지 않으려 스스로 노후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체감했다. 자녀의 결혼 비용과 주택 마련에 도움을 줘야한다고 응답한 응답자는 3명 중 1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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