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검사 결과 ‘고위험군’이 나왔다
난소암 검사 결과 ‘고위험군’이 나왔다
  • 칼럼니스트 최은경
  • 승인 2024.01.31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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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한번 해봤어] 난소암 고위험 이야기 1편

‘안녕하세요. 2023년 국가건강검진 대상자입니다. 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빠른 시일 내에 가까운 검진기관에 예약하신 후 암 검진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보내온 알람이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올 봄에 산부인과에서 초음파랑 다 받았는데, 또 할 필요는 없겠지?’ 싶어서 미뤄온 검사였다. 11월이 끝나갈 무렵 또 검사를 받으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시간도 있는데 연말이니 한번 받아볼까? 그렇게 산부인과를 찾은 게 지난 11월 29일이었다.

그런데 이럴 수가. 내가 마지막으로 산부인과를 찾은 건 2023년 봄이 아니었고 2022년 5월이었다. 그러니까 검진을 받은 지 1년이 넘은 거였다. 서둘러 산부인과를 찾았다. 국가검진인 자궁경부암 검사와 별도로 초음파 검사도 함께 받겠다고 했다.

불편한 의자에 앉아 받는 검사는 금세 끝이 났다. 진료실에서 마주한 의사는 작년에는 난소에 혹이 없었는데, 이번 검사에서는 양쪽에서 모두 혹이 발견되었다고 했다. 크기도 3cm 이상이라 난소암 검사도 체혈로 받아보자고 했다. “혹의 모양은 이상하지 않지만...”이라면서도 사이즈가 검사를 요하는 크기라면서. 의사가 하라면 해야지. 채혈은 1분도 안 걸렸다.

퇴근 하고 온 남편에게 처음으로 난소암 검사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혹이 생겼다대... 검사 했는데 뭐 괜찮겠지. 이런 검사할 때마다 대부분 별 일 없었잖아”라고 가볍게 말했다. 그랬는데 하루 만에 “나한테 왜 이러세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다음날 오후,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난소암 혈액 검사 결과 '고위험군'으로 나왔다며 바로 내원하라고 했다.

‘응? 내가? 난소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일이었다. ⓒ최은경
‘응? 내가? 난소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일이었다. ⓒ최은경

‘내가? 난소암? 고위험?’ 덜덜덜. 심장이 나대기 시작했다. 전화를 건 직원은 바로 내원하라면서도 가장 빠른 예약 일자는 다음주 월요일만 가능하단다. 그때까지 기다릴 자신이 없는데... 전화기를 잡고 있는 손이 덜덜 떨리는 게 느껴질 정도로 나는 긴장하고 있었다. 아직 암이라는 것도 아닌데 고위험이라는 말만으로도 이렇게 무서울 수 있는 거구나. 월요일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주말을 어떻게 보내지? 다음날 혹시 몰라서 병원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난소암 검사 결과 고위험이라는 연락을 받아서 진료 예약을 다시 잡으려고 합니다. 혹시 금요일에 받을 수 있을까요?”

그 사이 취소한 환자가 있었는지 예약이 되었다. 그나마 조금 안심이 되었다. 전날 받은 영수증을 찾아봤다. 그때 내가 받은 검사는 난소암 위험도(ROMA) 검사. 이 글의 결말이 어떻게 되든지 간에 이것부터 알고 넘어가자. 이 로마 검사에서 고위험이 나왔다고 해서 반드시 암은 아니라는 것. 암이 될 확률까지 높은 것은 아니라는 게 의사의 말이다.

그렇다면 안심해도 될까? 꼭 그렇지도 않겠지. 나는 암일까, 아닐까. 암이라면 왜 그게 하필 나일까. 하긴 불행이 꼭 나만 피해갈 리도 없잖나. 한 달 전 위암 진단을 받고 수술한 내 가장 친한 친구의 기분도 꼭 이랬을까. 

- 2편으로 이어집니다.

*칼럼니스트 최은경은 편집기자로 일하며 두 딸을 키우는 직장맘입니다.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성교육 대화집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일과 사는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을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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