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출산율 1위, 해남군일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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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출산율 1위, 해남군일 수밖에 없는 이유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5.10.23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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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미래다" 미래 인적자원 확보에 총력
【베이비뉴스 이정윤 기자】
 
최근 한국은 저출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결혼도 어려울 뿐더러 기혼자 또한 경제적 이유 등으로 아이를 늦게 갖으며 한 명만 낳자는 분위기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옥스퍼드 인구문제연구소의 데이빗 콜먼 옥스퍼드 박사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소멸 1호 국가로 예상된다. 이를 증명하듯 2018년이면 인구가 급감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전국 평균 두 배 이상의 출산율을 기록한 지역이 주목되고 있다. 바로 대한민국 땅 끝에 자리한 해남이다.

전라남도 해남군은 3년 연속 전국 출산율 1위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지난 8월 발표한 ‘2014 출생 통계’에 따르면 해남군은 합계출산율 2.433명을 기록하며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자가 가임기간(15세~49세)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로 전국평균은 1.205명으로 나타났다. 해남군의 3년 연속 출산율 1위의 배경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기사 싣는 순서>
① 전국 출산율 1위, 해남군일 수밖에 없는 이유
② "우리 아이 숨 쉬는 곳, 해남이라서 행복해요"

◇ 전라남도라는 지역적 성격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순위. ⓒ한국감정원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순위. ⓒ한국감정원


- 일단 집 걱정 해결


‘집 구할 돈이 없어 결혼을 못한다’는 말은 결혼이 어려운 이유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사유다. 위 통계는 한국감정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2015년 9월 조사를 바탕으로 아파트 매매가가 가장 비싼 지역부터 내림차순으로 정리한 것이다. 

해남군이 속한 전라남도의 아파트 매매가는 전국 평균의 절반가에도 미치지 않으며 전국 9개도 가운데 가장 낮은 아파트 매매가격을 보이고 있다. 부자들만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수치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평 당 2137만 원, 30평 아파트 구입 시에는 6억 4100만 원이 필요하다. 반면 전남은 1평 당 507만 원, 같은 평수 아파트는 서울 아파트 전세가에도 못 미치는 1억 5200만 원이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다.    

- 호남, 타 지역보다 출산율 높아

호남지방통계청 블로그에서 밝힌 ‘통계로 보는 전라남도의 특징’은 출산율이 높은 지역의 전형적 특징을 잘 전하고 있다. 

호남은 전국에서 가장 농어업비중이 많은 권역으로 고령화가 특징이다. 2010년 기준 고흥군은 10명 중 4명이 고령인구로 해남군은 30%를 기록했다. 또한 30세 이하의 전출, 50대 이상의 전입이 활발하여 노령인구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출산율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환경, 경제형태, 출산정책 등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이른 결혼시기도 주목해야 한다. 통계청의 ‘2014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모(母)의 출산연령이 가장 낮은 곳은 강원 양구군으로 30.03세며, 출산연령 하위 10위 지역은 엄마의 나이가 모두 30세를 넘지 않는다. 젊은 엄마가 많은 열 곳은 모두 ‘군’으로 전남의 3개 군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모든 해당 군의 출산율은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다. 

◇ 파격적인 출산 지원금

해남군은 지난 2008년 지자체 중 최초로 ‘출산장려팀’을 만들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2003년부터 해남군보건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충재 소장이 군청 주민센터 보건소에서 나눠맡고 있던 저출산 업무를 보건소 한 곳으로 모은 것. 

해남군에서는 첫째 아이를 낳으면 300만 원이 지급된다. 다만 1회에 전액 지급이 아닌 양육보조금으로 지급돼 일시금 30만원, 매월 15만 원씩 아기의 생후 18개월까지 지급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둘째 아이는 350만 원, 셋째 아이는 600만 원, 넷째 아이 출생시 무려 720만 원 이라는 거금을 받게 된다.  

해남군의 양육비 지원이 처음부터 파격적이진 않았다. 2011년까지는 첫째 아이 출산 시 50만 원을 지급했으며, 2012년부터 300만 원으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2011년도 1/4분기 신생아 수는 157명이었으나 2012년 1/4분기에는 51명이 증가해 1년 만에 신생아 수가 32.5% 오르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또한 같은 해에 출산장려금 지급 요건이었던 해남군 1년 거주 제한을 폐기하기도 했다. 기간 제한을 두건 두지 않건 해남군에 정착할 사람은 오게 돼 있다는 군청의 입장을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인근 지역 사람들 중 주소지만 옮기고 돈만 타가는 폐해가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보건소 관계자는 “아기 출생일 이전에 전입이 되어 있는 경우 누구나 지원금 신청이 가능하지만 등록 거주지에 실제 살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사실 확인시 지원금이 환수 조치된다”는 입장이다.  

군의 파격적인 지원 정책은 모범이 되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행정자치부의 ‘2015년도 재정자립도’에 따르면 해남군의 재정자립도는 6.4%. 전국평균은 45.1%(군 평균 11.6%)지만 군으로 갈수록 자립도가 낮아진다는 것을 감안해도 낮은 수치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전라남도를 비롯한 대부분의 지자체는 중앙정부의 교부세와 재정보조금에 의존한다. 해남군은 복지정책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겠지만 재정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 감성까지 자극하는 지원 정책

해남군의 산모가 받는 택배. ⓒ 해남군보건소
해남군의 산모가 받는 택배. ⓒ 해남군보건소

해남군보건소에서 발송하는 ‘산모·아기사랑 산후조리식품 택배’는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시행될 수 있는 산모용 선물이다. 산모라면 필수로 먹는 미역, 소고기와 함께 신생아 내의까지 넣어 따뜻한 마음을 담았다.  

지난 9월 해남종합병원 별관에 설립된 전남 1호 공공산후조리원은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는 중이다. 이용료는 2주 일정에 154만원으로 민간 조리원보다 20% 가량 저렴하며 10실의 산모실이 있다. 다만 완도, 진도, 구례 등 인근 산모들까지 이용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수요 인원을 충족시키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의 탄생을 나누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해남인은 ‘해남우리신문’의 ‘우리 아이가 태어났어요’ 코너에 아이의 탄생을 알리는 사진과 글을 싣을 수 있다. “사랑하는 내 아들…(중략) 큰 사람이 되어 나라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라” 같은 덕담과 함께 부모의 이름과 주소, 아이 얼굴까지 볼 수 있어 지역주민 간의 일체감 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관내 기관에 거주한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1박 2일 만남의 장을 만든 ‘땅끝 솔로 탈출 여행’, 남성의 육아 및 가사 참여를 유도하는 ‘땅끝 아빠캠프’, 모든 지역주민까지 포용하는 ‘유모차 행진 음악회’ 등의 행사를 기획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 농수산물과 식품특화단지로 일자리 창출

청년들이 집 문제가 해결된 지방으로 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남군은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역경제발전에 큰 몫을 담당하는 것 중 하나가 해남군의 아이콘인 고구마다. 해남군은 고구마 재배와 생고구마 유통에 국한된 해남고구마의 산업 영역을 가공 분야까지 확대하고 있다. 고구마 말랭이 판매는 폭발적인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식초, 막걸리, 떡, 조청 등 고구마를 활용한 가공식품을 출시하며 판로를 넓히고 있다. 밤호박, 세발나물, 블루베리, 부추 등 친환경 특화작목 집중 육성도 군의 계획 중 하나다.  

‘땅끝해남 식품특화단지’는 부자 농어촌을 건설하기 위한 군의 야심작이다. 친환경 농·수·축산물을 원재료로 하는 식품 제조 산업이 주를 이루는 14만 2570㎡ 규모의 농공단지로 총사업비 195억 원이 투입되어 지난 3월 기반 조성을 마쳤다. 현재 양돈 육가공공장 유치를 시작으로 조미김 업체 두 곳, 시래기, 수산물가공 업체 총 5개 업체가 분양 계약을 체결했다. 

군 관계자는 계약체결 업체에 대해 “해남군은 배추, 무 생산이 많이 돼 부산물인 시래기를 자원화할 예정이다. 수산물가공 업체에서는 어류를 진공 포장하여 상품가치를 만들어 백화점에 납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화단지의 부지는 14만 2570㎡, 현재 5개 입주 업체의 부지 사용률은 2만 5167㎡, 아직 분양이 끝나지 않은 만큼 나아갈 행로가 멀다. 군은 “분양에 관해선 친환경 농·수·축산물을 원재료로 하는 업체를 선정해야 하는 관계로 아무 기업이나 들어올 수 없고, 현재 10개 기업을 접촉해 상담 중”이라고 설명했다.  

◇ 사람을 이끄는 자연환경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제주도에는 도시생활을 포기한 이주자가 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사람은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제주도 못지않게 경관 좋고 깨끗한 곳이 바로 해남군이다. 전라남도 면적의 8.2%, 면적 1013㎢에 해남·산이·화원 3개 반도와 105개의 섬으로 이뤄진 곳. 가학산, 금강산, 달마산, 대둔산 등 아름다운 산세와 소백산맥의 지맥이 침강돼 이뤄진 리아스식 해안에는 해수욕장이 즐비하다. 

‘땅끝마을’이란 자랑 외에 다른 문화적 유산도 풍부하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해남군 울돌목에서 개최되고 있는 올해 ‘2015 명량대첩축제’에는 4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리는 등 군민의 자부심을 높이고 있다. 

자연을 이용한 사업에도 열심이다. 2018년까지 조성 사업 진행 중인 가학산에는 숲길을 즐길 수 있도록 ‘해남 치유의 숲’이 조성돼 방문객을 맞을 예정이다.

해남군 보건소 출산정책담당자는 "해남군이 출산정책팀을 만들고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예산 등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는 해남군수님의 영향이 크다. 미래인적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시기 때문에 출산정책에 관심이 높다. 전폭적 지지를 해주는 군 덕분에 이런 다양한 출산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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