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째 막내 나온 가족사진은 아직 없어요"
"열두째 막내 나온 가족사진은 아직 없어요"
  • 윤지아 기자
  • 승인 2015.11.16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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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구 5남 7녀 다둥이네의 특별한 행복이야기

【베이비뉴스 윤지아 기자】


중랑구의 소문난 12자녀 다둥이 가족.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중랑구의 소문난 12자녀 다둥이 가족.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12명 소개요? 다 내 자식들인데 기억을 못할 리가 있나요... 그런데 셋째가 몇 살이더라?"


12명의 아이들을 소개하는 데까지는 엄마, 아빠의 합심이 필요했다. 아빠가 헷갈리면 엄마가 답하고, 엄마가 헷갈리면 아빠가 답하며 12명의 소개가 이어졌다. 엄마 품 안에는 지난달 22일 태어난 막내 하늘이가 안겨있다. 언니, 오빠들이 큰소리를 내며 떠드는 소리가 익숙한지 깨지도 않고 새근새근 잘 잔다.

 


지난 12일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에서 '12자녀 다둥이네'를 만났다. 5남 7녀와 엄마, 아빠까지 총 14명이 살고 있는 아담한 집. 이미 동네에선 다둥이네를 모르는 집이 없다. 12자녀 다둥이네를 꾸린 김중식(47), 노정화(36) 부부는 계획한 건 아니지만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들 모두가 소중하다.


다둥이네를 줄 세워 보면 첫째 김호준(22) 군을 시작으로 김명진(21) 군, 김청산(17) 군, 김지혜(14) 양, 김청미(12) 양, 김청옥(11) 양, 김청민(10) 군, 김지수(7) 양, 김아라(5) 양, 김슬아(3) 양, 김하늘(생후 3주) 양까지, 모두 12명이다. 축구팀을 만들고도 후보 선수까지 준비된 셈이다.


◇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 밤낮없이 일 했어요"


아빠 김중식 씨는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초등학교 경비를 서며 가정을 이끌어나갔다. 노정화 씨는 아이들이 많아 전업주부로 아이들을 돌본다.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넉넉히 키우고 싶은 마음에 밤낮으로 일해 온 아빠는 조그마한 일거리라도 생기면 무조건 일하러 나섰다.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고 노력했다.


"부지런한 제 모습을 보고 자란 탓인지 아이들도 게으른 편은 아니에요. 일이 없으면 찾아서 하면서 아이들과 집사람 생각만 했습니다. 집사람을 내무부 장관으로 모시고 저도 용돈을 받아쓰는 입장이에요. 그 용돈을 또 쪼개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곤 했습니다. 밤낮 없이 일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아이들이 아빠에게 바라는 것은 일만 하는 바쁜 아빠의 모습이 아니다. 큰 아들이 사춘기부터 아빠와 보내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항 아닌 반항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돈을 벌어야 하는 아빠의 마음을 몰라주는 아들이 속상했지만, 아빠는 일을 줄이더라도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택했다.


주말도 없이 일하던 아빠는 일요일을 '모든 가족이 함께 하는 날'로 정했다. 교회, 목욕탕, 운동장 등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간다. 집안일과 어린 동생들 육아로 바쁜 엄마를 대신해 아빠는 엄마 몫까지 두 배의 사랑을 주려고 노력했다. 노력의 결과로 아빠는 지금 아이들 사이에서 '같이 놀아주는 아빠', '자상한 아빠'로 통한다. 엄마는 그런 아빠가 늘 고맙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 "모두 예쁜 아이들이지만 훈육은 엄하게"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겠습니까."

 

12자녀 모두를 사랑하는 자상한 부모님이지만 아이들 훈육만큼은 엄하게 하는 편이다.


한두 명의 아이들을 '오냐 오냐'하면서 키우는 게 요즘 보통의 육아다. 하지만 다둥이네 부모님은 '12명이 함께 사는 만큼 규율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아이들을 통제하지 않으면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신경을 써주지 못하다보니 딴 길로 샐 수도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공부하라는 말은 하지 않지만, 도둑질, 거짓말은 안 된다고 가르칩니다. '부모공경'을 1순위로 강조하고 있고요."


눈에 보이진 않지만 엄마, 아빠의 교육법 탓인지 아이들은 '신발정리', '9시에 잠들기', '동생들 돌보기' 등을 알아서 잘 해내주고 있다. 12명이 모여 사는데도 집안이 깔끔한 이유다.


태어 난지 3주째인 막내 하늘이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엄마를 대신해 큰 언니들이 3, 5, 7살 동생들을 챙긴다. 다둥이네에서는 초등학교 입학만 해도 스스로 할 일을 하는 편이다. 엄마가 일일이 챙길 수 없기 때문이지만 큰 누나, 형들이 동생들의 엄마 역할을 해줘 숙제도 봐주고 밥도 차려주고 놀아주기도 한다. 다른 가정이 보면 기특한 일이지만 12자녀 다둥이네에서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엄한 규칙이 있는 다둥이네지만 엄마, 아빠는 그 만큼 더 많은 사랑을 주려고 노력한다. 특히 아이들과 약속한 건 꼭 지키는 편이다. 엄마, 아빠는 그것이 '아이들이 잘 따라주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고 말한다.


막내 하늘이는 이제 태어난지 3주가 됐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막내 하늘이는 이제 태어난지 3주가 됐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막내 하늘이에게 분유를 먹이는 엄마.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막내 하늘이에게 분유를 먹이는 엄마.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 "특별한 12자녀 다둥이 가족만의 행복, 별 거 없어요"


"일상적인 일이라 대수롭지 않아요. 다투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서로 챙기는 하는 상황이 매일 반복돼요."


12명의 아이들이 이리저리 왁자지껄 웃으며 떠들고 뛰놀지만 엄마, 아빠는 인상 한번 찌푸리지 않는다. 성인, 청소년, 소아, 유아, 영아가 한 집에 사는 집. 저출산이 문제가 되는 이 시대, 다둥이네만의 행복은 뭘까?


특별할 건 없다고 말하는 엄마, 아빠지만 아이들이 밝고 착하게 자라준 것이 가장 기특하고 행복하다고. 엄마가 시장을 보러가야 할 때나 스케줄이 있을 때면 아이들이 알아서 막내 하늘이를 돌본다. 아이들이 잘해줄 것이라고 믿기도 하지만 이젠 아이들도 육아의 고수다. 손등에 우유를 부어 온도를 맞추기도 하고 동생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은 물론, 젖병을 데우는 일 등은 아이들에게 식은 죽 먹기다.


요즘 엄마, 아빠를 가장 웃게 만드는 것은 11번째 아이 슬아(3)다. 최근, 막내 자리를 하늘이에게 내준 슬아는 언니들과 자다가도 밤만 되면 엄마, 아빠 방을 찾아와 아빠 품에 파고들어 자곤 한다. 아빠 김중식 씨는 막내 하늘이를 예뻐하면서도 엄마, 아빠 품을 그리워하는 슬아를 볼 때면 짠한 마음에 한번 씩 더 안아주게 된다고.


엄마, 아빠는 어려운 형편에 아이들을 키우다 3년 전 정식으로 식을 올렸다. 정확히 2012년의 일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결혼식을 올렸다. 그날 셋째 청산 군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딸들이 불러준 축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엄마, 아빠는 잊을 수 없다. 아이들을 키우며 늘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행복했지만 그날이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막내 하늘이가 포함된 가족사진은 아직 없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막내 하늘이가 포함된 가족사진은 아직 없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만 자라주길 바라"


다둥이네는 가족사진이 여러 장이 있다. 동생이 한 명씩 태어날 때마다 가족사진을 새로 찍었다. 한두 자녀를 키우는 집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다. 가장 최근에 찍은 가족사진에는 11번째 슬아까지 담겨 있다. 막내 하늘이가 100일이 지나면 하늘이까지 담은 가족사진을 새로 찍을 예정이다.
 

12명의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가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


점점 늘어가는 사진 장수만큼 늘어난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가 바라는 점은 딱 하나다. 건강하게, 착하고, 바른 아이로 자라는 것. 그 이상은 더 바랄 것이 없다. 티 없이 밝게 자라나는 아이들만 보고 있으면 엄마, 아빠는 배가 부르다.

 

'사랑해요 오빠'라는 낙서가 적혀있는 벽지에서 12자녀 다둥이네의 행복함이 묻어나온다.


벽 낙서에서 이 가족의 행복함이 엿보인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벽 낙서에서 이 가족의 행복함이 엿보인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서울시 동원지역아동센터(센터장 김강자, 맨오른쪽)가 12일 오후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김중식 노정화 부부 집을 방문해 12자녀 출산을 축하하며 육아용품후원 전달식을 갖고 있다. 중랑구 지역 국회의원인 서영교 의원과 김강자 동원지역아동센터장이 이날 전달식에 함께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서울시 동원지역아동센터(센터장 김강자, 맨오른쪽)가 12일 오후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김중식 노정화 부부 집을 방문해 12자녀 출산을 축하하며 육아용품후원 전달식을 갖고 있다. 중랑구 지역 국회의원인 서영교 의원과 김강자 동원지역아동센터장이 이날 전달식에 함께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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