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세상, 우리 아이가 먹는 분유는 안전한가?
GMO 세상, 우리 아이가 먹는 분유는 안전한가?
  • 이유주 기자
  • 승인 2017.12.05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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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GMO완전표시제, 아이 부모에게 어떤 의미일까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특정 사료만 먹게 되면 소는 필요한 것을 찾아 먹는 본능이 사라지고, 결국 저질 고기, 저질 우유가 나오게 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의사 탐 코완 박사가 SBS 스페셜 '옥수수의 습격'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소를 사육하는 방식에 대해 충고한 말이다.

자연의 섭생에 따라 소는 사람이 소화할 수 없는 다양한 풀들을 먹고 자란다. 그런데 1970년대 이후부터 전 세계 소의 사료가 옥수수로 단일화되면서, 소고기는 물론 소의 부산물인 우유, 버터, 치즈, 심지어 분유까지 모든 성분이 변화돼 우리의 식탁을 반격하기 시작했다. 분유와 각종 유제품을 먹고 자라는 우리 아이, 이대로 괜찮은 걸까?

전 세계 소의 사료가 옥수수로 단일화되면서, 소고기는 물론 소의 부산물인 우유, 버터, 치즈, 심지어 분유까지 모든 성분이 변화돼 우리의 식탁을 반격하기 시작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전 세계 소의 사료가 옥수수로 단일화되면서, 소고기는 물론 소의 부산물인 우유, 버터, 치즈, 심지어 분유까지 모든 성분이 변화돼 우리의 식탁을 반격하기 시작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축산업의 중심은 옥수수사료

세계 소고기 산업을 주도하는 미국 중서부 지역에는 소를 집중 사육하는 대형 시설인 '피드롯'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심지어 청정의 나라, 방목의 나라로 잘 알려진 호주에서도 피드롯은 7000개가 넘을 정도로 이미 소고기 산업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이곳의 소들은 대부분 90% 이상 옥수수로 구성된 사료를 먹는다. 옥수수 사료를 먹이는 이유는 더 빨리 더 많이 살을 찌우고 마블링(근육 사이사이에 낀 지방)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다.

하지만 옥수수 사료를 먹는 소에서 얻는 고기와 초원에서 자란 소에서 얻은 고기는 화학적 구성 자체가 다르다. 책 ‘옥수수의 습격’(유진규 저, 황금물고기, 2011)와 지난 2010년 10월 방송된 SBS 스페셜 ‘옥수수의 습격’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초원에서 자란 소는 다양한 풀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고기에도 풀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성분이 함유돼 있는 반면, 피드롯에서 자란 소의 고기는 오직 옥수수 하나로 만들어진 고기다. 거의 단일 사료만 먹기 때문에 고기의 성분이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 옥수수 사료를 먹은 소는 고농도의 사료를 집중적으로 먹고 크기 때문에 초원의 소보다 포화지방이 10배 이상 많다. 초원의 소고기와 이들 소로 만든 축산품이 피드롯의 소고기와 축산품보다 사람에게 건강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소는 불포화지방(오메가3계 지방산과 오메가6계 지방산으로 구분된다)을 스스로 합성하지 못 하는 동물이다. 먹이에서 불포화지방산을 얻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오메가3, 오메가6 등 소고기의 오메가 지방산의 비율은 소가 섭취한 것에 따라 달라진다.

먼저 풀을 먹은 소고기의 오메가6와 오메가3 지방산 비율은 1:1~4:1 정도. 영양학자들이 권장하는 기준치다. 반면에 옥수수 사료를 먹는 소의 오메가 지방산의 비율은 무려 20:1에 달한다. 풀에는 오메가-3가 풍부한데 반해, 옥수수와 같은 곡물에는 오메가-6가 오메가-3보다 60배 넘게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도 이들 소에서 만들어진 소고기와 우유, 치즈 등 소의 가공식품을 즐겨먹으면서 자연스레 오메가3보다 오메가6를 훨씬 더 많이 섭취하게 된다. 

◇ 오메가6, 무엇이 문제일까?

그렇다면 오메가3가 적고 오메가6가 많은 불균형적인 불포화지방 섭취는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먼저 전문가들은 암세포를 키울 수 있다고 주의를 준다. 2008년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를 ‘암연구저널’에 발표했는데,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히 오메가-6 지방산으로 구성된 옥수수 기름 속 지방으로 전체 섭취 칼로리의 40%를 섭취한 쥐들은 단 12%만을 섭취한 쥐들보다 전립선암 발병률이 27% 높았다.

또 앞서 UCLA 암센터의 존 글래스피(John Glaspy) 박사가 국립암연구소저널(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쥐에 인간 유방암을 이식하고 오메가-6 지방이 많이 들어 있는 옥수수기름 등을 먹였더니 암이 훨씬 빨리 자랐다. 뿐만 아니라 오메가6가 많은 마가린 등을 섭취한 여성에게서 유방암 발병률이 높다는 결과가 10년 전부터 그리스, 미국 등에서 발표되고 있다.

과다한 오메가6는 심장질병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1980년대 말 프랑스에서는 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 60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A그룹에는 오메가3가 B그룹에는 오메가 6가 풍부한 식단을 제공하는 실험을 했다. 하지만 실험은 2년 만에 중단됐다. 그 이유는 오메가6 식단을 먹는 집단에서 심근경색이 재발돼 16명의 사망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오메가-6 지방산은 동맥을 수축시킨다. 동맥이 수축되면 심장은 몸 구석구석으로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따라서 고혈압이 유발된다. 고혈압은 혈소판 이상을 초래하고 혈액 응고 위험을 높여 심장마비, 뇌중풍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아울러 비만과도 연관된다. 오메가6는 식욕을 증진시키는 '엔도카나비노이드' 류의 성분을 만들어 내는데, 이 성분이 많아지면 더 먹고자하는 욕망이 생기는 동시에, 인체는 섭취한 에너지를 최대한 몸에 저장하도록 설계된다. 또 지방세포 자체의 수와 크기를 늘리는 문제점도 있다. 한창 성장기인 자녀가 오메가6를 과다하게 섭취하면 지방세포가 과다 생성되고 성인이 됐을 때 비만할 수 있다.

위험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오메가3가 적고 오메가6가 많은 불균형 식단은 ADHD, 골다공증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있다. 

◇ 90% 이상은 유전자 조작 사료

옥수수사료는 오메가6의 영양학적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소가 먹는 이 사료가 GMO(유전자조작식품)이라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미국 농업부의 2013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사료용 옥수수 90%가 GMO인 것으로 조사됐다. 호주 역시 GMO 농작물을 생산하는 주요 국가이고, 사료용으로 GMO 옥수수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은 지난해 GMO 농산물 897만t을 수입한 세계 2위의 GMO 수입 대국이다.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의 2013년 자료에 수입 GMO 작물 중 옥수수가 전체 수입량의 89.7%를 차지했고, 가축 사료 등 농업용은 81%였다. 피드롯 만큼의 규모는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이 GMO 옥수수 사료들로 소를 사육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세계에서 GMO 옥수수 사료를 먹이지 않은 소는 찾기 어려울 정도다.

GMO는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해 만든 농산물이다 보니 안정성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실제로 2012년 프랑스 칸 대학의 세라리니 교수 연구팀은 미국의 학술지 ‘식품과 화학독성학’을 통해 유전자변형 옥수수를 먹인 쥐가 대조군보다 조기 사망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GMO는 인류가 한 번도 먹어 보지 않았던 식품이라는 점에서 수천 년간 섭취를 통해 검증된 다른 식품들과는 달리 위험성을 가진 것은 당연하다. 지난 2014년 한국소비자원은 ‘GMO표시제도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서도 GMO작물의 안전성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지적한 문제는 독성물질 생성 가능성, 장기간 축적돼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 필수 영양성분의 변화를 유발할 가능성, 항생제 내성 문제 유발 가능성 등이다.

GMO의 안정성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으니, GMO 사료를 먹인 소에게서 얻은 고기와 축산품 등 역시 안정성이 보장될 리 만무하다.

한국은 GMO 옥수수 사료의 위험성을 직격탄으로 맞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한국은 GMO 옥수수 사료의 위험성을 직격탄으로 맞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GMO 옥수수 사료, 우리 아이의 입으로

한국은 GMO 옥수수 사료의 위험성을 직격탄으로 맞고 있다. 한국에서도 GMO 옥수수사료로 소를 길러, 소고기와 축산물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는데다가, 피드롯의 규모가 큰 호주와 미국의 소고기와 유제품도 어마어마하게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연간 호주에서 15만톤, 미국에서 10만톤이 넘는 소고기를 수입하고 있다. 또 이들 국가에서 만든 치즈·분유·우유 및 크림·버터 등 유제품의 연간 수입량도 15만톤에 육박한다. 이미 우리 아이가 먹고 있는 혹은 먹었던 우유나 분유 등은 이들 소로 만든 제품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의사들은 이러한 사료를 먹인 소에서 얻은 우유 등의 부산물 역시 오메가6 및 포화지방산 등이 가득하다고 말한다. 

소가 건강한 풀을 먹었을 때 생산되는 우유와 분유는 당연히 GMO 옥수수사료를 먹은 소에서 생산한 우유, 분유와 다르다. 야생초를 먹고 자란 소에게서 짠 우유와 분유 등은 오메가 3와 오메가 6의 비율이 적절하기 때문에 건강한 필수지방산을 섭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메가3가 풍부한 건강한 필수지방산은 아이의 신체, 정신 건강에 무척이나 중요하다. 오메가 3와 6가 충분한 균형을 이룰 때는 우리 몸의 염증이 억제된다. 또 건강한 필수지방산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액순환 흐름을 원활하게 해 심혈관 질환 예방 등의 효과가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골밀도를 높여 뼈를 튼튼하게 유지시켜 준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필수지방산이 두뇌발달, 심지어 우울증 등에도 효과가 뛰어나다고 전한다. 

GMO 옥수수사료의 위험으로부터 아이를 지키고, 분유를 비롯한 건강한 유제품을 먹이고 싶다면, 최소한 구입 전 제품의 이력을 살펴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즉 어떤 사료를 먹여 키운 가축이 생산한 제품인지 그리고 어디에서 생산됐는지를 일일이 따져보려는 노력이 아이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러한 이력을 공개하는 GMO완전표시제는 아직 의무화되지 않았지만, 일부 식품 회사들은 어떤 소에서 얻은 우유로 만든 가공식품인지 자발적으로 알리고 있기도 하다. 

강동진 GMO없는바른먹거리국민운동본부 사무국장은 "현재 소가 어디서 어떤 사료를 먹고 자랐는지 소비자는 알 길이 없다. GMO완전표시제가 도입돼 전 제품의 이력이 공개돼야 하는 게 맞다"며 "그렇지 않은 현재로서는 안 먹이는 것이 최선이지만,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경우에는 소비자가 똑똑해지고 신경을 써서 골라 먹이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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