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안은선 기자】
4살짜리 아들을 둔 A씨는 전에 없던 코골이 증상을 보이는 아이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처음엔 킁킁대는 수준이었는데 점점 어른처럼 ‘드릉드릉’ 코를 골더니 ‘컥컥’ 넘어가는 소리까지 냈기 때문이다. 진단 결과 A씨의 아들은 비염이었다.
평촌 함소아한의원 조백건 대표원장은 “날씨가 심하게 건조하고 미세먼지도 많아지며 비염으로 한의원을 찾는 아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겨울철 심해지는 비염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과 생활관리법을 소개했다.
사람은 외부 기온의 변화에 따라 체온 변화를 막고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면 우리 코는 일정한 온도의 공기를 몸속으로 들여보내기 위해 쉬지 않고 일을 한다. 그래서 코 기능 자체에 과부하가 걸린다. 여기에 건조함도 문제다. 코 점막이 촉촉해야 외부의 먼지를 잘 걸러내고 코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신체의 기능이 떨어지고 외부 온도 변화에 약한 아이들이 경우 겨울철 비염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가 비염에 걸리면 처음엔 맑은 콧물이 흐르다가 점차 누런 콧물로 변하고 그칠만하면 다시 맑은 콧물이 나는 증상이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코 안쪽 점막이 비대해지고 코 막힘이 심해진다. 두통이 동반되기도 하고 코를 골지 않던 아이도 갑자기 코골이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코골이에 주목해야 하는데 코골이는 아이가 깊은 잠을 자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이는 집중력과 기억능력 저하, 학습장애와 만성피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이의 피로가 누적될 경우 비인강 부분의 충혈이 일어나 코골이가 발생하고 코골이를 자주 하면 깊은 숙면을 취하지 못해 더욱 피로감이 쌓이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실제로 미국 보스턴의대 연구팀이 코골이 등의 수면장애를 가진 5세 어린이를 실험한 결과 코골이 아동이 IQ가 더 낮았으며 이런 어린이들은 기억력지수 또한 낮게 나왔다는 보고가 있다. 코골이가 지능발달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다.
코 막힘으로 인한 수면장애는 성장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성장호르몬은 박동성으로 수면 중 NERM 수면 3~4단계에서 분비되는데, 코 막힘과 코골이로 깊은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또한 비염으로 코가 간지러워 코를 찡끗하거나 눈을 깜빡이는 습관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 틱장애를 의심해볼 수도 있다. 이렇듯 비염은 아이의 삶에 나쁜 영향을 끼치며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따라서 아이가 갑자기 코를 골거나 코가 항상 막혀있다면 비염을 의심하고 반드시 치료해줘야 한다. 한방에서의 비염 치료는 아이의 성장상태, 체질 등에 따라 맞춤화된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이에 따라 침 치료, 뜸 치료, 아로마 요법 등으로 아이 스스로 비염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여기에 계절적인 요인을 고려해 겨울철에는 찬 공기를 몸 밖으로 몰아내는 약재를 사용하며, 코 주위에 따뜻한 기운이 있는 쑥뜸을 사용해 코 점막을 튼튼하게 해주기도 한다.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온습도에 민감하므로 가정에서 실내 온도를 20~23도, 습도는 50~55%를 유지해 코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밤에 코 막힘이 심한 아이들은 자기 전 족욕을 하면 좀 더 편하게 잘 수 있고 아침에 코 막힘이 있는 아이들은 일찍 양말을 신어 발을 따뜻하게 해주면 도움이 된다. 코 막힘이 심할 경우 외출한 후 코 세척을 해주는 것도 좋다. 코에 찬 공기가 직접 닿지 않게 마스크는 필수로 챙겨야 하고 코 주위, 특히 안경다리가 닿는 부분을 쓸어주듯 마사지해주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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