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2살, 7살 오누이 엄마입니다. 아이들이 장시간 멀리 차를 타고 가면 배탈이 나고 멀미도 심하게 합니다. 이번 설명절에도 시댁에 다녀와야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설날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명절을 지내며 받는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명절증후군’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주부들뿐만 아니라 아직 면역력과 체력이 약한 아이들 또한 ‘명절증후군’으로 고생하기 마련입니다. 아이들이 보이는 대표적인 명절증후군 증상과 예방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 배탈, 설사 등 배앓이엔 ‘합곡혈’ 자극해야
설날에는 평소보다 식사량이 많아지고 갈비찜, 전, 잡채 등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다. 이렇게 소화기에 부담이 되는 음식으로 과식을 하면 위장의 기운이 상해 배앓이를 하는데 한방에서는 이를 ‘식체’라고 한다. 만약 아이가 배가 답답하거나 아프다고 하거나 설사 증상을 보인다면 식체를 의심해야 한다.
아이가 식체 증상을 보일 때는 음식 섭취량을 줄여 위를 쉬게 만들고 미음이나 흰쌀죽 등 부드러운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또한 막힌 위장의 기운을 뚫기 위해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이 만나는 ‘합곡혈’과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이 만나는 ‘태충혈’을 손으로 꾹꾹 눌러주면 좋다.
◇ 멀미하는 아이라면 차량 환기와 스트레칭이 필수
아이들은 몸의 평형을 잡아주는 ‘반고리관’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어른보다 멀미를 많이 한다. 한방에서는 몸속에 담이 많이 쌓이면 멀미를 자주 한다고 본다. 따라서 평소 비위기능이 약해 쉽게 체하거나 변비, 설사가 잦은 아이일수록 멀미 증상이 흔하게 나타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평소 멀미를 자주 하는 아이라면 공복상태나 과식을 한 후에 차로 이동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또한 이동 중 1시간에 한 번 정도는 차량 환기를 하고 휴게소 등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잠깐 쉬어가는 것이 좋다. 만약 심한 멀미 증상을 보인다면 레몬, 매실과 같이 시큼한 음식을 먹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레몬의 신맛은 속을 편안하게 하고 신경을 진정시키는 효능이 있다.
◇ 감기에 대비해 초기 감기 상비약 챙겨야
차고 건조한 바람이 부는 이 시기에 외출을 하면 아이의 호흡기 기운이 약해지면서 감기에 자주 걸린다. 또한 명절에는 외부인과의 접촉이 잦아 감기바이러스에 쉽게 옮기도 한다. 그런데 설 연휴에는 집 근처 병원이나 약국이 휴무인 경우가 많아 감기를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연휴가 시작되기 전 아이의 감기약 정도는 미리 챙겨두는 것이 좋다.
주의할 점은 아이가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해서 엄마의 판단 아래 항생제, 해열제를 먹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항생제나 해열제는 심한 감기 증상이나 세균성 감염으로 별도로 의사의 처방이 있을 때만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설 연휴 아이의 초기 감기 상비약을 준비할 때는 항생제 없는 천연 한방 감기약 등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칼럼니스트 김연진은 한의사로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부평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이다. 대한한방이비인후피부과학회 정회원, 대한한방성장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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