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애 “미투운동, 앞으로 국가적으로 더 터져야”
구성애 “미투운동, 앞으로 국가적으로 더 터져야”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8.03.08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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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강서구청 강서지식비타민 강좌 '아름다운 우리의 성'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구성애 강사는 8일 오전 10시 서울시 강서구민회관 우장홀에서 '아름다운 우리의 성' 주제로 강연을 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구성애 강사는 8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민회관 우장홀에서 '아름다운 우리의 성'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성폭행 당한 아이들 상담, 내가 겪은 사람이 아니었으면 힘이 됐을까?’란 생각을 해요. 저는 10살 때 옆집 오빠한테 성폭행을 당해서 성병에 걸렸어요. 제가 당한 사람 같지 않죠? 그날 엄마가 ‘성애야 네 잘못이 아니야. 그 오빠가 나쁜 거야. 너보다 힘이 세서 나쁜 짓을 한 거야’라며 옆집에 한 달 내 이사 가라고 요구하고, 그 오빠로부터 직접 사과받게 정리해줬기 때문이에요.” 

성교육 전문가 구성애 강사의 이야기다. 최근 ‘나도 피해자(me too)’라며 자신이 겪은 성범죄를 고백하고 그 심각성을 알리는 미투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서울 강서구청은 올바른 성문화 정착을 위해 8일 강서지식비타민 강좌를 열었다.

오전 10시 강서구민회관 우장홀에서 열린 구성애 강사의 ‘아름다운 우리의 성’ 강연회에는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300여 명의 구민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강연 시작 전 현장에서 참석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구 강사에게 전달했다.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자녀 성교육 방법을 그의 특유의 입담으로 들을 수 있었다. 

◇ “실제 성교육은 '야동'이 다 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구조가 문젠데 (사회의) 리더들은 관심이 없어요. 성폭행은 섹시해서 당한다? 아니에요. 만만한 사람, 아무 소리 안 할 것 같은 애(가 당합니다). 그래서 장애인, 어린이가 많이 당합니다.”

구 강사는 “가장 중요한 (성에 대한) 근본적인 것들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 생활 속에서 중심을 잡고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예전과 비교해 달라진 환경을 지적했다. 구 강사가 소녀이던 시절에는 '야동'을 접할 기회가 없었지만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너무 쉽게 '야동'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5, 6학년 여학생들이 20대들한테 많이 당한다. 여학생들이 '야동'을 보고 채팅방으로 옮겨가고 (채팅에서) 만나자고 하는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적절한 예방 교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일어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어린 나이에 처음 접한 '야동'이 성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10살 이전에 보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야동에 노출되지 않게 관리를 하면서 나이에 맞는 성교육을 해야 한다. 10살까지는 스마트폰 사주면 안 되고, 할아버지, 할머니 등 성인 스마트폰을 만지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부분 유튜브를 많이 보는데, 유튜브 시스템은 나이에 따라 볼 수 있는 콘텐츠 등급이 제한된다. "성인 폰을 아이들이 이용할 경우, 콘텐츠에 제한이 없어 성인 콘텐츠가 마구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중·고등학생은 해당 나이로 계정을 만들어줘야 그나마 관리가 된다"는 게 구 강사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구 강사는 “초등학교 때까진 가능한 한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는 게 좋겠고, 중학생 이상은 사용법을 약속한 후 사주는 방법”을 강조했다. “채팅 등을 하게 될 경우, 신상을 절대 알리지 말 것. 주소나 엄마·아빠 직업, 출퇴근 시간 등을 얘기해 집에서 성폭행을 당하는 일도 발생한다. 특히 몸 사진을 요구해서 보내주거나, 몸에 얼굴까지 같이 찍으면 나중에 협박용이 될 수 있다. 사전에 예방하면 80~90% 막을 수 있는 것들”이라며 예방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성애 강사는 스마트폰을 10살 이전에 사주지 않도록 하고 사주게 되더라도 신상 관련 혹은 신체 사진을 촬영해 보내지 않는 등 사용법과 관련해 약속을 통해 주의사항을 숙지하도록해 사고를 예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구성애 강사는 스마트폰을 10살 이전에 사주지 않도록 하고 사주게 되더라도 신상 관련 혹은 신체 사진을 촬영해 보내지 않는 등 사용법과 관련해 약속을 통해 주의사항을 숙지하도록해 사고를 예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No measn no, Yes means yes”

구 강사는 성교육으로 올바른 성문화를 정착시킨 네덜란드의 사례를 이야기했다.

“네덜란드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30년 동안 국가에서 성교육을 실시했다. 2000년 이후 나온 결과를 보니, 첫 관계를 갖는 연령이 1970년 12.3세에서 2000년 17.8세로 높아졌고, 첫 관계 때 피임을 한다는 사람이 95%로 나왔으며, 전 세계에서 10대 청소년 데이트성폭력이 제일 적은 것으로 나왔다”며 “20년 후 우리나라도 네덜란드와 같은 모습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 강사는 성폭행 후유증으로 생리를 6개월 간 해 빈혈로 쓰러져 수혈을 받았던 당시 아빠와의 이야기를 통해 아빠 성교육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문병 온 아빠가 “‘너는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너 어렸을 때 상처 받은 사람이 그것을 극복만 하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위대한 일을 할 거야’라고 말씀하셨어요. 너무 생뚱맞은 말이라 아직도 기억해요…”

“…그런데 결국 그렇게 된 거죠(웃음).” 객석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성폭행 당한 아이들을 상담할 때, 내가 경험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얘들에게 힘이 됐을까’란 생각을 한다. 가슴 아프긴 하지만 미투운동, 앞으로 국가적으로 더 터져야 된다. 피해자는 피해자대로 가해자는 가해자대로 성이 정리가 제대로 안 됐기 때문이지, 남자가 나빠서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네덜란드는 30년 동안 “NO means No! Yes means yes! 캠페인을 했다. 노는 노로 인정하라는 것. 우리와 서구가 다른 것은 같은 미투가 나와도 피의자로 지목된 사람의 대처가 다르다”며 “세계화에 맞는 더 높은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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